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대릉원을 답사하던 중이었어요. 황남대총 앞에 꽃다지가 하늘거리고 있었어요. 미추왕릉을 지날 무렵이었어요. “엄마, 분황사가 뭐야?” 한 아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엄마에게 물었어요. 다음 관람지는 분황사였나 봐요.
“분황사가 뭐야?” 엄마에게 던진 아이의 이 물음은 내가 신라 문화재 동시를 본격적으로 쓰게 되는 촉매제가 되었어요. 문화재에 대한 아이의 관심은 한 알 분꽃 씨앗처럼 내 가슴에 박혔어요. 그날 아이의 물음이 내 가슴에 작은 씨앗 한 알을 심어 준 것이지요. 그 씨앗 한 알은 『금관의 수수께끼』라는 한 권의 동시집으로 태어났어요. 친구가 물은 이 물음의 해답을 우리 함께 찾아보면 좋겠어요.
시대가 바뀌어도 되풀이되는 것이 있습니다. 고대인들은 끊임없는 영토 전쟁을 꿈꾸고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영토 개발을 꿈꾸어도, 자연은 고대나 현대나 보존을 꿈꾸고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고,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마음을 꽃피우지요. 그래서 자연의 조화로움 속에는 언제나 평화가 흐르지요. (…) 풀 나무 돌 자연과 사람과 뭇생명들의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이 동시집을 엮었습니다. 어른과 아이들이 제4동시집 『말하는 돌』과 많이 친해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