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무엇에 봉사하는가? 인생에? 사랑에? 영혼에? 현실에?
그냥 우주에 빌붙어 살면서 내 마음속에 들어앉은 노래들을 솔직하게 읊고 싶었다.
존재의 슬픔을, 상실과 기다림에 관해 노래하고 싶었다.
오늘 밤도 우주 속에 떠, 지상에 살아 숨쉬는 것들의 인생을 비춰주는 아름다운 별들을, 아니 영혼들을 노래하고 싶었다.
인생은 기다림이 있어 살아지는 것임을...
이 시집은 1987년 첫 해외여행지 홍콩을 시작으로 코로나19에 발목 잡히기 전인 2019년 인도까지, 30년 동안 내가 만난 세계에 대한 기록이다. 여행이 부자유스런 시절, 추억여행 쯤으로 읽혀졌으면 한다. 나여 길을 만나라, 길은 그대를 배반하지 않는다네!
―강릉 사천해변 시시한가(詩時閑家)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