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정
24년 차 초등교사로 초등교육학 박사이며 대학 겸임교수로 예비교사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초등영어교육과 학급경영을 강의하고 나우학교(교사성장학교)의 길잡이가 되어 교사의 성장을 돕는 교사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평생 읽고 쓰는 삶에 대한 갈망으로 새벽 기상과 감사 일기·긍정 확언, 독서, 글쓰기를 매일 실천하고 있습니다. 꾸준함이 성공입니다. 오늘도 멈추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겠습니다.
저서
『학급 경영 성과를 두 배로 만드는 “나는 감사로 수업한다.”』
『아이셋 워킹맘의 틈새 시간 활용법』
공저
『그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이메일 sjyss20@hanmail.net
블로그 https://blog.naver.com/sjyss22
브런치 http://brunch.co.kr/@iandyouschool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iandyouschool
교실은
모든 일이 완벽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가도
한순간에 무너져버리고 만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절대로 무너지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교사인 당신이다!
흔들림 없는, 무너짐 없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당장, 자기 경영을 시작하라!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달라지며 교육 현장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과도기 속 변함없이 꼿꼿하게 서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교사인 당신이다. 학생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숨 쉬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사는 더욱 강해져 스스로 자기 삶을 단단하게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오늘부터, 행복한 교사가 되기 위해, 더 나아가 행복한 인간이 되어라. 교사들이여, 자기 경영을 시작하라!
미다스북스가 신인작가님들의 두드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품고 계신 꿈을 들려주세요!
그 꿈에 날개를 달아 드리겠습니다.
투고메일 midasbooks@hanmail.net
들어가는 글
지금부터 저는 교사가 만나는 빛과 어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입니다.
학생들로 인해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일 때
학부모의 말 한마디로 온 마음을 빼앗겼을 때
교직 생활 전반에 의미가 흔들리며 위기를 겪을 때
찾아오는 어두움.
그리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마주할 때
선생님 덕분이라며 다시 찾아온 제자의 손을 잡을 때
빈 교실에서 혼자 수업을 준비하며 반짝이는 수업 아이디어에 미소 지을 때 마주하는 빛에 대해 말할 것입니다.
교사의 삶은 이처럼 어둡기도 하고 밝기도 합니다. 교사의 일상이 고운 황금빛으로 가득하다면 당신은 지금보다 감정을 잘 조절하고 또 보다 만족스러운 학급경영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라는 시간 내내 햇살이 비출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교사의 삶은 빛납니다.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그 누군가에게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초임 교사 시절부터 24년 차 교사로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까지 늘 떠나지 않는 화두는 ‘어떻게 하면 학급경영을 잘할 수 있을까?’입니다. 흔히들 학급경영이라 하면 학생들을 먼저 떠올립니다. 변화무쌍한 아이들과 예측할 수 없는 교실을 생각해 봅시다. 매일 새로운 출발선에서 새로운 항해를 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배의 방향키는 누가 쥐고 있는 것일까요? 폭풍우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배의 키를 잡고 올바른 경로로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은 학생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교사입니다. 교실은 모든 일이 완벽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가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무너지지 말아야 합니다. 바로 교사 당신입니다. 교사는 교실에서 변하지 않는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흔들림 없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이 먼저 바로 서야 할 것입니다.
성공적인 학급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 자기 경영이 우선입니다. 교육의 꽃은 학생이 아니라 교사입니다. 교사는 살아 숨 쉬는 콘텐츠입니다. 교사가 행복하지 않은 교실은 학생들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한 명의 학생이 우울하다고 교실 전체가 우울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교사가 우울하면 학급 전체가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사는 학급의 가장 영향력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바로 서야 학급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담임교사가 되면 학급경영이라는 큰 과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학급을 경영하려고 하니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주변 선생님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하나둘씩 따라 해 봅니다. 끙끙거리며 옆 반 선생님을 따라가 보지만 버겁기만 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해야 할 일들은 늘어만 갑니다. 왜일까요? 나만의 교육철학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반만의 이야기, 정체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 담임교사인 나의 교육철학이 없기 때문입니다. 학급경영에 앞서 교사가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그 학급의 운명은 돛이 없는 배와 같이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정처 없이 떠돌게 됩니다.
