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코스텔로』는 후기 쿳시의 작품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문제작이다. 소설을 구성하는 여덟개의 강과 후기는 각기 독창적이고 도발적인 방식으로 오늘날의 삶과 문학이 처한 곤경을 조명한다. 그 곤경의 한가운데에 작가의 삶이 있다. 코스텔로의 생각과 고민, 갈등, 항변, 그리고 (드물게 보이는) 눈물은 동물의 고통에 공감하는 채식주의자의 그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작가의 그것, ‘믿음을 믿지 않는’ 작가의 그것이다. 이 작가 코스텔로의 삶에 자신을 이입하는, 소설의 표현을 빌리면 그 속으로 ‘생각해 들어가는’ 독자는 분명 그 안쪽 어딘가에서 다시 자기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또다른 작가 쿳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