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01
아이에게 영어로 말해줘야 한다는 부담을 버려라
Keep your chin up!
영어 전공자라 가능하다?
영어를 알아듣는 귀 만들어주기
아이에게 영어로 말해주지 않아도 된다
02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Every child likes to learn English
우리 아이는 영어에 관심이 없나 봐요
영어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려면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호기심과 욕구를 채워주는 것
03
한 번 세팅해두면 저절로 굴러간다
It’s a snowball effect
직장맘이라 바빠서요
엄마표 영어의 3가지 핵심
04
남과 다를 뿐 틀린 것은 없다
The road not taken
내가 아이를 영어 학원에 보내지 않은 3가지 이유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 소신만 확고하다면
05
명확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Set the ultimate goal
대학 입시에서 중요하니까 투자한다?
정확한 목표 없이는 결과도 없다
왜 영어는 가성비를 따지지 않는가?
01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순서대로 천천히 하라
“Slow down.”
언어 습득에도 순서가 있다
듣기는 말하기로, 읽기는 쓰기로 이어진다
02
끊임없이 듣게 하라
“The play must go on!”
영어를 즐길 수 있는 몰입 환경 만들어주기
영어를 반복해서 듣다 보면 생기는 일
03
읽어주다 보면 귀가 열릴 것이다
“Book reading? book listening!”
영어책 읽어주기의 3가지 장점
영어 듣기로 어휘까지 잡는다
04
독서, 그 진부함 뒤에 숨은 보석을 찾아라
“Let’s go to the treasure island!”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나아가는 힘
영어를 잘하게 되는 보물을 발견한 아이들
05
모호함을 참아내는 용기를 가져라
“Boys, be ambitious! Moms, be ambiguous!”
아이를 위해 딱 세 번만 참아내라
06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활용하라
“Libraries grow Bill Gates.”
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려면
30%의 법칙, 유연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
07
재미있는 책을 소리 내어 읽어라
“Just read aloud!”
말하기 연습에는 맥락이 필요하다
아이도 모르게 문장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08
서로에게 말하기 연습 상대가 되어라
“Speak yourself in English Only Zone.”
우리만의 규칙, ‘English Only Zone’
문법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09
쓰기만큼은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와줘라
“Make them write right.”
쓰기는 언어 습득의 가장 마지막 단계
쓰기 능력을 키우는 5가지 방법
10
아이의 생각에 영어라는 날개를 달아줘라
“Think aloud”
기다리면 때가 온다
영어 쓰기 연습의 적기
01
영어로 듣기
English-listening
듣기 실력을 키워주는 3W 2H
왜 꼭 파닉스부터 배우려 하는가?
02
영어로 보기
English-watching
영상을 통해 소리에 의미를 더하라
책의 재미를 아는 아이는 영상에 중독되지 않는다
03
영어로 읽기
English-reading
천릿길도 그림책부터
구렁이 담 넘듯 자연스럽게
04
엄마표 영어 성공을 위한 사전 작업 3단계
구체적이고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라
수시로 기록하라
칭찬을 아끼지 마라
01
듣기
자투리 시간 활용하여 듣기 실력 높이는 법
학교 듣기 평가(수행평가) & 수능 듣기 평가 대비하는 법
내신 시험에 출제되는 듣기 문항 유형 및 대비 방법
02
어휘
아침, 점심, 저녁, 자기 전 5분씩 딱 20분만 투자하라
내신 시험에 출제되는 어휘 문항 유형 및 대비 방법
03
문법
‘학교 문법’의 의미 이해하기
내신 시험에 출제되는 문법 문항 유형 및 대비 방법
04
독해
독해 실력 쌓는 법
학교 내신 시험 대비 교과서 열 번 읽기
내신 시험에 출제되는 독해 문항 유형 및 대비 방법
05
서술형 문제
내신 시험에 출제되는 서술형 문항 유형 및 대비 방법
06
말하기, 쓰기 수행평가
말하기 수행평가 대비하는 방법
쓰기 수행평가 대비하는 방법
01
집중력:
엉덩이의 힘, 몰입
집중력의 또 다른 이름, 몰입
집중력을 높여주는 독서의 효과
집중의 힘으로 명문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한 동연이
02
문해력:
글을 읽어내는 힘
아이도 모르게 갖춰지는 2가지 능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텍스트
영어 독서의 힘으로 대학 부설 외국어 고등학교에 진학한 지현이
03
자기주도학습력:
학습의 주인공은 바로 나
학습의 주인이 되어야 진정한 자기주도학습
학습의 주인을 넘어 삶의 주인이 되어야
자기주도학습의 힘으로 국제 고등학교에 진학한 예지
04
창의력:
아이를 남다르게 만드는 힘
학교 교육 과정에서 강조되는 창의력
남과 다르게 키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남들과 다른 창의력으로 과학 고등학교에 진학한 민호
05
회복 탄력성: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힘
다시 일어서는 힘을 키우려면
백 마디 말보다 책 속 한 마디가 더 강렬하다
특유의 회복 탄력성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수영이
한글 교육 관련 고민
한글책을 읽지 않아도 되나요? | 영어책을 읽으면 한글 발달이 더뎌지나요? | 한글책을 충분히 읽어 모국어 체계가 확립되고 난 뒤에 영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읽기 관련 고민
아이가 쉬운 단계의 책만 읽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읽기 습관을 들이기 위해 영어책을 읽어주어도 듣지 않으려고 해요. |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나요?
