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브래드 펠드 Brad Feld
초기 단계 투자자이자 창업자로 30년 이상 활동해왔다. 현재 파운드리 그룹Foundry Group 파트너이자 테크스타의 공동 설립자다. 투자 활동 외에도 지역사회 비영리단체를 돕는 앵커 포인트 재단Anchor Point Foundation을 아내 에이미 배철러Amy Batchelor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투자와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한 미국 내 저명한 강연자이기도 하다. 메사추세츠 공과 대학교에서 이학사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언 해서웨이 Ian Hathaway
분석가, 전략 컨설턴트, 작가다. 혁신, 전략, 정책 주도 분야에서 기술, 미디어, 금융 부문 리더들을 위한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기업가정신, 혁신, 도시, 경제 분야에서 뛰어난 저술가다.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소프트웨어, 미디어, 소비재 분야 스타트업의 자문에 응하고 투자하고 있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정치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데이튼 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정부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다.
옮긴이
이정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전략팀장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텍사스주립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해제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이다. 카카오 소속으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된 2015년부터 7년째 센터장으로 파견돼 제주지역에서 혁신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석사과정을 마쳤다.
THE STARTUP COMMUNITY WAY:
Evolving an Entrepreneurial Ecosystem
Copyright © 2020 by Brad Feld and Ian Hathaway
All rights reserved.
This translation published under license with the original publisher John Wiley & Sons, Inc. through Danny Hong Agency, Korea.
Korean translation copyright © 2021 by Jeju Center for Creative Economy and Innovation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은 대니홍 에이전시를 통한 저작권사와의 독점계약으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7년 전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하면 활성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당시 만난 책이 브래드 펠드의 『스타트업 커뮤니티』였다. 이 책을 통해서 여러 가지 영감을 얻었고 이후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운영하는 데도 도움을 많이 얻었다. 그런데 그 책을 개선해 확장한 후속편이 나왔다니 더욱 반갑다.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각자의 위치에서 만들고자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임정욱, TBT 공동대표
많은 스타트업들과 함께 일하면서 창업자들이 갖는 상호신뢰와 연대감, 그리고 뭔가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는 공유된 믿음이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스타트업 커뮤니티라는 개념을 통해 이런 과정과 현상을 명료하게 설명한다. 여러 지역에서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탄생하도록 애쓰고 있는 이들에게 다시금 찬사와 응원을 보낸다.
-김도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장
우리의 미래는 두 가지에 달려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허브가 되는 것. 다른 하나는 춘천, 제주, 광주, 부산 등 지역 거점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 이 책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석종훈, 퓨처플레이 파트너・전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
우리나라에 ‘벤처’라는 개념이 도입된 지 40년이 다 되어가지만 창업 생태계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고 스타트업 커뮤니티라는 말은 여전히 생소하다. 투자 규모와 투자 수익률 외에 핵심 단어가 없던 국내 현실에서 스타트업 문화와 커뮤니티를 만들고 나아가 지역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투자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콜로라도 볼더를 포함한 전 세계의 사례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이 책이 국내 각 지역의 창업 생태계에 불을 지펴주기를 바란다.
-양경준, 크립톤 대표
스타트업과 유니콘이 낯설지 않은 시대, 우리 지역의 스타트업 커뮤니티 활성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영감과 공감을 주는 책이다. 스타트업 불모지에서 커뮤니티를 키워낸 경험이 있는 저자와 번역서를 해제하고 옮긴 이들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들의 한 목소리, “세상에 똑같은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하나도 없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기존 산업 생태계와 스타트업 생태계의 접점을 찾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점에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직접 참여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한 책이다. 또한 단순 협업 혹은 지원 모델이 아니라 #먼저주기#GiveFirst의 철학으로 신뢰의 네트워크 구축이 우선되어야 함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존재 이유가 창업자의 성공을 위함이라는 단순화. 잊지 말자.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전 제일기획 옴니채널비즈니스본부장
지역은 저마다의 장점과 한계를 갖고 있다. 장점과 한계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극대화되고 극복된다. 중심에는 #먼저주기가 존재한다. #먼저주기의 실천은 곧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경험이 되고, 경험은 선순환의 원동력이 된다. 모든 지역에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먼저주기가 필요한 이유다.
-이재승, 카카오 제주협력 이사
우주산업을 하는 저에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소CNES의 툴루즈 우주센터인 B612였다. 인구 50만의 도시인 툴루즈는 정부, 지자체, 기업, 대학이 하나의 커뮤니티로 상호연결성을 가지고 세계적인 항공우주산업 도시를 만들어내었다. 창업 생태계에 있어서 커뮤니티의 활성화와 시스템의 중요성을 담고 있는 이 책의 일독을 강하게 권하고 싶다.
-이성희, 컨텍 대표
지역 커뮤니티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좋은 동력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제주맥주를 설립하는 데 많은 영감을 준 브루클린 브루어리도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었으며, 제주맥주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만들어가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책에서 언급된 스타트업 커뮤니티 원칙은 지역 커뮤니티를 자신들만의 스타트업 커뮤니티로 확장하는 방법을 안내해주고 있기에 많은 경영자들에게 좋은 나침반이 되어준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며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문혁기, 제주맥주 창립자・CEO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이처럼 스타트업도 육성되기 위해선 온 지역의 모든 주체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조금이라도 서로가 의지가 되고 지지자가 되는 제주스타트업협회라는 커뮤니티를 만든 지도 벌써 4년이 지나고 있다. 지역의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제주스타트업협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원칙이 필요한지 다행히도 이 책을 통해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가 없는 #먼저주기. 커뮤니티에서 우리가 먼저 그렇게 선순환을 이뤄내야 한다. 그래야만 이후에 지역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대가를 얻을 수 있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제주스타트업협회 회장
인력이 없는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창업이 아니라 ‘창조’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고독한 창조자를 위한 한 줄기의 빛이다. 불확실성을 담보로 위험과 실패에 뛰어든 고독한 창조자들은 용감한 선동자들이 함께 싸워주길 바란다.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한 ‘선동’을 꿈꾼다면 이 책에서 지혜를 얻길 바란다.
-김하원, 해녀의부엌 대표
캐치잇플레이는 2016년 제주에서 창업하였다. 지금까지 40억 이상의 투자유치 성공, 150만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와 교육 카테고리 매출 1위와 인기 1위, TIPS 성공 판정, 삼성 C-LAB OutSide 선정이라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이런 성과들은 지역 창업 생태계와 커뮤니티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원규, 캐치잇플레이 대표
2018년 컬럼비아 주최 카카오컨퍼런스에서 만난 독일인 바이어는 농민들에게 카카오콩을 가장 싸게 사 오는 방법을 나에게 코치하듯 알려주었다. 그때 그에게 “난 내가 하는 비즈니스를 우리 아이들이 이어서 100년 가는 기업으로 일구고 싶습니다. 단기간의 이익을 내기 위해 하는 협상보다는 오랜 시간 함께 가고 싶은 협상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제주의 시골에서 시작한 작은 사업가도 세상을 변화시킬 큰 꿈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책이다.
