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타이는 교과서 등에선 볼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을 구석구석 찾아내 간결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한국 독자들로서는 그런 수난사受難史의 관점에서 중국과 한국은 같은 처지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상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동족과의 분단과 대립이라는 현실이 우리의 눈을 종종 마비시키고 때론 뒤집어 보게 만들지만, 대결적 분단 상황 때문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한·일 또는 한·미·일 공조라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한·일 또는 한·미·일 공조가 겨냥하는 북한 그리고 중국이야말로 근대 이후의 참혹했던 민족 수난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와 같은 처지가 아니었던가. 물론 현실은 그렇게만 볼 수 없도록 다른 쪽으로 배배 꼬여 있지만, 예컨대 일본과 미국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과 우리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우리가 그간 익숙하게 바라본 세계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재료들을 듬뿍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