학년에 따른 고민
영어책을 한 번도 읽지 않은 초등 1학년, 엄마표 영어가 가능할까요? | 영어책을 한 번도 읽지 않은 초등 3학년, 엄마표 영어가 가능할까요? | 영어책을 한 번도 읽지 않은 초등 5학년, 엄마표 영어가 가능할까요?
학원 관련 고민
(예비)중학생입니다. 영어 학원에 꼭 다녀야 하나요? 문법 강의 꼭 들어야 하나요? | 파닉스 수업, 꼭 들어야 할까요?
말하기 관련 고민
영어로 보기, 듣기, 읽기를 하는 것만으로 말하기가 가능할까요? | 말하기를 위해 어렸을 때부터 영어 회화 학원에 다녀야 할까요? | 수줍음이 많은 아이입니다. 말하기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에필로그
영어 공부는 가늘고 길게
처음 교단에 서서 떨리는 마음으로 초롱초롱한 눈빛의 학생들을 마주한 지 어느덧 15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저는 결혼하여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제 아이의 영어 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학부모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의 다양한 외모만큼이나 다양한 학습력에 놀라곤 합니다. 대부분 어릴 때부터 비슷하게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성장해왔고, 현재 학습지를 하거나 학원에 다니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들입니다.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흡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학습한 내용을 평가해보면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옵니다. 왜일까요? 바로 학생들의 학습력 차이 때문입니다.
학습력은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유전적 요인이 크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후천적 학습 효과가 크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학습 습관을 잘 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아이의 정서적 안정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두 맞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학생들은 각기 다른 학습력을 가지게 되고, 그 결과 똑같이 학습해도 다른 결과를 냅니다. 교사인 동시에 학부모인 저는 그동안 최상위권 학생들이 어떻게 뛰어난 학습력을 갖게 됐는지를 관찰했고, 그 결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가진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통적인 특징
• 수업 태도: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력에 흐트러짐이 없다.
• 정서 상태: 차분하고 안정되어 있다.
• 학습 습관: 가정과 학교에서 모두 자기주도학습 습관이 잘 잡혀 있다.
• 사교육 정도: 어릴 때부터 많은 사교육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으며, 고학년 이후 필요한 경우에 사교육을 받았다.
• 독서 습관: 어릴 때부터 많은 독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독서 습관이 잘 잡혀 있다.
• 부모님의 양육 태도: 빠른 결과를 보기 위해 자녀를 재촉하기보다는 믿고 기다리는 태도를 보인다.
한마디로 학생들의 학습력을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은 부모와 가정에 있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학부모인 제가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제 아이가 최상위권 학생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아이를 무작정 학원에 보내기보다는 안정된 정서와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키워주는 데 집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가정에서 독서 습관을 충분히 다질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하고, 차분하게 아이의 성장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만약 제가 최상위권 학생들을 관찰한 결과가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받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주입했으며, 그 덕분에 각종 시험에서 우수한 성취도를 보인다’였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지 모릅니다.