-김정아, 카카오패밀리 대표
일러두기
본문의 각주는 별도의 표기가 없다면 옮긴이가 쓴 것이고,
미주는 모두 저자가 쓴 것입니다.
어떻게 인구 10만 명의 중소 도시 볼더는
스타트업의 도시가 됐는가?
미국 중서부에 있는 콜로라도주의 볼더는 주변 권역을 포함해 인구 33만 명이 사는 중소 도시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 내 국내총생산GDP은 상위 18위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은 7만 달러로 상위 11위이다. 이러한 수치가 놀라운 것은 석유나 천연가스 또는 거대 산업의 도움 없이 일구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해발 고도 1,600미터 로키산맥 산기슭에 있는 인구 10만 명의 작은 대학 타운에서 테크 분야 창업이 중심이 돼 이루어낸 놀라운 성과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콜로라도 볼더 지역은 2016년 이래로 미국 내에서 인구수 대비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분야 인재와 일자리 비율을 종합한 지수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콜로라도는 남북으로 로키산맥이 관통하고 있는데 과거 금과 석탄 등 지하자원을 채굴하는 광산업이 활발했던 곳이다. 볼더는 골드러시* 시기에 채굴자들에게 장비를 공급하던 여러 도시 중 하나로 시작됐다. 일찍부터 교육과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와 두 개의 과학기술 분야 연방 연구소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19세기 미국에서 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든 현상. 1848~1849년 캘리포니아주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1858~1878년 콜로라도에서 일어났다.
또한 볼더는 자연경관 보존을 중점으로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1950년대부터 산 경관을 지키기 위해 법으로 개발을 제한해왔다. 1967년부터는 도시 주변의 녹지공간을 매입하기 위해 0.4퍼센트의 판매세를 거두어 곳곳에 공원을 조성했고 자연을 파괴하지 않도록 주요 도로를 우회해서 만들었다. 신규 주택 건설은 매년 2퍼센트로 제한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도 덴버와 같은 주변 대도시보다 비싸다. 팽창 반대 정책을 기조로 하고 있어서 토지 이용에 매우 보수적인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많지 않다.
볼더에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활성화한
먼저주기의 문화가 있다
그럼에도 많은 창업자가 볼더에서 창업하거나 머무르려 한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곳이면서 동시에 먼저 베푼다는 의미의 ‘먼저주기Give First’로 상징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주기란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반대급부를 전혀 기대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뜻한다. 자선의 의미가 아니라 경험 많은 창업자들이 먼저 경험한 것에서 오는 통찰을 기반으로 다른 초기 창업자들이 여러 도전을 헤쳐나갈 수 있게 돕는다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기업가정신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브래드 펠드는 1995년 테크 분야에서 엑시트한 창업가다. 그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투자자로 활동을 시작했을 때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반해 볼더에 잠시 머무르게 됐고 6개월 후에는 아예 정착했다. 당시만 해도 볼더에는 창업자도 투자자도 많지 않았다. 다만, 볼더는 거주민의 30퍼센트가 학생과 교직원이고 연구소를 중심으로 박사학위 소지자들도 많아 독립적으로 사고하며 지적으로 호기심이 큰 사람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는 도시에 새로 유입되는 인재들에게는 언제든지 함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연결해주었다. 그가 투자한 곳이 아니더라도 도움을 요청하는 창업자들에게는 항상 응답하고 지원했고 기업가정신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을 돕는 먼저주기를 시작하고 일상에서 보여주었다.
그의 실천은 이곳 문화의 하나가 돼 새로운 사람들을 지역으로 끌어모았다. 그리고 이 생태계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일상에서 계속 그 가치를 실현하는 선순환 확장을 만들었다. 볼더에서 시작된이 문화는 저자의 전작인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소개된 볼더 명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볼더 명제는 크게 네 가지 원칙을 담고 있다. 첫째, 기업가가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이끌어야 한다. 둘째, 커뮤니티 리더의 장기적인 헌신이 필요하다. 셋째,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포용해야 한다. 넷째, 전체 창업가들을 참여시키는 활동을 지속해서 진행해야 한다.
먼저주기는 콜로라도 창업 생태계를 규정짓는 가장 특징적인 문화다. 이러한 문화는 커뮤니티를 지지하고 강하게 만들며 지속되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액셀러레이터인 테크스타의 설립과 함께 제도적으로 정착됐다.
테크스타는 브래드 펠드가 연쇄 창업자이자 투자자인 데이비드 코헨David Cohen과 함께 2006년 콜로라도 볼더에 설립했다. 2019년 기준으로 1,600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했는데 이들의 기업가치는 18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 내 보스턴, 시애틀, 뉴욕, 오스틴으로 확대됐으며 해외 지역과 22개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테크스타는 지속적으로 먼저주기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테크스타의 행동 지침Techstar Code of Conduct에도 잘 나타나 있다.
테크스타의 행동 지침이란 세상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먼저주기를 모토로 하는 전체 테크스타 네트워크의 일원으로서 어떤 것을 해야 하고 어떤 것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다. ‘먼저주기We Give First’ ‘진정성을 갖고 행동하기We Act with Integrity’ ‘다른 사람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대하기We Treat Others with Respect’ 등 크게 3원칙을 기준으로 행동 지침을 제시한다. 먼저주기란 어떤 행동들이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테크스타 행동 지침
먼저주기
① 언제라도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다만 도움을 요청을 할 때는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해서 명확하고 핵심적인 것을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② 네트워크 내에서 온 요청에 빠르게 답한다. 테크스타 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이 보낸 요청에 대해서는 우선으로 답하며 평일 기준 2일 이내에 답한다.
③ 선순환을 만들어간다. 어떤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커뮤니티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줌으로써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주도적으로 일한다.
④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 대해 감사히 여긴다. 고객, 멘토, 우리의 성공을 가능하게 만드는 함께하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현한다.
⑤ “노No”라는 답변도 존중한다. 요청한 것에 대해서 “노”라는 답변을 받아도 그 결정을 존중한다.