초임 시절 동 학년 선생님들이 하는 학급 활동이 마냥 다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 활동도 하고, 저 활동도 하며 따라 하기 바빴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점점 많아졌고 담임교사인 저는 검사하고 확인하는 일조차도 벅찼습니다. 잘 따라주지 않는 학생들이 점점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부족한 교사인 것만 같아 자책하게 되었고 점점 학급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었습니다. 23년 동안 교단에 서고 보니, 학급경영의 시작은 바로 교사 자기 경영이 먼저라는 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좌절하는 후배 교사를 보았습니다. 또 바쁘다는 핑계로 저 자신조차도 돌볼 겨를 없이 달리기만 했던 제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학급의 크고 작은 사건들로 교단을 떠나는 주변 동료 교사들을 보면서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학급경영을 위해서는 교사인 ‘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요.
오늘날을 살아가는 교사로서 ‘나’를 바로 세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수없이 저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그 과정에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새벽 기상을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멍하니 깨어 있기를 반복, 어느 날 책 한 권을 쥐게 되었습니다. 그 책 한 권이 지루하고 권태로웠던 제 삶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독서는 급기야 글을 쓰고 싶다는 야무진 포부를 갖게 했습니다. 새벽 기상과 감사 일기, 독서, 글쓰기를 하며 그동안 저도 모르고 있었던 제 사명과 비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조언과 응원에 목말라 있던 저는, 누군가에게 받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아닌, 제가 그 누군가를 위해 응원하고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선배 교사, 동료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사 성장학교인 ‘나우학교’를 만들고 교사 자기 경영을 시작하는 선생님들의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자신만의 교육철학이 있으신가요? 새벽 기상을 통해 자기 삶을 뒤돌아보고 교사로서의 사명과 비전을 세우고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보세요. 그것이 바로 교사 자기 경영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교사가 바로 서는 교사 자기 경영은 학급경영을 위한 단단한 기초공사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최전방을 지키는 교사에 대해서 뭔가 할 말이 있습니다. 베테랑 교사는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능력 있는 2년 차 교사는 있을 수 있지만 1~2년의 교실 경험만으로는 진정 훌륭한 교사가 되기는 힘듭니다. 어쩜 베테랑 교사가 되는 데는 평생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가르침은 교사의 삶을 내어주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듯 교사는 자기 삶으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결코 교사의 삶과 교실의 삶은 유리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뛰어난 전문가로 발전한다면, 학생들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나다움’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바로 ‘교사 나다움’을 찾는 것이 교사 자기 경영이요, 교사 자기 경영이 학급경영의 시작입니다. 학급경영은 실천의 학문입니다. 실천하지 않는다면 곧 죽은 지식입니다. 교사가 먼저 행하고 실천함으로써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행복한 교실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선생님이 먼저 행복해져야 합니다. 희망이 있는 교실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선생님이 먼저 희망의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달라지고 교육 현장이 바뀌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살아 숨 쉬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 생명력 있는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교사, 당신입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강해져야 합니다. 홀로 단단히 자기 삶을 경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 자기 경영을 통해 교육이 삶이 되고 삶이 교육이 되는 그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23년 윤수정 씀
차 례
들어가는 글
제 1 장 학급경영, 이렇게 하면 된다
1. 담임교사 포비아를 벗어라
2. 따라쟁이 교사 증후군과 이별하라
3. 완벽한 교사는 없다
4. 나만의 교육철학을 세워라
5. 학급의 정체성을 찾아라
6. 교사는 교실의 꽃이다
7. 교실에 희망을 불어넣어라
8. 학교와 교실을 살아 숨 쉬게 하라
교실 혁명 노트
제 2 장 23년, 교단에 서서 깨닫다
1. 좌절하는 후배 교사
2. 동료 교사 반성문
3. 교단을 떠나는 주변 교사들
4. 성공적인 학급경영의 기초
5. 육아와 업무에 지치다
6. 코로나 위기, 다시 신규교사로
7. 교사! 홀로서기
8. 교육이 삶이 되고, 삶이 교육이 되고
교실 혁명 노트
제 3 장 자기 경영을 시작하다
1.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라
2. 책 한 권의 힘을 마주하라
3. 시간 관리의 틀을 깨라
4. 사명과 비전을 생각하라
5. 감사 일기와 긍정 확언을 장착하라
6. 건강한 신체, 강한 정신!
