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력이 타인의 삶에 기여하고 나의 창의력이 동료의 상상력을 북돋아주는 관계, 타인이 위협적이거나 넘어서야 할 존재가 아니라 위로와 격려가 되는 관계, 뒤쳐진 동료를 기다려 그의 손을 잡아주는 관계, 그것이 개인과 조직을 활기 있게 하는 관계, 이런 관계를 만들며 살 수 없을까, 우리?
나는 이 책을 쓰고 그린 느림씨 아줌마예요. 왜 느림씨냐고요? 말과 행동이 느린 데다가 서두르는 걸 싫어해서 붙여진 별명이랍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들 빠른 것을 좋아하나 봐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남보다 더 빨리 알아야 하고, 노는 시간도 아껴서 빨리 놀아야 하고, 먹는 것까지 빨리 먹는 것을 좋아하지요. 햄버거나 피자 같은 것들 말이에요. 모든 게 너무 빨라서 이 느림씨 아줌마는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랍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입고 자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그렇게 빨리 생긴 것은 아니에요. 땀흘려 일한 삶의 정성이 깃들이지 않은 것은 없어요. '모두가 함께 지은 우리집'은 느리게, 오래오래 걸려 지었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든 집 이야기예요. 조금은 느린 것 같더라도 여럿이 함께 하면 힘도 덜 들고 즐겁게 할 수 있어요.
공부도 그렇지 않나요? 친한 친구랑 함께 하면 서로 모르는 것도 알려 주고, 공부가 더 재미있지요. 빨리만 가려고 하면 금세 지치고 힘도 더 많이 들어요. 잠시 앉아 쉬어 가기도 하고, 다른 친구는 어디쯤 오는지 살펴보기도 하세요. 뒤처진 친구의 손을 잡아 주면 더욱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