⑥ 인재풀과 비즈니스 기회를 공유한다. 직접 채용하지는 않았지만 최종 후보에 있었던 사람들은 네트워크에서 공유한다. 좋은 비즈니스 기회들을 인지했을 때도 네트워크에서 공유한다.
볼더에서 뿌리내린 먼저주기 커뮤니티 문화는 테크스타의 확장을 통한 스타트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의 성장에 의해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와 취약 계층들을 지원하는 조직들이 생겨나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콜로라도 1퍼센트의 기부Pledge 1% Colorado’라는 비영리단체의 설립이다. 이곳은 민간기업이 1퍼센트의 지분, 수익, 제품, 시간 등 어떠한 형태라도 자산의 1퍼센트를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기부를 돕고 있다. 콜로라도 볼더에서 설립돼 성장한 랠리 소프트웨어도 지분의 1퍼센트를 기부한 기업이었다. 이 기업이 상장되면서 1퍼센트의 기부는 150만 달러의 가치가 됐다. 이 비영리 조직에는 2019년 기준으로 콜로라도 전역에서 228개 기업이 가입해 있으며 기부액은 800만 달러에 이른다.
장기적 관점을 갖고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들자
브래드 펠드는 한 지역에서 창업 생태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20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또한 커뮤니티에는 구심점을 제공하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콜로라도 볼더 사례의 핵심은 경험 많은 세대가 먼저 대가 없이 커뮤니티에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정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의 모든 시도와 노력을 항상 응원해주는 에이미에게 바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 수지에게 바칩니다.
한때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비즈니스 세계에 갑자기 등장한 희귀 동물 같았던 적도 있었지만 2020년인 지금에 와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 이 책에서 소개할 진전에 관한 수많은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보게 될 것이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만들어지고 있으며 에너지가 넘치고 가능성이 충만하며 우리가 모두 원하는 미래를 만들려는 야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발전이다. 한마디로 말해 경제 발전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공정한 사회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가들과 그들이 내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스타트업 육성이다. 조직과 사람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 안에서 공유가 이루어지면 스타트업들이 몇 배나 더 효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브래드 펠드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들이 생겨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스타트업은 저마다 고유하고 예측 불가능하고 불안정하다. 그렇다고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올바른 관리 방법을 갖춘다면 가능하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그가 전작 『스타트업 커뮤니티: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에서 다룬 주제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 구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실행방법과 원칙을 제시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층층의 통제가 아니라 신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과거의 공공재나 경제 발전을 다루는 방식으로는 지속될 수 없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엄격하고 위계적인 법칙과 절차를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효과적인 학습을 통해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대응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접근해야만 번창한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자들은 감이나 추측에 의존해서는 안 되고 창업자들처럼 데이터를 수집해서 직접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성이 확보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 그런 커뮤니티에서는 구성원들이 서로 활력과 경험을 나누고 성공한 선배 창업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헌신적으로 이끌어간다. 혁신적인 창업자들이 사용하는 방법들처럼, 브래드는 눈에 잘 띄지 않게 숨어 있는 시스템을 구체화해서 전 세계의 지역을 혁신하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제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새로운 발전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브래드는 다음 단계의 핵심 사안을 다루는 데 가장 적합한 사람이다.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전통적으로 좀 더 위계적인 조직들(그들은 혁신적인 기업들과 함께 일하고는 싶어 하지만 자신들의 낡은 관행과 경영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과 공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혹은 어떤 일이 벌어지지 않는가)? 그들이 서로의 강점을 존중하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함께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에도 브래드는 이런 질문에 관해 변화를 이루는 방식과 도구를 명쾌하게 내놓는다. 그와 공저자 이언 해서웨이는 깊이 있는 경험과 철저하고 집약적인 연구와 분석을 합쳐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앞으로 나아갈 길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
모든 혁신적인 창업자는 기존 제품을 지속해서 개선해간다. 브래드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는 단순히 전작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후속작이 아니다. 처음에 내놓은 생각들을 정제하고 확장한다. 이 책은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대학, 정부(지역, 국가), 대기업, 문화, 미디어, 지역, 자금조달 등 전통적인 기관들 간의 점점 보편화되고 종종 복잡해지는 관계 그리고 상호의존성을 아우르고 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이렇게 더 큰 네트워크 시스템 안에 둠으로써 브래드와 이언은 이들 간의 상호연결성뿐만 아니라 더 큰 공동체와 사회 전반과의 연관성도 조명한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는 성공적인 창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행위자, 요인, 조건을 각각 가까이에서 아주 상세하게 들여다보는 동시에 더 큰 그림을 보기 위해 멀리서 조망한다. 그리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역동적인 관계에 선형적 사고를 적용하려 한다거나 사려 깊게 설정된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작동하도록 놔두기보다 통제하려 드는 것과 같이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도 살펴본다.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협력하면 좋을지를 알려주기 위해 종종 서로 분절돼 있는 부분들을 가깝게 연결해 설명하고 있다.
나는 브래드에게 동지애를 느낀다. 그의 저서는 기업가정신과 그 활용에 관한 나 자신의 사상이 발전해 온 과정을 반추하게 한다. 나는 『린 스타트업』에서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구축하는 방법을 소개했으며 『스타트업처럼 혁신하라』에서는 전작에서 제시한 방법의 범위를 확장해 대규모 조직, 기업, 정부, 비영리 단체에 혁신 창업가적 경영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도 브래드와 같은 신념을 갖고 있다. 오늘날 창업가적 마인드셋은 일상적인 삶을 향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유형의 조직, 시스템, 목표, 그리고 정책을 수반하는 것들에 적용돼 세상을 미래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 브래드가 전작의 내용을 정정한 것 중에서 하나가 특히 공명이 있었다. 그는 전작에서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20년 관점’에서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매일 오늘부터 20년 관점’으로 바꾸었다. 혁신의 작업은 끝없이 계속되는 것이다. 진정한 수확을 거두려면 장기적 사고가 중요하다. 여기에서 장기적 사고란 기업이—그리고 국가와 세계가—미래에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계속해서 성실하게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기회와 자산이 공정하게 분배되고 지구 환경과 그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 대한 관심이 우선시되는 미래를 원한다. 그런 미래가 정말로 실현되려면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을 넘어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다. 이 책은 완벽히 그 출발점이 돼줄 것이다.
2020년 4월
에릭 리스, 『린 스타트업』 저자
2014년에 나*는 라스베이거스 시내에 있었다. 이곳은 사람들이 라스베이거스에 있을 때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한 호텔과 카지노가 밀집된 곳이 아니었다. 자포스의 창업자 토니 셰이Tony Hsieh의 주도로 대규모 리노베이션이 진행 중이던 오래된 상업 지구였다. 건물들이 되살아나고 있었고, 이제 라스베이거스 시내는 프리몬트 거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저자 주) 이 책을 함께 쓰며 우리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말할 때 1인칭과 3인칭 중 어느 것을 쓸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많은 이야기들이 브래드의 것이어서 우리는 1인칭은 브래드를 칭하고 이안은 일관되게 3인칭으로 칭하기로 했다.
