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백선엽 장군님을 그리며
장군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도 어언 3년을 훌쩍 넘기고 있습니다. 장군님이 남기신 빛나는 업적은 오늘의 우리 안보와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는 데 일조하고 있음을 볼 때 참으로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장군님께서 일제강점기 식민지 백성으로 태어나 해방과 분단, 6·25전쟁과 전후 복구, 5·16과 조국근대화,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이라는 격랑(激浪)치는 우리 민족의 격동의 근현대사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타고난 고매한 인품과 천부적인 두뇌와 건강, 겸손과 배려심, 그리고 남이 도저히 흉내 못 낼 충정과 애국심으로 우리 민족 최대의 위기인 6·25전쟁 속에서 나라를 구한 국난 극복의 대명사로서, 또 5·16후 외교관 및 산업화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셨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세찬 역사의 질곡(桎梏)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이룩하신 전공과 업적은 우리나라 ‘역사의 항아리’에 도저히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차고도 넘칩니다. 정부수립 후에는 대한민국에 침투한 공산 세력을 발본색원하는 숙군작업을 통해 군을 반공정신이 충만한 반공군대로 육성시켰고, 그 과정에서 5·16 이후 조국근대화의 영도적(領導的) 지도자가 될 박정희(朴正熙) 소령을 구명(救命)하는 역사적 결단을 보여주셨습니다.
6·25전쟁 때는 대한민국의 존망이 갈리는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에 낙동강전선의 다부동에서 “나를 따르라, 내가 후퇴하면 나를 쏘라!”고 외치며 선두에 서서 돌진함으로써 무너지는 전선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구하는 불멸의 전공을 세우셨습니다. 인천상륙작전 후에는 한미연합군을 진두지휘하며 김일성을 전율케 하는 쾌속 진격으로 적의 수도 평양을 빼앗아 통일을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중공군 개입 후에는 빼앗긴 서울을 다시 탈환하여 적의 수도와 우리나라 수도를 모두 빼앗고 탈환하는 세계 전사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또한 후방을 어지럽히는 지리산 빨치산의 완전 토벌과 중공군 최후공세를 저지하여 화천발전소를 확보하고, 오늘날 동해안의 휴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며 국토를 넓히셨습니다.
군문을 떠나서는 자유중국(현 대만) 대사를 비롯하여 프랑스 대사와 캐나다 대사 등 외교일선에서 우리나라 국익을 대변하셨고, 국내에 들어와서는 조국근대화의 대열에 합류하여 충주비료공장 증설과 지하철 건설 등 국가의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이후에는 6·25전쟁의 체험을 책으로 발간하여 국군장병 및 전후 세대에게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깨우침을 주셨고, 한미안보연구회를 설립하여 한미동맹 발전에 누구보다 기여하셨던 나라의 거목이자 군의 큰 어른이셨습니다.
장군님의 그런 불멸의 업적을 담은 사진집을 내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전쟁의 누란에서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군을 강군으로 육성시키고, 한미동맹의 디딤돌을 놓고 발전시킨 장군님의 나라 사랑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긴 사진집은 6·25전쟁사이자 국군의 발전사이며 대한민국 현대사입니다. 이 사진집을 누구보다 기뻐하실 장군님을 그려봅니다.
2023년 1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