7. 대학 강단에 서다
8. 1인 지식 기업가 되다
교실 혁명 노트
제 4 장 자기 경영을 학급경영에 녹이다
1. 감사를 공유하라
2. 책이 삶에 스며들게 하라
3. 함께하는 글쓰기를 하라
4. 동료 교사와 한발 한발 내디뎌라
5. 부모교육도 함께하라
6. 강점을 활용하라
7. 읽고 쓰는 학급이 되라
8. 나 브랜딩으로 꿈꾸게 하라
교실 혁명 노트
제 5 장 자기 경영으로 함께 성장하다
1. 출발점에 다시 서라
2. 나만의 사명과 비전을 찾아라
3. 나 먼저 행복하라
4. 교사성장학교 나우학교
5. 함께하는 힘을 믿어라
6. 친절하지만 단호하라
7. 사랑이 먼저다
8. 직(織)이 아닌 업(業)을 위해 나아가라
교실 혁명 노트
마치는 글
23년 전, 2000년 3월 2일.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처음으로 교단에 섰습니다. 어색한 정장 차림의 앳된 얼굴을 한 제 모습이 보입니다. 교사로서 제 첫날은 입학식 날이었습니다. 첫 출근도 부담스러운데 입학식 날이라니요. 뭐가 뭔지도 모른 채 많은 사람 속에 휩싸였습니다. 학생, 학부모, 조부모까지 입학식에 참석한 수많은 눈이 저를 향했습니다. 당황스러울 경황조차 없이 그렇게 순식간에 1학년 담임교사가 되었습니다. 가까스로 입학식을 끝내니 학년 회의라는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신규에게 1학년을 줬어요.”
“윤 선생님, 정말 수고했어요.”
동 학년 교사들이 한마디씩 말을 건넵니다. 선배 교사의 걱정 어린 위로가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썩 기분 좋게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마치 제가 1학년 담임교사로 부족한 사람인 양 평가 받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학기 초는 입학 적응 기간으로 모든 반이 일제히 같은 내용, 같은 진도를 나갑니다. 선배 교사들이 하는 대로 똑같이 우리 반에 적용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뭐, 이 정도쯤이야. 내가 왜 못해?’ 잘 해내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다음 날, 일찌감치 학교에 출근했습니다. 교실에 들어오니 자그마한 책상과 의자들이 마치 소인국 나라에 온 듯합니다. 곧이어 아이들이 한 명, 두 명 들어왔습니다. 어느 순간 교실이 왁자지껄해졌습니다. 아이들이 다 왔습니다. 이미 교생실습을 해 봤고, 1학년 아이들도 몇 번 경험해 보았지만, 긴장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이들 앞에 섰습니다. 몇 마디를 떼었습니다. 한순간 시선이 집중되는 듯하더니 조금 있으니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쉬 마려워요.”
“선생님, 크레파스가 끊어졌어요.”
“선생님 쟤가 나보고, 바보래요.”