그곳에선 현재 테크스타의 일부가 된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에 힘쓰는 비영리 단체 업글로벌UP Global의 연례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나는 당시 업글로벌의 이사였고 정상회의에는 세계 70개국에서 온 500명 이상의 혁신 창업자들이 참석했다. 전 세계에서 온 창업자들은 업글로벌의 스타트업 위크엔드, 스타트업 위크, 스타트업 다이제스트 프로그램의 운영 방법을 논의했다. 또 그들은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창업과 혁신 정신을 널리 퍼뜨리는 방법을 논의하는 세션에도 참여했다.
행사장 안은 스타트업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와 열기로 뜨거웠다. 주로 영어로 대화했지만 참가자들의 보디랭귀지와 토론과 개성 있는 스타일이 한눈에도 국제 행사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다.
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관한 몇몇 토론에 참여했고 내 책 『스타트업 커뮤니티』에도 잔뜩 사인했다. 전 세계에서 온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자들과 연신 미소를 지으며 쉴 새 없이 셀카도 찍었다. 날씨는 더웠고 마음은 따뜻했다.
마지막 날 저녁 연회 때는 행사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나는 지난 이틀 동안의 일정으로 완전히 녹초가 돼 거대한 연회장의 한쪽 구석에 조용히 서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서는 다 들리도록 “내 인생을 바꿔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소리치더니 내 머리에 야구모자를 씌워주었다.
“내가 뭘 했는데요?”
“모자를 보세요!”
젊은 남자의 말에 모자를 벗어보니 중동 지역 스타트업 위크엔드의 것이었다. 나는 조금 뒤로 물러나 서 있는 그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두 팔을 벌리고 꽉 껴안았다. 20대의 중동에서 온 젊은 남자와 40대의 미국계 유대인은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만나 껴안고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두고 교감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었다. 아니, 두 사람의 인생이 바뀌었다.
2008년 가을에 내 오랜 친구 벤 카스노차Ben Casnocha는 『아메리칸The American』에 「스타트업 타운」이라는 기사를 썼다. 맛보기로 살짝 소개한다.1
지난 15년 동안 볼더는 그냥 작은 히피 대학 도시에서 인상적이고 성장해가는 인터넷 창업자, 초기 단계 벤처캐피탈리스트, 블로거 집단을 자랑하는 작은 히피 대학 도시로 바뀌었다. 볼더는 어떻게 이것을 해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스타트업을—지역적인 차원에서 전반적인 경쟁력을—키우고 싶은 도시, 정책 입안자들, 창업자들은 볼더의 성공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 기사를 보았을 때, 나는 볼더에서 스타트업과 기업가정신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갖고 있던 직감을 재확인했다. 사람들은 2007~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곧바로 이어진 대침체Great Recession*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기업가정신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 뉴욕, 보스턴 같은 지역은 ‘창업 생태계’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런데 벤은 기사에서 ‘실리콘밸리, 뉴욕, 보스턴, 그리고 볼더’라고 했다. 그렇다. 거기에 볼더도 들어 있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의 경제 침체를 말한다.
볼더는 실리콘밸리, 뉴욕, 보스턴과는 많이 다르다. 인구 약 10만 7,000명의 작은 도시다. 볼더를 포함한 광역 카운티의 인구는 31만 5,000명이다. 2008년 기준 인구 70만 명의 덴버(덴버를 중심으로 하는 주변 광역 인구는 290만 명)에서 자동차로 3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두 도시는 정체성 측면에서 완전히 서로 달랐다. 내가 1995년에 볼더로 이사한 뒤 계속 들은 농담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65제곱킬로미터(25평방마일)의 볼더 밖으로 나가면 딴 세계다*”였다. 또 하나는 “US-36번 도로를 타고 볼더와 덴버 중간으로 가려면 비상수문과 에어락을 통과해야 한다”였다. 내 관점에서 보면 볼더의 전체 인구는 아마도 미드타운 맨해튼의 한 블록 안에 다 들어갈 것이다. 사무실 건물을 아파트로 개조한다면 말이다.
*볼더의 진보적인 정치와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 록키산맥 산기슭에 위치함으로 인해 만끽할 수 있는 놀라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그 후 몇 년 동안 나는 창업 생태계에 관해 파악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혁신 클러스터, 국가 혁신 시스템, 혁신 네트워크,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에 관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읽었다. 내가 2006년에 공동 설립한 테크스타가 처음에 보스턴에서 시작해서 시애틀과 뉴욕으로 확장되면서 스타트업 문화가 발전하는 방식에 비슷한 패턴이—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둘 다—보이기 시작했다. 2011년까지 내가 ‘스타트업 커뮤니티’라고 부르기 시작한 새로운 구성체에 대한 관점을 정립했다. 그리고 2012년에 저서 『스타트업 커뮤니티: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을 펴냈다.
이 책은 볼더 명제Boulder Thesis라고 부르는 개념, 즉 지속성 있고 견고한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법에 관한 네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썼다.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출간된 직후 카우프만재단Kauffman Foundation에서 볼더 명제가 훌륭하게 설명된 ‘스타트업 동네StartupVille’라는 짧은 동영상을 제작했다.2 내가 직접 볼더 명제를 설명하는 4분짜리 영상이다. 이 영상은 그 후 몇 년 동안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주제로 한 수많은 강연에서 오프닝을 장식했다. 그리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하나의 현상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자리매김했다. 최소 인구 10만 명이 넘는 도시라면 어디든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전제는 전 세계 기업가들의 가슴에 주문처럼 새겨졌다.
벤이 기사를 쓰고 불과 12년 만에 일어난 변화다. 스타트업 동네에서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읽었다면 볼더 명제의 두 번째 원칙이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라—최소 20년 이상’임을 알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그것을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라—적어도 오늘부터 20년 이상’이라고 수정하게 됐다.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지역에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장기적인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몇 년 전에 나는 이언과 친구가 됐다. 우리 둘은 2014년에 공동의 친구인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를 통해 알게 됐다. 그 후 우리는 몇 년에 걸쳐 수시로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각자의 일과 집필 작업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언은 뉴욕 대학교에서 ‘스타트업 시티’ 과목을 맡게 돼 강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모범사례를 보는 관점을 알려주는 것으로 강의 콘텐츠 개발을 도왔다.3
2016년에 이언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낮에는 주요 테크 기업과 미디어 회사들의 자문에 응하고 밤과 주말에는 스타트업과 창업자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글을 쓰고 찾아보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창업자들을 돕는 것을 중심으로 그의 일을 잘 정렬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하기 위해 나에게 연락을 해왔다. 우리는 직접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몇 번 반복해 본 후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이 책을 공동 집필하기로 했다.
