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산과 같이 살아온 범우 윤형두 선생의 반세기 산행기
윤형두 회장님의 산오름을 살펴보니 산 하나를 오를 때마다 한 세상을 살 듯 오르셨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겠지만, 기우뚱 발 하나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산을 왜 그렇게 올랐는지 윤 회장님께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싶다.
평생 동안 산과 같이 살아온 윤 회장님의 산행기를 쓴다는 것은 애초부터 내 몫이 아니었다. 그래도 부탁하셔서 나와 산에서 만난 이후 한국 애서가산악회 활동의 기록만 써서 드렸더니, 읽어보시고 모든 기록은 내가 쓴 책에 들어 있으니 다시 한 번 써보라 하시었다. 그 말씀을 거절할 수 없어서 재도전을 해보았다.
윤 회장님의 삶을 기록한 모든 책을 보면서 그 책 속에 들어가 책도 같이 만들고 옥고도 같이 치르고 산도 같이 오르면서 한 3년쯤 씨름하고 나니 윤 회장님이 왜 산을 오르고, 일본 북알프스 산을 세 번이나 오르고, 킬리만자로의 산을 두 번씩이나 오르며 하산할 때 맹장이 터져 죽을 고비를 넘기기까지 산행을 해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후 산오름은 포기하신 줄 알았는데 이후에도 65세 몸으로 대원 17명을 이끌고 벨로하봉을 오르는 20일간의 시베리아 극지탐험을 완주하셨다.
대체 그 힘과 정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나는 알아냈다. 항상 산에 갈 때마다 배낭 속에 들어 있는 책이다.
오마르 카베싸의 《타오르는 산》, 심산의 《마운틴 오디세이》, 릿타 지로의 《자일 파티》, 마운틴 오딧세이의 《등산과 죽음》 등 수없이 많은 배낭 속 책들이 윤 회장님의 가이드였다.
이제 윤 회장님에게 왜 산에 오르냐고 물으면 ‘책이 있어서 간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오직 산 사랑, 책 사랑, 나라 사랑으로 사신 분― 윤 회장님이 120세까지 그 산, 계속 오르시도록 기도하겠다.
쓰고 그렸다는 것이 부끄럽다. 북소리 무겁게 울렸는데 가벼운 나뭇잎을 밟고 걷는 소리만 가득하다.
— 2023년 5월 일산 아원제에서 조경훈 씀 -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