진땀이 납니다. 옆 반은 조용한데 우리 반은 시끌벅적합니다. 선배 교사와 똑같이만 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잘되지 않았습니다. 공부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저를 불러대는 아이들 덕에 정신을 쏙 빼놓는 날이 허다했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아이, 준비물이 없는 아이, 짝꿍 잘못 이르는 아이. 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교실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시장통 저리 가라 할 만큼 정신없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종이 울리고 막 수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학생 한 명이 계속 칠판 옆에 서 있는 것입니다. “너는 왜 여기 서 있니? 지금 수업 종 친 것 못 들었니?”라고 다그치듯 물었습니다. 그 아이는 이상하다는 듯 쭈뼛거리더니 “선생님이 아까 여기 서 있으라고 했는데요.”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순간 ‘아차!’ 했습니다. 이 아이, 저 아이 상대하다 보니 짧은 순간임에도 깡그리 잊어버린 것입니다. 그날 혹시라도 그 아이 부모로부터 항의 전화라도 올까 싶어 오후 내 마음을 졸였습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첫 발령이 난 학교는 부모들이 다소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생업으로 바쁜 분들이 많았습니다. 1학년은 챙겨야 할 준비물도 많고 학부모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도움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일일이 담임교사인 제가 다 챙겨야 했습니다. 그렇게 듣고 싶던 “선생님!” 소리에 힘든 줄도 모르고 아이들을 챙겼습니다. 어떤 날은 녹초가 되어 퇴근 후, 저녁도 거른 채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늘 힘든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아이들이었지만 귀여웠습니다. 줄지어 하교할 때는 마치 엄마 오리가 된 듯, 아이들이 제 뒤를 따랐습니다. “오리, 꽥꽥!”, “고양이, 야옹!”, “강아지, 멍멍!” 유치하기 짝이 없는 구령을 붙여가며 줄지어 하교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큰 탈 없이 첫해를 보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만 내던 제 모습이 떠올라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만 합니다.
발령 1년 차. 저는 학급경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첫 담임을 맡았습니다. 그냥 아이들을 ‘가르친다’라는 것, 그것이 곧 ‘학급경영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급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날그날 수업 준비만으로도 바빴습니다. 공부 시간에는 교과서대로 진도 나가고, 쉬는 시간이면 잘못된 아이들을 불러 혼내는 일에 지극히 충실했습니다. 그것으로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다 배운 내용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 당연히 챙겨줘야 할 준비물을 챙겨 보내지 못하는 학부모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난 열심히 최선을 다해 가르쳤는데 왜 이해를 못 하지?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어떻게 준비물도 안 챙겨 보낼까?’라는 마음만 가득했으니까요.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 또 학부모의 바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은 버겁고 학부모는 저 멀리 있는 존재로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24년 차 교사로, 또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담임교사에게 더 인정받고 싶고 더 칭찬받고 싶은 그 어린 마음을요. 또 부모가 되고서야 학부모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잘 가르치는 선생님도 좋지만 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선생님이 더 반갑고 고맙다는 것을요. 초임 교사로 아이들과 좌충우돌 우당탕거리며 지냈지만, 그때의 제가 지금의 저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었던 것만큼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학급경영은 가르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또 교사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 없습니다. 교실에는 교사뿐만이 아니라 학생이 함께합니다. 또 보이지는 않지만, 학부모도 함께합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함께할 때 학급경영도 잘할 수 있습니다. 학급경영이라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겠지만, 제 생각에는 아이들과의 ‘눈높이 소통’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눈높이 소통’이란 무엇일까요? 아이들의 생각, 아이들의 느낌, 아이들의 고민을 교사가 아닌 학생 눈으로 함께 짚어보는 것입니다. 비로소 그때 교사와 학생이 한마음이 되어 교실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교사가 아이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었을 때,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때, 그 뒤에 서 있는 학부모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초임 교사였던 그때의 저는 오로지 저만 보였습니다. 아이들을 돌아볼 여유도 깊이도 없었습니다. 어리숙했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이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싶습니다.
누구나 지난 시간에 대해 아쉬움은 있는 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겠지요. 오늘 내가 맡은 우리 반 아이들의 마음을 오롯이 읽어주고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고 싶습니다. 훗날, 오늘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요.
