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을 긴 세월동안 하면서 느낌이나 감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렇다보니 단순한 감정에 특별한 의미가 부착될 때가 있다. 심지어 그것이 다음 행위나 감정을 규정하기도 한다. 의미행위에 사로잡힌 직업병이다. 그럴 때 실생활에서는 행위가 마음을 떠나게 되고, TV텍스트를 대하면서는 하나의 의미에 영상이나 감정선의 흐름을 고착시킨다. 글이 무거워지는 거다. 아주 얄팍하고 무거운 글. 그런 의미고착 가능성과의 싸움이 비평가의 과제인지 그냥 필자 개인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늘 그것과 싸우기 위해 반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