저는 영어 교사가 되기 이전부터 ‘영어를 빨리 잘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많이 듣고(다청) 많이 읽는(다독) 것만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기 위해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떠나고, 학원에 등록하여 수업을 듣고, 하루 이틀 영어 교재로 공부를 하다가 그만둡니다. 하지만 이런 요행을 바랄 수 없는 것이 바로 영어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조금씩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과목이 영어입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영어만큼은 가정에서 꾸준히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천천히 결과를 기다려야겠다는 저의 다짐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가진 ‘학습력의 비결’을 알아낸 뒤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믿고 기다려준 만큼 아이는 자신의 속도대로 성장하면서 저의 불안감을 믿음으로 바꾸어주고 있습니다.
영어 학습에 늦은 때란 없다
대한민국 엄마들 가운데 영어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렇다 보니 아이가 어릴 때는 영어 유치원에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뒤에는 어떤 영어 학원에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대한민국 엄마들의 현실입니다. 저 역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주변 엄마들과 만나면 최고의 화두는 언제나 영어였습니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영어 학원에 보내더라도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의 학습력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직장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점점 아이의 학습력을 키워주는 역할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보아야 합니다. 아이의 학습력을 키워주어야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부모’입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제아무리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들 많은 시간을 가정에서 보내는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은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영어 학습에 늦은 나이란 없습니다. “Better late than never.(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라는 말처럼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영어 학습력을 키워나가면 됩니다. 단기간에 결과를 보려는 마음은 버리십시오. 당장 영어 성적이 오르지 않는 원인을 학원 선생님께 돌리고 학원을 옮기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도 엄마도 지치고, 시간과 노력만 낭비할 뿐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 돌아가는 듯 보여도, 영어는 경험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스스로 깨닫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진짜 영어 공부는 꾸준히 스스로 할 수 있는 엄마표 영어가 전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1장에서는 엄마표 영어에 대해 갖고 있는 흔한 오해와 진실을 소개했습니다.
2장에서는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엄마표 영어의 원리 10가지를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순으로 설명했습니다.
3장에서는 엄마표 영어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3가지(영어로 듣기, 영어로 보기, 영어로 읽기)의 관점에서 소개했습니다.
4장에서는 ‘학교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과 내신 시험 대비 방법을 실제 예시 문항들과 함께 소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왜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해력과 학습력을 갖춘 아이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렸을 때부터 꾸준한 독서와 올바른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5장에서는 엄마표 영어를 하면 저절로 얻게 되는 5가지 역량을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제가 학교에서 관찰한 학습력을 갖춘 학생들의 사례를 함께 소개했습니다. 이들 5명은 모두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꿈의 발판을 마련한 친구들로, 이 책을 읽는 엄마들이 기분 좋은 자극을 받을 만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록을 통해 엄마표 영어에 대한 궁금증과 고민에 대한 답을 담았습니다.
이 책은 아이의 나이, 학년, 수준을 불문하고 가정에서 반드시 키워주어야 할 ‘영어 학습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마음으로 집필했습니다. 어릴 때 겪은 경험들로 인해 영어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이 영어를 즐겁고 재밌는 것으로 느끼고 학습에 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중요하다고 할수록 더 어렵게만 느껴지는 영어 공부의 부담을 아이에게만 돌리지 말고,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엄마표 영어는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영어를 즐길 수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잘하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라는 말처럼 사는 동안 꾸준히 영어를 접하게 될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진정으로 즐기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2022년 봄
_신 혜 진
Keep your chin up!
“저는 영어 전공자가 아니어서 못해요. 예빈 엄마는 영어를 전공했으니까 가능하죠.”
내가 아이에게 엄마표 영어를 한다고 할 때마다 주변 엄마들이 보이는 첫 번째 반응이다. 물론 나는 영어 전공자이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 우리 아이에게 학생들을 가르치듯 영어 놀이를 하고, 활동지를 풀며, 파닉스를 가르쳤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아니오”이다.
내가 엄마표 영어를 시작한 것은 아이를 재미나게 만들어주는 영어 놀이에 자신 있어서가 아니라 영어를 잘하는 유일한 방법은 영어에 자주 노출해주는 것임을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엄마표 영어’라는 단어를 들으면 학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영어를 직접 가르치는 것, 영어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들로 아이와 놀아주는 것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엄마표 영어가 그런 것이라면 전공자가 아닌 사람은 자신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실행한 엄마표 영어는 아이가 영어를 학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노출로 저절로 익히게 하는 것이었다.