초임 교사 시절, 옆 반의 선배 교사는 저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똑같은 내용을 가르쳐도 그 반은 뭔가 달라 보였기 때문입니다. 동 학년 회의 시간에도 그 선배는 아이디어를 쏟으며 좋은 방법을 권했습니다. 한 번은 쿠킹포일(은박지)로 팔다리를 접어 사람처럼 만들기를 한 날이었습니다. 하교 후, 그 반을 지나가는데 쿠킹포일 작품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저는 교과서에 나온 그대로 만들었는데, 그 반은 사람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고무찰흙을 이용해 옷, 신발, 머리카락 등을 붙여 제법 진짜 사람처럼 꾸며놓은 것입니다. 작품을 교실 뒤편에 일렬로 전시까지 해두니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그다음 날이 되니 저희 반 아이들이 그 반 복도를 지나가며 수군거립니다. “우와! 저것 봐, 우리도 어제 했잖아. 그런데 2반 포일 맨, 정말 사람 같다.”라고 그냥 무심코 던지는 아이들의 한마디였지만 왠지 옆 반 선배 교사와 비교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부족한 교사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날 이후 그 선배 교사가 하는 것을 힐끔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옆 반과 똑같이 한다면 비교당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옆 반을 들락거리며 선배가 좋다고 하는 것을 따라 했습니다. 아이들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나, 둘 따라 하는 것이 늘어나니 학급 활동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은 아이들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이거 왜 해요?”라고 하며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냥 해. 선생님이 하라는데 무슨 말이 이렇게 많아.” 대충 얼버무렸습니다. 당황했습니다. ‘이 활동을 왜 해야 하지? 꼭 필요한 활동일까?’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옆 반 선배가 하는 것을 따라 하는 따라쟁이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복도에서 옆 반 선배 교사의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우리 반 개구쟁이 몇몇은 고개를 푹 숙이고 서 있고 그 선배는 화가 난 듯 아이들을 혼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 아이들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담임교사인 저를 제쳐두고 저에게 어떠한 양해도 구하지 않고 우리 반 아이들을 꾸짖는 선배에게 점점 화가 났습니다. 잠시 후, 아이들이 “죄송합니다.” 말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선배는 저에게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자기 교실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수업을 하는 둥, 마는 둥 끝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교실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옆 반 교실로 향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저희 반 아이들 때문에 화가 많이 나셨나 봐요. 그런데 앞으로는 저에게 먼저 말씀 주시면 저희 반 아이들은 제가 지도하겠습니다.” 그 선배는 알겠다며 민망한 듯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말을 꺼낼까?’ 걱정했지만 용기 내어 말하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속이 후련했습니다.
그날 이후, 더는 그 선배를 따라 하지 않았습니다. 수업 준비뿐만 아니라 우리 학급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에 있어서 스스로 준비하고 자료도 찾으며 연구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적합한 활동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우리 반만의 특색 있는 활동은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자료를 찾고, 교재 연구를 했더니 나만의 학습 자료가 쌓여갔습니다. 어느 날은 거꾸로 동 학년에 있는 선배 교사들이 저에게 묻는 일이 생겼습니다. “선생님, 그 반 미술 작품이 너무 멋지던데요? 어떻게 만들었어요?” 저는 기분 좋게 제가 만든 학습 자료를 공유했습니다. 뿌듯했습니다.
수업자료, 생활 지도법 등 동료 교사와 공유하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좋은 활동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그 활동이 우리 반 아이들에게 얼마나 최적화되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무조건 옆 반 아이들이 좋아했다고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좋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우리 반 교실 상황,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적합한 내용과 수준에 맞는 자료와 활동이 필요합니다.
우리 반만의 특색 있는 학급 활동을 고안해 내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어떤 성향의 아이들이 모여 있는지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담아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백번 좋은 것도 우리 반 상황에 맞아야 하고 우리 반 아이들이 좋아해야 합니다. 무조건 옆 반이 하는 것을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 반만의 특색활동, 우리 반 아이들이 선택한 학급 활동으로 채워갈 때 아이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집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은 후 저는 아이들의 생각을 읽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학급 회의를 주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습니다. 또 대화와 상담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코아도 사 두고 점심시간을 활용해 1대1 데이트도 했습니다. 아이들과의 만남이 111일 되는 날, 111일 파티도 했습니다.
