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제자가 오랜만에 저를 찾아왔습니다. 제자는 어느새 성숙한 여대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녀석 말이, 가끔씩 제 생각이 나더랍니다. 그래서 시간을 내서 찾아 왔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제자의 얼굴을 보자, 불현듯 가슴이 찡하면서 훈훈해졌습니다. 바르고 곱게 자라 준 제자가 마치 제 자식처럼 여겨져 한없이 고맙고 뿌듯했습니다. 제자가 돌아간 후, 저는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그리움에 젖어들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문제들을 가지고 논쟁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시간들이 한없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이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쓴 것입니다. 저는 20년 가까이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딪치며 얻은 보람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원고를 썼고, 이 책이 청소년은 물론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제자들과 함께 생활해 오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말이나 글로 전하고, 그리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훈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에 가장 필수적인 과정이 바로 독서와 논술을 아우르는 토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토론은 우리 사회에 마중물 같은 존재입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성장한 어른들이라면 마중물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마중물이란 샘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땅 속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물입니다. 신기하게도 마중물이 들어가면, 잘 올라오지 않던 샘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토론도 이와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사고력과 창의력은 열띤 토론의 장에서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십분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토론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닙니다. 교사는 토론을 통해 그저 마중물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돕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아이들은 토론을 하면서 각자 자신의 샘에서 독창적인 사고를 길어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굳어진 제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기발한 상상력이 쏟아져 나오곤 합니다. 아이들이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때, 저는 가끔씩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기성세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된 제가, 제자들 앞에서 숙연해지도록 하는 힘은, 바로 토론의 결과입니다. 그만큼 토론 현장에서 지켜 본 아이들의 변화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저와 함께 했던 제자들 덕분입니다. 이 책과 인연을 맺은 여러분도 토론을 통해 무궁무진한 변화를 체험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구술면접과 논술이 오래 전부터 대학 입시에 중요 변수로 자리 잡아 온 것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입학사정관제’까지 도입되어 각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력은 물론, 이제는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견과 조율하여 원만한 합의점을 찾는 의사소통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대일 구술 면접에서 그룹별 토론으로 평가 방식이 변화되고 있고, 각 대학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모의국회와 모의이사회, 모의위원회 등 각종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토론의 능력은 비단 대학 입시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닙니다. 토론을 통해 타협점을 찾는 능력은, 기업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세계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국제무대에서도 이러한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랜 숙원이었던 건강보험 개혁을 성공으로 이끈 오바마의 리더십도, 결국은 상대를 설득하는 언변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설득력과 타협 능력이 리더에게 꼭 필요한 자질인 것은 당연합니다.
이제 내년이면 제 큰 아들도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수험생 아들을 두었지만, 단 한 번도 학교 성적 때문에 아이를 나무라거나 더 분발하도록 보채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벌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제 자식이 일류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대한민국의 수험생 부모로서 이러한 바람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보다 먼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남들과 다른 생각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능력을 갖추기를 바랍니다. 또한, 그 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돕고 보듬을 줄 아는 ‘세상과 소통하는 리더’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제 아이들뿐 아니라 제가 가르치는 제자들도,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대입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들도, 토론으로 성장한 밝고 씩씩한 청년들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책이지만 이 책이 저의 바람을 이룰 수 있는 작은 초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아이들이 자신만의 깊은 샘에서 맑고 향기로운 물을 마음껏 길어 올릴 수 있도록 돕는 마중물이 되고 싶습니다.
얼마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제자가 오랜만에 저를 찾아왔습니다. 제자는 어느새 성숙한 여대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녀석 말이, 가끔씩 제 생각이 나더랍니다. 그래서 시간을 내서 찾아 왔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제자의 얼굴을 보자, 불현듯 가슴이 찡하면서 훈훈해졌습니다. 바르고 곱게 자라 준 제자가 마치 제 자식처럼 여겨져 한없이 고맙고 뿌듯했습니다. 제자가 돌아간 후, 저는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그리움에 젖어들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문제들을 가지고 논쟁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시간들이 한없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이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쓴 것입니다. 저는 20년 가까이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딪치며 얻은 보람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원고를 썼고, 이 책이 청소년은 물론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제자들과 함께 생활해 오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말이나 글로 전하고, 그리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훈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에 가장 필수적인 과정이 바로 독서와 논술을 아우르는 토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토론은 우리 사회에 마중물 같은 존재입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성장한 어른들이라면 마중물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마중물이란 샘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땅 속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물입니다. 신기하게도 마중물이 들어가면, 잘 올라오지 않던 샘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토론도 이와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사고력과 창의력은 열띤 토론의 장에서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십분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토론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닙니다. 교사는 토론을 통해 그저 마중물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돕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아이들은 토론을 하면서 각자 자신의 샘에서 독창적인 사고를 길어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굳어진 제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기발한 상상력이 쏟아져 나오곤 합니다. 아이들이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때, 저는 가끔씩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기성세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된 제가, 제자들 앞에서 숙연해지도록 하는 힘은, 바로 토론의 결과입니다. 그만큼 토론 현장에서 지켜 본 아이들의 변화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저와 함께 했던 제자들 덕분입니다. 이 책과 인연을 맺은 여러분도 토론을 통해 무궁무진한 변화를 체험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구술면접과 논술이 오래 전부터 대학 입시에 중요 변수로 자리 잡아 온 것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입학사정관제’까지 도입되어 각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력은 물론, 이제는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견과 조율하여 원만한 합의점을 찾는 의사소통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대일 구술 면접에서 그룹별 토론으로 평가 방식이 변화되고 있고, 각 대학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모의국회와 모의이사회, 모의위원회 등 각종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토론의 능력은 비단 대학 입시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닙니다. 토론을 통해 타협점을 찾는 능력은, 기업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세계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국제무대에서도 이러한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랜 숙원이었던 건강보험 개혁을 성공으로 이끈 오바마의 리더십도, 결국은 상대를 설득하는 언변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설득력과 타협 능력이 리더에게 꼭 필요한 자질인 것은 당연합니다.
이제 내년이면 제 큰 아들도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수험생 아들을 두었지만, 단 한 번도 학교 성적 때문에 아이를 나무라거나 더 분발하도록 보채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벌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제 자식이 일류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대한민국의 수험생 부모로서 이러한 바람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보다 먼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남들과 다른 생각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능력을 갖추기를 바랍니다. 또한, 그 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돕고 보듬을 줄 아는 ‘세상과 소통하는 리더’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제 아이들뿐 아니라 제가 가르치는 제자들도,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대입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들도, 토론으로 성장한 밝고 씩씩한 청년들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책이지만 이 책이 저의 바람을 이룰 수 있는 작은 초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아이들이 자신만의 깊은 샘에서 맑고 향기로운 물을 마음껏 길어 올릴 수 있도록 돕는 마중물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