90년대 중후반에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낸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나 역시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영어를 배운 경험도, 접할 기회도 없었다. 초등학교 졸업 직전에 방과 후 수업으로 영어 단어 몇 개를 배운 경험이 없었다면 알파벳도 모르고 중학교에 입학할 뻔했다.
그런 내가 영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께서 우연히 얻어다 주신 영어 카세트테이프 덕분이다. 당시 꽤 유명한 출판사에서 나온 영어 테이프였는데, 오디오에 그 테이프를 넣자 영어 음원이 흘러나왔다. 우리말과 다른 영어의 억양, 즉 인토네이션intonation이 정말이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랬다, 그날 나는 말 그대로 신세계를 맛보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처음 접하는 것에 호기심을 보인다. 아이의 호기심을 ‘영어 공부 열심히 하라’는 부모님의 압박으로 날려 보내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다행히도 어머니는 내가 영어 테이프를 매일 듣는지 확인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나는 어머니의 적당한 무관심 속에 재미 삼아 영어 테이프를 들으며 서서히 영어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까지 작가 아니면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내 꿈은 만족스럽지 않은 국어 시험 점수와 함께 자연스럽게 영어 선생님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고등학교 때는 영어 내신 등급을 잘 받아서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가겠다는 욕심으로 영어 공부에 집중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영어 공부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집중했지만 영어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은 아니란 점이다. 나의 주된 영어 공부 방법은 등하굣길에 영어 테이프를 듣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등하교 시간에 음악을 들을 때 나는 영어 단어 테이프를 들었다. 단어 외울 시간을 따로 갖는 대신 귀로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외우고, 함께 나오는 예문을 들으며 단어의 용법과 영어 발음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나의 ‘듣기 사랑’은 계속되었다. 특히 EBS 라디오 프로그램을 애청했다. 아침에 나갈 준비를 하면서 EBS로 꾸준히 영어 듣기를 하고, 가끔은 교재를 사서 말하기 연습을 했다. 그때 애청했던 프로그램이 〈파워 잉글리시Power English〉이다. 아침에 들은 방송을 저녁에 재방송해주니 하루에 두 번씩 들었다.
엄마표 영어의 시작과 끝은 영어를 많이 들려주어 아이에게 ‘English ear’, 즉 영어를 알아듣는 귀를 갖게 해주는 것이다. 나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영어를 많이 들려주었다. 태교 효과를 떠나 아이가 뱃속에서부터 영어를 많이 접해 태어난 뒤에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임신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휴직을 한 나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휴직 기간 동안 공부를 해서 점수를 따두자는 마음으로 텝스 공부에 몰두했다. 텝스에서는 LCListeningComprehension(청해)와 RCReadingComprehension(독해)를 평가하는 만큼 임신 중에 텝스 공부를 통해 영어를 많이 듣고 읽을 수 있었다. 임신 8개월쯤 텝스 시험을 보다가 갑작스러운 태동에 깜짝 놀라 ‘더는 시험을 보러 오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시점까지 계속 영어 공부를 했다.
아이가 태어난 뒤로는 내가 좋아하는 디즈니 팝송과 집에 가지고 있던 영어 CD를 습관처럼 틀어주었다. 엄마표 영어로 아이의 귀를 열어주기 위해서 엄마가 할 일은 배경음악처럼 아이에게 영어를 들려주는 것이다. 아이가 한글과 영어 소리의 다름을 구별하고 거부감을 느끼기 전에 최대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노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나처럼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 영어를 접해도, 아니 더 늦게 영어를 시작해도 얼마든지 영어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모국어인 한글에 익숙해지고 나면 쉽지 않다. 종종 영어 음원을 듣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그래서 세상에 태어나 영어와 한글을 둘 다 처음 들어보는 낯선 소리로 인식하는 아기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를 들려주는 것이 아이의 귀를 열기가 쉽다.
아이에게 영어로 말해주지 않아도 된다
때론 나도 화려한 활동들이 가득 담긴 엄마표 영어책들을 읽으며 재미난 영어 놀이나 활동을 시도해볼까 생각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이벤트성 활동은 아이의 영어 습득을 위해 필요한 절대적인 영어 노출량을 충분히 채워주기도 전에 엄마를 지치게 만든다. 이따금 “Let’s start mommy’s cooking class!(엄마와 요리 시간)”이라며 음식을 만들 때 아이를 참여시키고, 재료를 썰어라cut, 섞어라mix, 저어라stir 정도를 영어로 표현한 적은 있지만 귀찮아서 꾸준히 시도하지 못했다. 내가 꾸준히 한 것은 영어 음원에 아이를 노출시켜 준 것뿐이다.
