진실이란 오히려 추악한 것일 수 있습니다. 비밀이나 거짓말은 나약한 존재인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최후수단이기도 합니다. 진실이라는 명분에 의해 쫓겨 다니다가 몸을 숨기는 막다른 골목의 어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프지 않은 진실은 의미가 없습니다. 사랑의 힘으로 변할 수 있고, 사랑의 힘으로 배반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것이 단지 영화 속의 인물들뿐만 아니라, 현실 속 우리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일이기를 희망합니다. 사랑의 위대함이 아니라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의 위대함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 위대함을 지니기 위해 고독과 외로움을 이겨야 하는 숙명을 짊어진 채 살아가는 인물들의 고달픈 행로,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사랑이지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사랑은 외로움을 덜어줄 유일한 수단이자 마지막 희망이기를 소망합니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스치듯 흘리는 작은 대사 한마디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주룩 흘렸으면 좋겠습니다. 삶에 필요한 것은 ‘작은 위로’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