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민자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이 소설집에 나오는 것처럼 그리 힘들게 살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집에서 십 분만 걸으면 미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가를 실감케 된다. 나무들이 울창한 숲, 하늘빛을 닮은 맑고 조용한 호수가 그림처럼 흐르는 풍경. 그리고 맨발로 걸어 다녀도 될 것같이 깨끗이 청소되어 있는 동네길. 주류사회에 무난히 진입하여 성공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산책하다 보면 이곳이 정말 드림랜드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층위는 정말 다양하다. 그런데 막상 내 가슴에 남는 서사는 가던 길 멈추고 서 있는, 등에 고랑이 파인 사람들과 관련된 것이다. 성공한 이민자들에게는 미안하다. 이런 글 때문에 미국 이민자들 괜히 오해받는 거 아니에요? 누가 따지고 들면 뭐라 말할 것인가. 그러게요. 송구하기 짝이 없네요. 하지만 다음에 혹 다시 소설을 쓰게 되더라도 실패의 여정 속에서 손바닥 발바닥으로 드림랜드를 문지르고 끌고 가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게 되지 않을까, 예감은 그쪽으로 기운다.
“나는 미국의 초등학교에서 갓 이민 온 학생들을 돌보는 교사나 통역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때 한국 아이들이 갖는 이중 문화의 아픔은 내게도 새로운 아픔으로 다가왔고,
그 아픔은 내 속에서 한 편의 동화로 자리매김을 하며 자랐습니다.
이 책에 담긴 동화들은 실제로 내가 보고 겪은 일들을 토대로 지은 이야기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