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시대입니다.
과거 이뤘다 믿었던 시대정신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선과 정의의 이름으로 가치관은 극단으로 치닫는 시대입니다. 그런 갈등이 없던 시대가 없겠지만, 유난하다 느껴지는 건 제 기우만은 아니겠지요.
이런 시대에도 이런 미욱한 책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신념을 믿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에서 나름의 의미나 화두를 찾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정답도 없고 확신도 줄 수 없는 소설이지만, 그 의심과 미혹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 개정판 작가의 말
난 결코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다. 7년간의 투병 끝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자 나는 천천히 문장을 잃었다. 한동안 철저히 짧은 단문과 문장이지 못한 미숙아들이 내 글을 지배했고 여전히 그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그 덕에 이 글을 쓰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만큼이나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인간이기에 스스로를 경멸하게 되고 나서야 간신히 세상 밖의 사람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었다.
이 글은 그렇게 세상을 보게 된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