2016년에 이르러 기업가정신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칭하는 유니콘이라는 단어는 더는 전설 속의 동물이 아니었으며 ‘스타트업 커뮤니티’도 널리 퍼져 있었다. 2017년 봄에 이언은 나와 본격적으로 일을 함께하기 위해 볼더로 왔다. 우리는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이리저리 궁리해보기 시작했다.
그 시기에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막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브렉시트의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그런 상황이 우리의 마음과 달리 작업을 지체시켰다.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서구 사회의 역동성을 되돌아보게 된 것이다. 이언은 미국인 이방인으로 런던에서 거주하며 브렉시트를 직접 목격한 뒤 볼더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터였다. 그가 미국에 도착해보니 정치적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무언가 크고 중요하고 불편하고 분열적인 것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속편이 단순히 2012년의 내용을 수정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만 중점 두기보다 좀 더 광범위한 해결책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협업이 그러하듯 우리의 작업에 박차가 가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이언은 연구조사를 엄청나게 많이 했다. 방대한 양의 문헌을 읽고 지난 5년 동안 등장한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다양한 접근법을 연구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전 세계의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읽고 듣는 모든 것에 대해 항상 열린 자세로 임했는데, 여기에는 내가 주장하는 창업자를 중심에 놓는 접근법을 비판하는 저술과 아이디어도 포함됐다.4
이언은 2017년 한여름에 초고를 완성했다. 물론 모든 초고가 그렇듯이 다시 써야 했다. 당시 초고는 너무 구태의연했고 현안이 된 문제들을 다루지 못했다. 이언은 좀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창업자를 비롯해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사람들과 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자 하는 점점 더 늘어나는 행위자들(예를 들어 대학, 정부, 기업, 재단) 사이에는 접근법이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한 단절은 잘 알려져 있었는데 우리가 보기에 그건 누가 맞고 틀리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설명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그러한 논리는 적대감을 불러일으켜 의미 있는 협업을 와해하고 문제가 지속되는 원인이 되었다. 이 단순한 설명도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진짜 문제는 뿌리깊은 인간의 본능인 통제 욕구와 불확실성의 회피가 합쳐진 구조적 한계에 기인한다. 그러한 고정성은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예측가능한 실수로 이끌고 기회를 잃어버리게 한다.
우리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확장과 현대화가 아니라 스타트업 커뮤니티 안에서 이루어지는 협업과 관련된 핵심적인 쟁점들을 다루어야 할 사명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람들이 조직에서 강요되는 한계나 스스로 부여한 내면적 한계를 뛰어넘도록 격려하는 것에 더해서 생각과 행동 방식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그러자면 우리의 주장을 설명하는 틀이 필요했다. 우리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유의미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쉽게 일축당할 것이고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참여를 원하는 행위자들 간의 격차는 그대로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7년 가을에 이언은 해결책을 찾는 임무에 돌입했다. 그것은 예기치 않은 여행으로 시작됐다.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다루는 잘 알려지지 않은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하나 발견하고는 고무되어 바로 그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뉴멕시코에 있는 산타페 연구소로 떠났다. 이언은 올바른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5
2018년 1월 우리는 그동안 수집하고 써온 모든 자료와 이언이 새로 작성한 개요를 검토하기 위해 만났다. 이언은 복잡적응계를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설명하는 중심축으로 삼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나는 복잡계 이론과 산타페 연구소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그 말을 듣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복잡계와 관련된 개념을 더 깊이 파고들었다. 처음 구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책의 목차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친구이자 동료이면서 창업자이자 투자자이자 커뮤니티 구축자인 테크스타의 크리스 하이블리Chris Heivly는 창업 생태계를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라인을 구상하느라고 바빴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 지역의 스타트 커뮤니티를 이끄는 리더였고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그때쯤 이언과 크리스는 1년째 정기적으로 토론을 하고 있었다. 나도 크리스를 비롯한 테크스타의 동료들과 그 주제를 가지고 더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다. 크리스는 자신의 실제 경험과 다른 여러 도시의 현장에서 얻은 통찰을 합쳐 우리가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도록 도와주었다.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테크스타와 그 밖의 다른 곳에 있는 여러 동료들과 함께 글을 쓰고 대화하며 작업했다. 마침내 우리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처음 소개한 개념의 속편이 될만한 너무나도 공유하고 싶은 것이 나왔다고 느꼈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10년은 기업가정신의 변혁기였다. 어디에나 있는 초고속 인터넷과 저렴하면서 강력한 원격 컴퓨팅이 결합되어 디지털 사업을 시작하는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었다. 창업자들이 장소에 덜 구애받고 더 많은 곳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자본이 일부 지역에서는 풍부하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는 부족하다. 보스턴과 올랜도, 아니면 영국 런던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를 비교해보라. 인재와 기술은 어디에나 흔히 있지만 실질적인 기회도 어디에나 흔한 것은 아니다.
오늘날 혁신 주도형 스타트업 활동의 성장과 지리적 확산은 깊이 있고 실증적으로 증명할 수 있으며 그 범위가 세계적이다.1 오늘날, 스타트업을 지원을 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의 존재가 다른 투입요소 및 자원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협업과 장기적 관점의 중요성도 창업자들과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자들에게 널리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은 전 세계의 많은 스타트업 커뮤니티 리더십의 중심에 있다.
2012년에 출판된 『스타트업 커뮤니티: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은 이러한 사고의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의 사례를 활용해 창업자와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서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발전시키는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했다. 동일 주제의 다른 책들과 달리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지역에 기업가정신을 위한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심이 되는 행동, 문화, 실천적 요소들을 강조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 활동이 세계적인 엘리트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정부, 대기업, 대학 같은 행위자들은 서로 협력하지 않고 다양한 혁신 창업자들과도 협력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행위자들은 너무나도 자주 창업자들에 의한 상향식 환경을 지원하기보다는 활동을 통제하려고 하거나 또는 하향식으로 자신들의 관점을 강요하려고 한다. 이처럼 지역의 스타트업과 관계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많은 개인과 조직들의 창업가적 마인드셋과 동떨어진 모습을 계속 보게 된다. 그렇게 된 데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바른 곳에 초점을 두고 지속적인 실행을 해나간다면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창업자부터 정부, 서비스 제공자, 커뮤니티 구축자, 기업 그리고 그 외 참여자들에 이르기까지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정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이 전작인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만들어낸 토대와 세계 곳곳에서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헌신한 사람들이 이루어낸 성과 위에 쌓여 변화를 끌어내기를 바란다.