학급 회의는 우리 반만의 특색을 찾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의 주도하에 일주일 동안 학급의 생활을 뒤돌아보았습니다.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을 다음 주 생활 목표로 정하였습니다. 교사 주도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 안건을 내고 결정했기에 특별했습니다. 학급 회의는 교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의사소통 능력, 존중의 기술,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것까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학기 말이 되었습니다. 1년을 보낸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반의 좋은 점을 이야기해 주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반과 달리 우리 반이어서 해볼 수 있었던 활동, 우리 반만의 좋은 점을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했더니 어떤 활동이 우리 학급에 필요한지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 반만의 특색활동, 학급 운영에 필요한 답은 옆 반에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있었습니다. 모든 학급경영의 중심은 우리 반 아이들이라는 것!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가 학급에서 실천했던 학급 회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디딤돌 활동: 회의 전 마음 열기 활동
원 대형 또는 ‘ㄷ’자 대형으로 책상 배치를 하면 좋습니다. 학기 초 타이머를 사용하며 ‘신속하게! 조용하게!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몇 번의 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활동이므로 안전에 주의해서 진행해주세요.
교실 놀이 1: 가장 빠르게 자리 바꾸기(정답은 원 대형이다!)
준비물: 학생 의자(학생 수대로), 타이머
① 책상을 교실 뒤편으로 밀어두고 의자만 가지고 나온다.
② 의자를 산발적으로 두고 자유롭게 앉는다.
③ 타이머를 재며 신호음이 울리면, 의자는 가만히 둔 채 서로의 자리를 바꾼다.
④ 교사가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의자를 배치해야 가장 빠르게 서로의 자리를 바꿀 수 있을까요?”
⑤ 힌트를 주며 함께 고민하며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⑥ 원 대형을 앉았을 때 가장 빠르게 자리를 이동할 수 있음을 안다.
교실 놀이 2: 자리를 지켜라!
준비물: 학생 의자(학생 수대로)
① 책상을 교실 뒤편으로 밀어두고 의자만 가지고 나오게 한다.
② 둥글게 둘러앉아 빈자리를 하나 남겨둔다.
③ 술래는 가운데 선다.
④ 놀이가 시작되면 한 칸씩 자리를 옮겨 술래가 빈자리에 앉지 못하도록 한다.
⑤ 술래가 빈자리에 앉게 되면 술래에게 자리를 뺏긴 사람이 새로운 술래가 된다.
학급 회의 진행 순서
1. 마음 나누기
일주일을 생활하며 미안했던 일, 감사한 일, 격려하기 등 마음을 나누고 따뜻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2. 1주일 생활 뒤돌아보기
우리 반이 잘했던 일, 부족했던 일을 생각해 봅니다. 특정 학생을 비난하지 않도록 사전에 지도합니다. 학기 초 서로를 비난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님을 교육하고 서로를 비난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학생들 모두의 합의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3. 다음 주 생활 목표 정하기
이번 주 우리 반이 부족했던 그것에 관한 생각을 모으고 다음 주 신경을 써야 할 것들에 대한 안건을 모두 수렴한 후 다수결로 결정합니다.
다소 시끄럽고 어수선하지만, 간단한 놀이 활동은 아이들을 웃게 합니다. 이렇게 한바탕 웃고 나면 그동안 속상했던 일, 꼬였던 마음이 제법 풀어집니다. “선생님, 다음 주에 또 해요.” 의자만 있으면 인기 만점 선생님이 될 수도 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소감 발표를 했습니다. 친구들이 나에게 감사한 일, 미안한 일에 대해 말해주고 마음을 알아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우리 반만의 학급 활동으로 저도 아이들도 하나가 되었습니다.
