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권의 시집을 통해 우리는 창세기부터 욥기까지를 바탕으로 시를 썼다. 이번에는 시가서 5권 중의 나머지 4권을 읽고 써 본 결과물이다. 시가서의 깊은 체험 안에 들어가기란 일생을 바쳐도 부족할 뿐이다. 더구나 그 얕은 체험을, 계시도 부족한 입장에서 시로 써내는 어려운 작업을 예년보다 훨씬 느지막이 시간을 끌며 여기까지 왔다.
세상에 내놓기가 부끄럽지만 주님 면전에서 아뢰듯 시어들을 골라 봤으니 다음은 독자들의 몫이다. 거룩한 성경의 계시를 방해할까 두려운 마음으로 발간사를 맺는다.
―「발간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