이 책은 전작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토대로 일부 영역을 좀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면서 또 한편으로는 다른 부분에서의 근본적인 실수를 바로잡았다.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개정판이나 재판이 아니라 그 뒤를 이어 시작되는 속편이다. 발전이 이루어진 부분을 확인하고 새로운 조사와 탐구가 필요한 부분은 발전시키고 조정도 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전작에서는 볼더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의 기본적인 틀을 보여주었다. 이번 책에서는 지리인 장소와 무대 둘 다 넓혀 기존 스타트업 커뮤니티들을 세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우리는 개념을 좀 더 일반화하려고 했고, 특히 다음의 질문과 관련해서 그렇다. 이제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만들어졌으니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 다시 한번 강조한다. 세상에 똑같은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하나도 없다. 니즈가 일치하거나 똑같은 시간의 틀에서 작동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없다는 말이다. 한 도시에서는 성공적이었던 방법이 적어도 다른 한 도시에서는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 이것은 스타트업 커뮤니티 같은 시스템의 속성이기도 하다.
내가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썼을 때만 해도 스타트업 커뮤니티라는 주제에 맞는 실질적인 콘텐츠가 거의 없었다. 그때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라는 표현조차도 새로웠지만 지금은 그 현상을 지칭하는 표준적인 명칭이 되었다. 지난 8년 동안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둘러싸고 많은 탐구와 진전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것이 그러하듯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진화함에 따라 관련 조언과 전략이 너무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그저 출발선상에서 실용적인 지침만 얻길 원하는 사람들은 접근할 수조차 없게 됐다. 우리가 지난 몇 년간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것도 “우리 스타트업 커뮤니티도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나오는 볼더 명제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단계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는 말이었다.
이 책에서 우리는 그 장애물을 다루면서 창업 생태계와는 구별되는 (동시에 그 일부로 통합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새로운 개념적 틀을 만들고 여러 실제 사례들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실용적인 접근법은 물론이고 연구로 증명된 접근법을 취했다. 우리는 공동 저자로서 서로를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었다. 서로가 다른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함으로써 자신의 준거의 틀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게 했다. 우리 각자는 「장님과 코끼리」 우화에 나오는 장님보다는 좀 더 맥락을 알고 있었지만 다른 경험, 관점, 역량을 활용해 끊임없이 서로의 생각에 도전하면서 이 책의 생각들을 발전시켜나갔다.2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커뮤니티 그리고 이들이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우리 두 사람의 이론과 실무 경력을 합치면 수십 년에 이른다. 나는 30년 이상 테크 부문 창업자이자 벤처캐피탈리스트였다. 2007년부터 파트너로 있는 파운드리그룹을 포함해 두 곳의 벤처캐피탈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창업자들의 성공을 돕는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이자 네트워크 조직인 테크스타도 공동 설립했다. 그러한 일과 저술 활동 그리고 기업가정신과 관련한 수많은 비영리 활동들에 관여해 오면서 세계 각지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육성에 참여해왔다.
이언은 선도적인 싱크탱크, 대학, 정책기관과 함께 일하며 기업가정신, 혁신, 도시, 경제 성장 분야를 연구하고 글을 썼다. 애널리틱스, 전략, 혁신, 공공정책 분야에서 경영 컨설턴트로도 일했다. 그는 연구자, 저술가, 교육자로 기업가정신의 여정을 시작했고 점차 현업 전문가로 진화해갔다. 처음에는 스타트업 직원으로, 그다음에는 창업자로, 지금은 고문이자 멘토이자 투자자로 발전해갔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의 경험과 지식은 단지 시작점에 불과하다. 이 책은 우리 이전의 수많은 연구자들의 연구를 토대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집중적으로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분석하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검토했다.3 학계 논문, 비즈니스와 정책 연구, 실용서와 이론서, 사례 연구, 블로그와 웹사이트의 비공식인 해설까지 출처가 다양하다. 좀 더 깊게 살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참고 자료를 신중하게 선택했고 책 맨 뒷부분에 출처도 상세하게 실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전 세계 수천 명의 창업자와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참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의 경험과 지식은 우리가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모두 네 종류의 코너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원칙을 각 장 첫머리에 간략하게 설명했다. 두 번째는 본문 전반에 걸쳐 간간이 섞여 있는데 창업자와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자들이 직접 기고한 실제 사례들로 바로 그 앞에서 설명한 본문 내용과 관련이 있다. 세 번째는 ‘가치와 미덕’ 코너인데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일련의 구체적인 행동 특성들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우리가 쓴 짧은 에세이가 있다. 해당 장과는 관련 있지만 본문의 흐름과는 구분되는 내용이다.
우리는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최고의 기쁨을 주는 곳에서 일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한 장소에서 모든 사람에게는 의미 있는 일을 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아직 그런 일을 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면 직접 그런 일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자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인권, 법치,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평화롭고 공정한 사회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10퍼센트가 극심한 빈곤 상태에서 살고 있다. 비록 30년도 채 되기 전의 35퍼센트보다는 현저히 낮아졌지만 말이다.4 또한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고 있지 못하다.5 수많은 사람이 실업 상태에 있거나 또는 일하는 시간이 적거나 제 능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저고용 상태에 있다. 그리고 많은 지역에서 기회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불가피해서 사업을 소유하게 된다.6 수백만 명의 민간인들이 매일 분쟁의 고초를 겪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일정 형태의 차별이 지속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남보다 더 어렵고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는 기업가정신이 정치, 경제, 문화의 경계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재의 지정학적 분위기와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많은 사회적 난제들 앞에서 이것은 특히 중요하다.
창업자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 꼭 실리콘밸리 혹은 런던, 상하이, 볼더, 두바이, 뉴욕 등으로 갈 필요는 없다. 우리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살기로 선택하든 기업가정신을 추구할 권리를 얻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상충관계가 생길 수도 있지만 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7 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당신이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든 장기적이고 활기차고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올바른 철학, 접근법, 리더십과 오랜 기간에 걸친 헌신이 필요하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알 수 있게 돕고 당신이 사는 도시에 멋진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드는 도구를 제공하고자 한다.