한 번은 마트 수유실에 있다가 우연히 외국인이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내심 외국인이 어떤 표현을 쓰는지 듣고 싶어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나 그 외국인 엄마는 나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억에 남을 만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나도 아이에게 음식을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밥 먹자!” “기저귀 갈자!” 외에 특별히 중요한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보다는 남편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는 장면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아이에게 영어로 말을 걸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렸다. 그저 다양한 영어 대화와 신나는 영어 노래를 잘 녹음된 원어민의 CD 음원을 통해 들려주었을 뿐이다.
Every child likes to learn English
“예빈 엄마가 하라는 대로 CD를 계속 틀어주고 영상도 보여줬는데 애가 보지 않으려고 해요. 자꾸 한글로 된 다른 만화를 틀어달라고만 하고……. 영어 CD를 틀면 자기가 꺼버려요. 우리 아이는 영어를 싫어하나 봐요. 그냥 학원 보내고 학습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내게 조언을 구한 뒤 집에서 아이를 위한 영어 환경을 만드는 데 동참한 주변 엄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다.
이럴 땐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아이가 이미 영어가 아닌 한글로 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는 데 익숙해진 경우다. 우리 아이도 한글을 한참 익히던 6, 7세 무렵에는 영어보다는 한글로 된 책을 읽고 한글로 된 CD를 들으려고 했다. 한글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자라는 아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겪을 수 있는 현상이다. 다른 하나는 아이가 수나 과학 등 다른 분야에 빠른 발달을 보이는 반면 소리나 외국어 같은 언어 분야에는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다. 수 감각이 있는 아이가 수학을 배울 땐 쉽게 이해하지만 외국어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정보 입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반대로 언어적 감각이 있는 아이는 한 번만 듣고도 들은 소리를 마치 복사한 듯 발음과 억양, 톤까지 따라하기도 한다. 둘 다 잘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동시에 두 가지를 잘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한쪽 분야로 두뇌가 발달하는 동안 사용하지 않는 분야는 발달이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마치 시소처럼 균형을 맞추어 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게 아이들의 모습이다.
영어를 거부하는 이유가 둘 중 어느 쪽이든 영어를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영어 환경에 노출되는 것임을 생각하면 해결 방법은 하나다. 아이가 다시 영어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면 된다.
아이가 칭얼댈 때 엄마들은 어떻게 할까? 아이가 우는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려 한다. 그럼에도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집중 시간이 짧은 아이에게 이런저런 장난감을 보여주면서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는 자신이 왜 울었는지조차 잊고 좋아하는 장난감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영어를 거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책과 영상을 보여주면서 아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상을 찾으면 된다. 나는 아이가 영어책 듣기와 읽기에 흥미를 보이지 않을 때면 아이의 관심을 유발할 만한 새로운 것들을 찾아 나섰다. 그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주 1회 도서관에 데려가서 원하는 책 마음껏 골라 읽게 해주기
이때는 아이가 어떤 책을 선택하건 무조건 읽게 놔두었다. 아이의 수준보다 낮아도, 아이의 수준보다 높아도 그대로 두었다. 아이가 처음 태어나 세상을 향해 가졌던 막연한 흥미와 즐거움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②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은 가능하면 부록 CD가 함께 대여되는 책 빌리기
우리 아이는 책과 함께 빌린 CD를 듣는 것을 특히 좋아했다. 사람은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반복해서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지라 눈으로 먼저 익힌 책의 CD는 친숙하다는 이유로 아이의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③ 월 1회 ‘책 사냥hunting books’ 하러 대형 서점 가기
한 달에 한 번은 대형 서점에 데려가서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게 해주고, 갖고 싶어 하는 책 한 권은 무조건 사주었다. 책을 구매할 목적으로 고르다 보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과 생각이 든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흥미 위주의 책을 고르더라도 책 사냥은 어디까지나 아이의 관심을 끌 대상을 찾는 과정이라는 생각으로 내 생각은 쏙 접어두었다.
④ 영화관 데이트하기
새로 개봉하는 영화가 있으면 아이와 영화관 데이트를 즐겼다. 단, 우리말 더빙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