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코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다. 7년간의 투병 끝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자 나는 천천히 문장을 잃었다. 한동안 철저히 짧은 단문과 문장이지 못한 미숙아들이 내 글을 지배했고 여전히 그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그 덕에 이 글을 쓰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만큼이나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인간이기에 스스로를 경멸하게 되고 나서야 간신히 세상 밖의 사람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었다.
이 글은 그렇게 세상을 보게 된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