23년 동안 많은 학생을 만났습니다. 1년짜리 만남이 쌓여갑니다. 짧은 만남일 수 있지만, 그 1년은 학생들에게도 또 교사인 저에게도 소중합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 작은 행동도 조심스럽습니다. 학생이 담임교사를 잘 만나 멋지게 성장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교사도 학생을 잘 만나야 합니다. 학생을 통해 교사도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담임 희망서를 써서 제출했습니다. 신학년 담임 발표가 났습니다. 기대하던 학년이 아닌 희망조차 하지 않았던 6학년 담임교사가 되었습니다. 그 해 6학년 아이들은 거칠고 다루기 힘들다고 소문난 아이들이었습니다. 6학년만 도맡아 하던 교사들도 손사래를 쳤습니다.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이제 막 신규교사 딱지를 뗀 저는 한숨만 나왔습니다. 학년 발표가 나고 첫 동 학년 회의가 열렸습니다. 저처럼 영문도 모른 채 6학년을 맡게 된 교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처음 맡는 6학년, 악명 높은 아이들 뭐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뽑은 아동 명부에 여자 일짱이 있지 뭡니까! 중학교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며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키고 욕도 잘하는 아이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6학년을 지도했던 친한 선배 교사에게 쫓아갔습니다. 어떻게 해야 6학년을 잘 지도할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아이들을 초장에 확 휘어잡아야 한다고 합니다. 절대 허점이 보여서도 안 되고, 끝도 없는 심리전이 있을 테니 한치의 물러남 없이 기선제압을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유행을 잘 알고 연예인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문화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6학년 담임이 된다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에 있는 그들의 세계를 잘 이해해 주고 때로는 같이 맞추어 줄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큰일 났습니다. 그 당시 저는 TV도 잘 보지 않고 연예인이나 유행을 따르는 것에도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3월 2일, 첫날.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의 모습이 6학년 아이들 치고는 건들건들합니다. 노는 중학생 흉내를 내는 듯한 어색한 앞머리 하며, 쉬는 시간이면 교실 뒤편에서 남자, 여자아이들이 뒤섞여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며 떠들어댑니다. 문제의 그 여자 일짱은 허스키에 목소리도 컸습니다. 종이 쳤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떠들어서 주의 집중 종을 신경질적으로 쳐야만 겨우 자리에 앉았습니다. ‘내가 너희들에게 절대로 얕보이지 않으리라.’ 어떻게든 아이들 위에 군림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거칠고 다루기 힘든 아이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통제밖에 없었습니다. 담임교사의 권위를 세우고자 안간힘을 썼습니다. 주말이면 보지 않던 코미디프로와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섭렵하고 무엇이든 다 알고 있는 선생님으로 완전무장 했습니다. 스스로 찾아 입은 갑옷 때문일까요? 날이 갈수록 학교생활은 점점 버거워졌습니다. 6학년은 교과목도 많고 깊이 있는 내용도 제법 있어서 수업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항상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르는 걸 질문하는 아이가 있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저는 완벽한 선생님이 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과학 시간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수업이 끝날 무렵 질문을 했습니다. 교과서에는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실험 용액에 관한 질문이었는데 입에서는 맴도는데 정확한 명칭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자 그 여자 일짱 아이가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선생님인데 어떻게 그것도 모를 수 있어?” 때마침 공부 잘하는 아이가 답을 말했습니다. “아, 맞다. 바로 그거야. 재준아, 고마워. 이제 생각이 났네.” 대충 얼버무리며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책상 위, 작은 손거울에 비친 제 모습은 얼굴뿐만 아니라 목까지 벌겠습니다. 그날 이후 아이들에게 약점을 들킨 것만 같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 여자 일짱 아이의 무시하는 듯한 눈초리도 느껴졌습니다. 아이들과의 신경전은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많은 과제와 검사로 아이들을 통제했습니다. 숙제 검사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어떤 날은 퇴근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검사를 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몇몇 아이들이 도덕 선생님이 과제로 낸, 롤모델 인터뷰를 하겠다며 저를 둘러쌌습니다.
“선생님은 무슨 과목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