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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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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주점 타클라마칸>

도화역과 도원역 사이

죄가 깊다. 타인을 시기하는 데 마음을 너무 빼앗겼다. 먹고사는 데 급급하여 앞뒤 가리지 못했다. 터무니없는 일에 분노하고, 분노해야 할 일에 무심했다. 그러면서도 수치심조차 없었다. 이러하니 종신형 귀양살이를 자청해야겠다. 온 산을 연초록으로 뒤덮어 가는 나무들은 얼마나 두근거리는가. 마을을 품에 안고 다독거리는 저녁의 산그늘은 얼마나 그윽한가. 저 두근거림과 그윽함이라면 유배지로 손색이 없겠다. 봄눈에 수런거리는 대나무들이나 해거름을 날아가는 새가 가끔 원고 청탁을 한다면 귀양살이도 내내 아름다울 것이다.

어쨌거나 다음 생에는

산기슭을 밝히다 간 오월의 찔레꽃, 그 하얀 그림자에 얹혀살아도 될는지요? 천지연폭포 건너편 언덕에 이른 동백꽃 피면 서귀포 앞바다에서 불러온 물비늘들로 명치께가 온통 붐벼도 될는지요? 2020년 가을 건너면서

주점 타클라마칸

찔레꽃 향기를 저잣거리에서 싸구려로 팔아넘겼습니다. 되지빠귀의 환희를 울음으로 오역했습니다. 공짜로 챙긴 풍광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늘진 곳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용서를 빕니다.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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