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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미하일

출생:1949년, 우즈베키스탄

최근작
2021년 1월 <따뜻한 영혼>

개미도시

나는 재러 한인 5세로서 러시아어로 작품 활동을 한다. 나의 오랜 선조,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150여 년 전 1863년에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했고, 나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태어나 러시아와 유럽 문화 속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내 작품 속에서 피력하는 사고방식이 모국의 독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모국의 독자에게도 공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흰 닭의 춤'과 '개미도시'는 소련이 붕괴한 이후에 쓴 것이다. 그 당시 모든 사람은 변화와 자유, 그리고 좀 더 나은 삶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거대 국가가 15개 독립국으로 분열되고, 상당 기간 삶이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모든 상황은 역사적인 충돌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내 작품에 이러저러한 형태로 반영되어 있다. 그 작품들을 집필하고 있을 때, 나는 내 앞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작품 속 주인공들 역시 바로 눈앞의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우리 각자의 앞에 그 어떤 시련이 도사리고 있을지라도 정신만 바짝 차리고 있으면 된다고 여겼다. 정신력이란 인간이 파멸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내면의 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사랑이 빛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을 사랑하고, 지인을 사랑하고, 혹은 낯선 타인도 사랑해야 한다. 온 세상을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만 세상은 우리 개개인에게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끝으로, 몇 년 전 내 작품들이 번역되도록 도와주었던 친구 이은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역자인 전성희 선생께도 감사드린다. 이 분은 내 예전 작품 가운데 1995년에 출판되었던 <해바라기 꽃잎 바람에 날리다>와 <사과가 있는 풍경>(2007), <밤 그 또 다른 태양>(2012)도 번역하신 바 있다. 또한, 내 작품이 빛을 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정덕준 교수님, 그리고 출판을 흔쾌히 맡아주신 맵씨터 김정희 사장님과 편집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2015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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