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밀의 정원은 무엇일까?
오 년이 지났습니다.
어린이 청소년들과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게 오 년 전입니다.
조그만 시골 도시인지라 길에서 꾸벅 인사를 하는 아이가 있어 돌아보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 영화캠프 졸업생입니다. 캠프에서 어디선가 본 듯한 아이가 있어 물어보면 캠프를 다녀간 아이의 동생이네요.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기념이라면 기념이랄까, 졸업생들이 모여 영화캠프를 하면 좋을 듯해서 시나리오 공모를 하였고 조은비의 <세계의 비밀을 다 알게 된 소년>이라는 당선작을 졸업생들(조은비, 박현주, 이민주, 지유미, 설에스더)이 모여 이야기를 덧대고 시나리오 작가 박윤이 각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정리해서 졸업생들이 영화를 찍었습니다.
그림책 ≪비밀의 정원≫은 영화에 나오는 소품인데, 내친김에 출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넣으며 이야기가 약간 재구성되었지만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습니다.
비밀이란 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태어납니다.
비밀이 그 사람을 그 사람이 되게 만드는 ‘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의 비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보이면, 울어라.”
엘베강 깊이 돌에 새겨진 글입니다. 영원히 보이면 안 되는, 가뭄과 기근과 재앙을 예고하는 무서운 글이죠. 또한, 희망의 글이기도 합니다. 누가 지옥문 앞에서 이렇게 멋진 글을 남긴단 말입니까? 인간이니까 가능합니다. 어떤 시보다 매력적인 시입니다. 반대로 인간이니까 불가능하다는 절망이 생기기도 합니다.
지구 온난화라는 다소 미적지끈한 말로 절망적인 파국을 애써 외면합니다. 지금 이 상태로 계속 진행되면 지구야 몸살감기 정도로 기침 한두 번 하고, 수억 년을 지나갈 사소한 일일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지구에 인간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인간은 이미 문제점을 알고 있고 해결방법도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차일피일 미룹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하죠. 하지만 이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아무것도 하지 말자’가 이 책의 내용입니다. 지구를 열받게 만드는 모든 인간의 행위를 멈추자는 것입니다. 진짜 그런 날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눈물이 흐르기 전에 말이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 우리 모두 같이 만들어요.
초록눈 호랑이도 있겠죠?
요즘 초등학생 어린이들과 영화를 만듭니다.
참으로 소란스럽고 재미있는 일이지요.
색깔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적이 있답니다.
색깔이란 게 쉽지 않은 소재구나 싶었습니다.
그때 머리에 맴돌던 이야기를 어설픈 그림으로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시나리오 그림책’이란 말을 써 보았습니다.
어린이들과 영화 만들기를 할 때 그림책과 함께 시작하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더빙을 해서 같이 보면 더없이 좋은 체험이지요.
그런데 그림책들이 대부분 대사가 적고 지문이 많습니다.
많은 어린이가 참여해서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와 함께 영화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그림책을 만들어보려 했습니다.
시나리오 형식이 다소 낯설 수도 있겠으나 긴 글이 아니니까 금방 익숙해지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