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책인데도 좀처럼 똑바로 보지를 못했다. 표지에 내 얼굴 사진이 크게 박힌 데다가 피부가 플라스틱처럼 매끈매끈하게 보정되었기 때문이다. 표지만 보아서는 딱 피부과 전문의의 저서 꼴이 아닌가(하긴 〈미쓰 홍당무〉라는 영화에 ‘피부과 전문의 박찬욱’이라는 캐릭터가 나오기는 한다. 이 책 표지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출판사 대표님을 조르고 조른 끝에 이제 드디어 이 책이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아니 피부를 교체한다. 내가 찍힌 사진에서 내가 찍은 사진으로. 출판사에서 고른 이 사진들이 책의 내용과 각각 어떻게 조응하는지 똑 부러지게 설명하긴 어렵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으면 묘하게도 납득이 된다.
내가 쓴 책인데도 좀처럼 똑바로 보지를 못했다. 표지에 내 얼굴 사진이 크게 박힌 데다가 피부가 플라스틱처럼 매끈매끈하게 보정되었기 때문이다. 표지만 보아서는 딱 피부과 전문의의 저서 꼴이 아닌가(하긴 〈미쓰 홍당무〉라는 영화에 ‘피부과 전문의 박찬욱’이라는 캐릭터가 나오기는 한다. 이 책 표지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출판사 대표님을 조르고 조른 끝에 이제 드디어 이 책이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아니 피부를 교체한다. 내가 찍힌 사진에서 내가 찍은 사진으로. 출판사에서 고른 이 사진들이 책의 내용과 각각 어떻게 조응하는지 똑 부러지게 설명하긴 어렵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으면 묘하게도 납득이 된다.
내가 쓴 책인데도 좀처럼 똑바로 보지를 못했다. 표지에 내 얼굴 사진이 크게 박힌 데다가 피부가 플라스틱처럼 매끈매끈하게 보정되었기 때문이다. 표지만 보아서는 딱 피부과 전문의의 저서 꼴이 아닌가(하긴 〈미쓰 홍당무〉라는 영화에 ‘피부과 전문의 박찬욱’이라는 캐릭터가 나오기는 한다. 이 책 표지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출판사 대표님을 조르고 조른 끝에 이제 드디어 이 책이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아니 피부를 교체한다. 내가 찍힌 사진에서 내가 찍은 사진으로. 출판사에서 고른 이 사진들이 책의 내용과 각각 어떻게 조응하는지 똑 부러지게 설명하긴 어렵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으면 묘하게도 납득이 된다.
라이카를 좋아하는 이유요? 라이카는 색깔이 유난스럽거나 인위적이지 않아서 좋아요. 유명한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제품이 아니잖아요. 그냥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방해되는 것들을 배제해 미니멀한데 그 어떤 스타 디자이너의 작품보다 우월하죠. 물건에 대한 존경심이 아니라 물건을 만든 장인들에게 존경심을 갖게 하는 제품이에요.
〈박쥐〉에는 이런 내 어린 시절 내면의 경험이 담겨 있다. 제도화된 종교를 더는 존경하지 않지만 어떤 종교인들은 지금도 충분히 존경한다. 천주교 신부가 주인공인 이 영화로 나는 ―비록 그가 흡혈귀가 됐어도, 아니 흡혈귀가 됐기 때문에 더욱― 내가 아는 몇몇 경건한 신부님들을 향한 내 존경심을 표현하려고 했다. - ‘작가의 말_박찬욱’ 중에서
내가 쓴 책인데도 좀처럼 똑바로 보지를 못했다. 표지에 내 얼굴 사진이 크게 박힌 데다가 피부가 플라스틱처럼 매끈매끈하게 보정되었기 때문이다. 표지만 보아서는 딱 피부과 전문의의 저서 꼴이 아닌가(하긴 〈미쓰 홍당무〉라는 영화에 ‘피부과 전문의 박찬욱’이라는 캐릭터가 나오기는 한다. 이 책 표지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출판사 대표님을 조르고 조른 끝에 이제 드디어 이 책이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아니 피부를 교체한다. 내가 찍힌 사진에서 내가 찍은 사진으로. 출판사에서 고른 이 사진들이 책의 내용과 각각 어떻게 조응하는지 똑 부러지게 설명하긴 어렵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으면 묘하게도 납득이 된다.
내가 쓴 책인데도 좀처럼 똑바로 보지를 못했다. 표지에 내 얼굴 사진이 크게 박힌 데다가 피부가 플라스틱처럼 매끈매끈하게 보정되었기 때문이다. 표지만 보아서는 딱 피부과 전문의의 저서 꼴이 아닌가(하긴 〈미쓰 홍당무〉라는 영화에 ‘피부과 전문의 박찬욱’이라는 캐릭터가 나오기는 한다. 이 책 표지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출판사 대표님을 조르고 조른 끝에 이제 드디어 이 책이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아니 피부를 교체한다. 내가 찍힌 사진에서 내가 찍은 사진으로. 출판사에서 고른 이 사진들이 책의 내용과 각각 어떻게 조응하는지 똑 부러지게 설명하긴 어렵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으면 묘하게도 납득이 된다.
마침 그즈음, 손가락 끝이 기관총구로 변해 발작적으로 탄환을 퍼부으면서 입으로는 토하듯이 탄피를 뱉는 소녀의 꿈도 꾸었겠다, 신이 나서 서경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고, 서경은 정신과 의사 베프를 톡톡히 잘 써먹어가며 초고를 써 내놓았고, 나는 늘 하는 대로 서경과 마주 앉아 함께 거듭 고쳐 썼다. (…) 나는 서경 작가 말마따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날 때 그다지 감사해 하지는 않는 편이다. 다만 속으로 이렇게 뇔 뿐이다. ‘정의는 살아 있다!’
그래도 따지고 보면 나란 놈은 정말이지 운도 좋지 뭔가, 팬들이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아가씨]에게 와주었잖아. 그래....그랬기 때문에 [아가씨]가 새롭게 태어나게 된 건 맞다. 모름지기 영화란 관객 하나하나와의 사적인 만남을 통해 무수히 새로 태어나는 법이 아니던가. 나는 참 행복하다, 감독이란 뭐니 뭐니 해도 손님들이 영화에서 좋은 냄새 난다고 그럴 때가 제일로 기쁜 법이니까. 나는 뿌듯하다, [아가씨]는 내 아기씨니까. 그리고 또 나는 든든하다, 이렇게 [아가씨]를 사랑하는 이들이 [아가씨]를 지켜줄 힘까지 가졌으니까. - ‘작가의 말_박찬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