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숙엮음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돌이와 바다」로 월간 ‘샘터’의 엄마가 쓴 동화상, 「마음으로 듣는 소리」로 계몽아동문학상, 「그림 아이」로 방정환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쓴 작품으로 〈나는야, 늙은 5학년〉 〈만길이의 봄〉 〈공을 차라 공찬희!〉 〈천문대 골목의 비밀〉 〈1764 비밀의 책〉 〈조선 축구를 지켜라!〉 〈비밀 지도〉 들이 있습니다.
지연리그림
한국과 프랑스에서 서양화와 조형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2022여름 우리나라 좋은 동시〉,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내가 혼자 있을 때〉 등 다수의 도서에 삽화를 그렸고, 〈북극 허풍담〉 시리즈,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두 갈래 길〉, 〈뿔비크의 사랑 이야기〉, 〈숲은 몇 살이에요〉 등의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파란 심장〉,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코끼리 이야기〉가 있습니다.
파브르 곤충기 8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매미 여행
곤충도 우리처럼 물질적 곤경에 처한다.
자기 몫을 차지하려는 애벌레는
인간만큼 격렬하게 투쟁한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이 나무 저 나무에서 매미가 하늘을 찌를 듯 울어 댑니다. 매미들이 서로서로 노래 자랑을 벌이는 거지요. 매미의 이 노랫소리는 시원하게 들리기도 하고 때로는 짜증스럽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매미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노래를 어떻게 듣건 상관할 여유가 없습니다. 4, 5년 동안이나 땅속에서 지내다 이제 겨우 푸른 하늘과 구름을 보며 마음껏 노래할 수 있는 거니까요. 더구나 그 노래는 겨우 이삼 주밖에는 부를 수 없습니다.
맴맴맴맴……, 내 노래 참 시원하지요. 맴맴맴맴……, 시끄럽다고요? 그래도 난 계속 부를 거예요.
누가 뭐래도 매미는 여름을 노래합니다. 그러니 매미는 가수이지요. 하지만 가수가 되기 전 매미는 굉장히 꼼꼼한 건축가였답니다. 믿을 수가 없다고요?
자, 그럼 지금부터 매미가 지은 멋진 집을 보여 줄게요.
세리냥에 있는 파브르 선생님 집 정원에는 커다란 플라타너스 두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매년 여름이 되면 그 나무들에서는 매미들의 음악회가 그치질 않았습니다.
비록 시끄럽게 울어 대 선생님의 시간을 방해하기도 했지만 파브르 선생님은 착하고 끈기 있는 매미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늘 가까이 있는 매미를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파브르 선생님은 주로 물푸레나무매미를 관찰하고 실험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매미의 땅속 생활부터 매미의 집짓기 기술, 어른 매미가 되는 과정을 관찰했을 뿐 아니라 매미를 직접 먹어 보고 매미의 맛을 알아보기도 했답니다.
또 죽은 매미를 울게 하는가 하면 잘 울고 있는 매미를 잡아 작은 핀 하나로 조용하게 만드는 마술 같은 실험도 했습니다.
한번은 마을 사무소에서 대포를 빌려 매미의 청력을 실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매미는 귀청을 찢을 듯한 대포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파브르 선생님은 매미는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답니다.
사람들이 듣는 보통의 소리는 못 듣지만 자기들끼리의 소리는 알아들을 수 있어서 짝짓기할 때는 목청 좋은 수매미가 인기라는군요.
파브르 선생님은 매미와 개미와의 관계도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는 매미가 개미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구걸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매미는 명예를 찾아 준 파브르 선생님께 고맙다고 여름만 되면 더 크게 더 힘차게 노래한답니다.
맴맴맴맴……. 고마워요, 하고요.
파브르 할아버지와 손녀 루시는 그 노래에 화답하듯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이 떠나게 될 이야기 나라에는 파브르 할아버지 그리고 손녀 루시가 함께 여행한 매미 세상이 펼쳐집니다.
“흠, 어디가 좋을까?”
7월 어느 날 어미 매미는 마음에 드는 나뭇가지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아기를 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