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랜지션, 베이비》는 음란하고 노골적이며, 무례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재미있다. 녹녹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세 주인공은 유머러스하고 지혜로우며 매혹적이다. 그러나 참으로 별난 인생을 살아가는 별난 사람들인 것 같은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젠더와 성전환 그리고 역전환이라는 다소 복잡한 주제를 탐구하고 있음에도, 이 소설이 결국 사랑과 가족과 모성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어떤 육체에 살고 있는 어떤 영혼이건,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은 없으므로.
《매혹당한 사람들》에는 우리가 소설을 읽으면서 체험할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이 엄청난 밀도로 담겨있다. 그 감정들이 어떤 종류이건, 이토록 강렬하고도 격한 감정적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건 소설 애독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 세상에 이토록 우리를 처절하게 농락해도 좋은 게 한 가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소설이 아닐까.
이렇게 많은 비속어가 들어 있으면서 이렇게 지적인 책은 본 적이 없다. 역사적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이렇게 ‘세속적으로’ 재미있기도 힘들 것이다. 헨리 밀러는 이 작품을 두고, ‘남자처럼 쓴 소설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실은 100퍼센트 여자처럼 쓴 글’이라고 평한 바 있다.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글로 표현된, 그리고 표현되지 않은, 책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사랑에 경의를 표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오래된 책의 향기에 파묻히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음산한가 하면 따뜻하고, 따뜻한가 하면 서늘한 이 매혹적인 소설을. - 이진 (옮긴이)
『최후의 Z』는 1974년도에 발표된 작품이다. 소설이 발표될 당시만 해도 소재와 작가의 상상력이 이슈가 되었겠지만 지금 다시 읽히는 『최후의 Z』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사십여 년 전 비교적 막연한 공포의 대상이었던 핵전쟁과 방사능, 인류의 멸망은 최근에 있었던 이웃 나라의 원전 폭발 사고와 그 이후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신되었던 불안을 감안해 볼 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훨씬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