우리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출간 후 8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창업 활동을 보면서 더욱더 결심을 굳혔다. 재능 있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개인은 선택한 곳 어디에서나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를 창업하고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 그 개인은 그 과정에서 지원과 지식 공유가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다. 우리는 기업가정신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의 보편화, 기업가정신에 관한 풍부한 정보, 지속적인 경제 성장 추구로 인해 스타트업이 전 세계 사람들, 정부, 기업, 그리고 그 밖의 이해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늘날 혁신 창업가에 대한 관심과 그 여세가 전례가 없이 느껴진다.
기업가정신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비약적 성장 기회를 얻었다. 스타트업이 성장을 하는 데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환경이라는 외부적 요인은—더 중요하게는 외부적 요인과 창업자들 그리고 그들 상호 간의 연관성—왜 어떤 지역에서는 영향력이 큰 스타트업이 계속 배출되는 반면 다른 어떤 지역은 그렇지 못한지 설명해준다.
많은 도시, 지역, 국가에서 창업자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지식 공유 커뮤니티를 육성하려고 시도했지만 그다지 큰 진전은 없었다. 실패하는 이유는 지역 창업자들을 위한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참고할 만한 실제 사례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우리에게는 이론과 자료는 충분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성공담도 넘쳐난다. 그런데도 왜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육성이 어려운 것일까?
활성화된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태도, 행동, 관행, 가치는 많은 창업자들에게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들이지만 직관을 거스르거나 일반적인 행동 보상 기준과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대기업, 대학, 정부 같은 기관을 대표하는 사람에게는 그렇다. 이러한 조직들은 위계적이며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상반된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혁신 창업 기업처럼 네트워크 모델 안에서 번창한다.
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어느 지역에서나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로서 볼더 명제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볼더 명제의 네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창업자 출신이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이끌어야 한다.
2. 리더들의 장기적인 헌신이 필요하다.
3.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포용해야 한다.
4.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전체 창업자 집단을 참여시키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볼더 명제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내에서 창업자들과 그 외 다른 사람들 사이에 틈이 벌어졌다. 내가 창업자는 리더leader라고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피더feeder라고 불러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사람과 행동을 나눈 것이었다. 이러한 접근법은 창업자의 고유한 역할에 집중해서 바라보면 유익하지만 이것을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리더가 피더보다 더 중요하다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리더와 피더 모두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지속과 성장에 꼭 필요하다.
이 책을 쓰기 시작하며 우리는 두 가지 단순한 질문을 했다. 우리는 볼더 명제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그리고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어떻게 발전하고 진화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더 강력한 틀이 있을까?
우리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관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략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로 정의되는 복잡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의 렌즈를 통해 접근하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8 우리가 이 두 가지를 처음 연결한 것은 아니다. 학계에도 그런 연구가 조금이지만 있었고 우리가 높이 평가하는 일부 대중적인 연구들도 복잡계 이론의 영향을 받았다.9 우리는 이 책 전체에 걸쳐 이론적인 연결고리를 실제와 연결해 복잡계의 개념을 설명해서 주류로 만들어야 할 사명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복잡계 이론을 깊이 연구했고 볼더 명제를 토대로 복잡적응계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라는 틀을 고안했다.
사람들이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구축할 때 저지르는 실수를 열거해보았다. 그랬더니 복잡적응계와 상호작용할 때 저지르는 실수와 유사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실수들이 익숙할 것인데 다음과 같다.
• 비선형 세계에 선형 시스템 사고를 적용하려는 것
•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통제하려고 드는 것
• 문제만 따로 떼어내어 다루는 것
•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상호작용보다는 부분들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공식화하거나 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
• 측정 대상이 잘못된 것. 특히 포착하기는 쉽지만 성과를 끌어내는 데 덜 중요한 것들을 측정하려고 시도하는 것
각각의 실수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지만, 우선 그전에 이 책은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 방법에 대한 설명서가 아님을 밝힌다. 대신 여러분 자신의 발견 과정을 도울 수 있는 지침이 되는 원칙과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이론서는 아니다. 이 책에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서 사업 경영, 효과적인 공공정책 설계, 더 나은 리더와 멘토가 되는 방법 등 실천적인 통찰이 들어 있다.
복잡계 과학을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연결해 얻은 통찰은 여러 집단의 사람들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관계의 복잡계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날 세계는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그들 간의 초연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많은 것을 처리하기가 너무나도 벅찰 정도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지만 단점도 있다. 잘못된 의사결정의 틀을 적용하면 아무리 의도가 좋은 개인과 조직도 처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선형 시스템 사고에서 복잡계 사고로의 전환은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강력한 방법이 된다.
내가 2012년에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펴냈을 때는 위계적인 하향식의 산업 경제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향식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이미 진행 중이었다. 동시에 네 개의 중요한 사건이 발생해 미국과 전 세계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이 나아갈 길을 크게 바꿔놓았다.
첫째, 세계는 1929~1933년 대공항 이후 가장 깊고 가장 길었던 침체에서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기존의 생산 모델이 많은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불안정해졌다. 젊은 인재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새롭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 나섰다. 이 기간 동안 월스트리트에서의 기회가 사라지자 최고의 인재들이 실리콘밸리로 향하기 시작했다.10
동시에, 세 가지 디지털 기술, 즉 유비쿼터스 초고속 인터넷,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이 융합됐다. 그러면서 디지털 기업을 창업하는 것이 더 많은 곳에서 훨씬 저렴하고 쉬워졌다. 필요한 것은 오직 인터넷, 노트북, 상상력이었다.
셋째, 그 완전한 효과는 최근에서야 명확해졌는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채택한 저금리 전략이다. 불황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던 기업과 가계를 위한 경기 부양책이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저금리로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많은 양의 재무적 자본이 스타트업에 투입했다.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벤처캐피탈 같은 모험 자본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11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12
마지막으로, 기업가정신에 대한 관심이 좀 더 폭넓은 행위자들과 지역에 확산됐다.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전역에 걸쳐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육성하기 위한 ‘스타트업 아메리카’라는 국가 계획을 발표했다. 대학들도 기업가정신 프로그램을 우선순위에 두기 시작했다. 초기 단계 투자에 집중하는 다양한 신규 벤처캐피탈 펀드가 자본을 모으고 실제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기업 벤처캐피탈 그룹들도 마찬가지였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인큐베이터를 포함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방식이 규모와 범위 면에서 빠르게 성장했다.13 스타트업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도 커졌다. 기업가정신이 다시 한번 접근하기 쉬워지고 변화의 발판이 마련됐다.
