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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사진/그림

이름:민병헌

출생:1955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17년 6월 <물가>

물가

수대울에서 월명산으로 마흔 살을 갓 넘기던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하늘과 새벽의 짙은 안개를 정신없이 찍으러 다니던 그때, 서종의 한 골짜기를 이슬비 내리는 이른 새벽에 들어가며 느꼈던 황홀한 기분 때문에 십칠 년이라는 세월을 그곳에서 보냈다. 그리고 삼 년 전 정초 어느 추운 겨울날, 우연히 지나친 군산의 옛 거리, 오래된 집에 넋이 나가 정신없이 수리하고 짐을 옮겼다. 이천십몇 년도의 도시임에도 날이 저물면 어릴 때 뛰어놀던 골목길(할머니가 저녁 먹으라고 꾸중을 섞어 부르시던)의 조용함이 느껴지는 곳, 집 안에 들어앉아 있으면 시간을 잃어버리게 되는 집. 팔 곱하기 십 크기 인화지에서 시작한 암실 작업이 어언 삼십육 년, 어두운 밤, 응접실에 앉아 생각에 잠긴다. 그동안의 ‘안개’, ‘눈’, ‘새벽’……, 더 거슬러 올라가 돌아보는 ‘별거 아닌 풍경’의 작업들, 그 과정에서 부딪혔던 여러 난관과 새로운 시도들, 그리고 이제 내 마음이 머물러 있는 이곳에서 담기 시작한 ‘물가’ 시리즈를. 빛이 깊게 어우러지는 그 순간을 담아내는 매혹된 시간들을.

민병헌 사진집 누드

카메라를 만져온 지 30년 안팎쯤이다. 어떻게 예까지 왔나, 올 수 있었나, 돌이켜보니 한순간이다. 꽤나 놀았다. 그 사이사이 간간 찍었다. 긴 시간을 두고 보자면 찰나에 가까웠겠으나 그 누구보다 치열했음을 자신하는 건 이렇게 남은 사진들로 말미암아서다. 몸을 찍기 시작한 것도 족히 그 세월이다. 몸이 아플 때마다 몸을 찾았던 터, 그러고 다시 보니 내가 평생을 미친 듯이 찍으러 다닌 잡초도 산등성이도 바다도 폭포도 죄다 몸을 닮았음을 알겠다. 생, 결국 몸의 몸을 찾는 눈먼 헤맴의 나날이 아니겠는가. 누드라는 이름을 빌려 여기 그 생의 다양한 흔적들을 내려놓는다.

민병헌 Min Byung-Hun

자유롭게 사물을 바라볼 때, 사물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사진을 '눈'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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