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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백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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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겨울 언덕의 백양나무숲>

더글라스 퍼 널빤지에게

대대로 10대를 이어온 고향집을 이제 내가 지키게 되었다. 마당가에 서서 들판을 바라보기도 하고, 산골짜기에 흐르는 물소리를 듣기도 한다. 유년 시절 걷던 논길이 있고, 뒤 사립을 열고 나가 손발을 씻던 그 도랑물이 지금도 그대로 흐르고 있다. 산등성이 솔숲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도 여전하다. 담장 옆 붉은 동백이 피었다 지고, 돼지우리 뒤 감나무도 연초록 잎사귀를 틔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인가 정지해 있는 것인가. 유년 시절 나를 감싸던 솔바람은 나에게 ‘시’를 데려다주었고, 나는 그와 함께 한 생을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그는 나에게 꾸준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쉴 수 있는 집까지 마련해주었다. 나는 그에게 참으로 많은 빚을 지고 살고 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지금부터라도 나를 키워준 그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드려야겠다. 허물어진 돌담 너머로 나뭇잎들이 출렁이고, 나뭇가지 사이로 작은 새들이 포르르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올여름 밤엔 앞마당에 평상을 펴놓고 반듯이 누워 수많은 별들의 반짝이는 몸짓을 내 가슴에 담뿍 담아야겠다.

현대시와 지역 문학

서울중심주의의 나라 한국, 그 남녘 끝자락에서 항상 지방민으로만 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이 표준이고 중앙이다. 그래서 서울이 아닌 것, 서울과 다른 것은 모두 지방적인 것, 주변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그 가치가 폄하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참여정부 이후 이러한 현상을 타파해보겠다는 노력이 있었다. 행정수도를 표방하는 세종특별자치시가 생기고, 각 지역에 혁신도시를 만들어 중앙에 몰려 있던 공공기관들을 분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아직 몸에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지난 몇 년 동안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을 꾸려오면서 자연스레 ‘지역 문화’와 ‘지역 문학’에 관심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지난 몇 년 동안 써 온 글들을 한 권으로 정리한다는 의미가 나에게는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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