변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기업가정신이라고 하는 현상을 적용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했다. 닷컴 버블 때의 과잉 흥분된 상태와 비교하여 이 시기에 다르게 느낀 것은 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하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돈을 벌겠다는 하나의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도시에 활기 있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방법을 알려고 노력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콜로라도주 볼더에서의 내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틀과 실행 지침을 제공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볼더에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 많은 스타트업 활동이 고립된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사람들을 조율해서 함께 모이게 하는 활동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몇몇 헌신적인 창업자들이 일으킨 유기적인 상향식 움직임으로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형성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 볼더에서는 커뮤니티 문화가 스타트업 활동을 넘어 도시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좀 더 폭넓은 목적과 책임 의식이 지역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단지 서로를 찾아나선 핵심적인 창업자 그룹이 있었고 이것을 장려하는 문화가 있었을 뿐이다. 성공적인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갖고 있는 많은 다른 도시들처럼, 볼더는 활성화의 열쇠가 소규모의 신뢰할 수 있고 헌신적이며 모범을 직접 보이는 창업자들에게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볼더는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바로 잘 교육받은 인력, 선도적인 연구 대학, 활발한 첨단기술 기업과 연구소, 풍부한 생활편의시설, 방금 설명한 강력한 공동체 의식이 있었다.14 그러다 보니 볼더를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모델로 삼는 것은 너무 이상주의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비판은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 볼더의 교훈은 모든 것이 완벽해서, 만일 똑같이 따라 한다면, 유사한 결과를 어디에서든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교훈은 볼더의 협력적인 특성이 그 지역이 이미 갖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있다. 협력적인 문화는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궁극적으로 자원을 끌어당긴다. 그러고 나면 선순환이 형태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일들이 항상 그런 방식이었던 것은 아니었고 볼더 커뮤니티에 관여한 우리 모두는 열심히 노력했다. 볼더를 똑같이 흉내내는 것보다는 볼더가 주는 교훈에서 배워야 한다. 도움을 줄 수 있고 협력적인 필요충분한 수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창업자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현재 다른 자원들이 얼마나 이용가능한지에 상관없이 말이다.
대침체 이후 8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의 스타트업 활동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15 전 세계 경제의 회복, 기술적 기회의 확대, 극도로 낮은 자본 비용, 스타트업에 뛰어든 사람들의 엄청난 증가로 더욱 가속화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규모가 커졌고 더 많은 곳에 생겨났으며 참여하는 사람과 조직도 늘어났다. 그 어느 때보다 스타트업 관련 행사도 많아졌다. 그만큼 기업가정신에 대한 열정과 낙관론이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비할 데 없이 높아졌다. 스타트업 활동의 급증은 실증적인 연구결과로도 입증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전 세계에서 스타트업 활동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고 지리적 분포도 넓어졌다.16 미국의 스타트업 성장은 매년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고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고 있다.17
이러한 흥분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발전은 인상적이지만 아무도 불가피한 차질이 생겼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불어온 순풍이 느려지거나 갑자기 방향이 바뀌어버린다면 지금의 열광적인 관심도 함께 증발할까? 창업자들은 항상 새로운 회사들을 만들겠지만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행위자들은 순풍이 역풍으로 바뀔 때에도 계속 자원을 제공하고 헌신할 것인가? 이 책을 인쇄하기 전 마지막 주에 변화의 바람이 우리에게 불어왔는데 바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 전 세계를 휩쓴 것이다. 변화는 순식간에 결정적으로 난데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매우 확실하게 보여줬다.
다음으로 우리가 참조한 많은 지표들은 기업가정신과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대한 투입 지표들이다. 투입의 증가가 자동적으로 더 나은 결과로 치환되는 것은 아니다. 참여와 활동이 늘어나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나타나게 될 결과는 꽤 지연될 수 있고 때로는 한 세대가 걸릴 수도 있다. 이것이 짧은 기간 동안에는 실망, 의심, 자포자기로 이어질 수 있다. 복잡계에서는 원인과 결과가 많은 경우에 정확하게 성립될 수 없고 긴 피드백 주기로 인해 심리적인 영향을 약화한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잘못된 교훈을 받아들이고 올바른 교훈을 무시할 때가 많다. 우리는 급성장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볼더 명제의 네 가지 원칙 각각을 지키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런 경우 창업자 주도가 아닌 경우가 많고 포용성도 찾기 힘들다. 많은 사람과 조직이 장기적인 관점을 취한다고 주장하지만 현 주기에서 10년째 접어들게 되면 더 낫고 더 빠른 결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참여자들이 모든 것이 잘 되어간다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기업가정신 활동과 행사가 쓸모없는 시상식, 파티, 콘퍼런스, 대규모 자금 모금 발표로 전락할 때 창업자 집단의 참여는 소외된다.
광범위한 기간에 걸쳐 시스템을 관리하는 일련의 원칙들이 발전되어 왔다. 산업혁명 기간에는 노동력을 관리하고 효율성을 개선하고 생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공식화했다. 1900년대 초에 이러한 원칙들을 중심으로 프레더릭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와 헨리 포드Henry Ford 같은 산업 분야의 선구자들이 계층 시스템을 구축했다.18 이 원칙들을 토대로 한 과학적 관리의 현대 이론은 20세기에 대부분의 산업화된 국가에 뿌리내렸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에 상업 인터넷의 등장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를 포함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급진적인 혁신으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상호작용이 생겨났다. 지난 10년 동안 계층제에서 네트워크로, 하향식 비즈니스 접근법에서 상향식 접근법으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에 따라 원칙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는데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와 유사하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의 지적인 토대는 복잡계 이론에서 나온다. 복잡계 이론은 학제 간 과학으로 물리학자, 진화생물학자, 사회과학자들이 세상의 내재된 복잡성을 더 잘 설명하기 위해 발전시켰다.19 복잡계 이론은 명료하면서도 동시에 지적으로 도전적인데 왜냐하면 항상 행동하고 서로 반응하는 많은 연결된 참여자들이 있는 동적 시스템의 행동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왜 일들이 계획에 따라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지, 왜 예측 가능한 실수를 저지르는지, 어떻게 하면 내재된 정신적, 사회적, 조직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근본적으로 복잡적응계다. 간결성을 위해 이 책에서는 ‘복잡적응계’ 대신 ‘복잡계’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이다. 다음은 스타트업 커뮤니티에도 해당하는 복잡계의 몇 가지 특성이다.
복잡계는 통제할 수 없다. 인간은 사물을 통제하려는 강한 욕구가 있다. 그러나 통제할 수 있다는 건 착각이다. 실제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적다.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는 통제나 제어를 통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게 하려는 것은 헛된 노력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단순히 통제하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하지 않는다. 그 대신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고 제안한다.
복잡계를 완전히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