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기 위한
골든룰을 배우자
10년 전 우연히 A라는 기업가를 만났고 그 만남은 내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1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성공한 사업가였는데, 우연히 듣게 된 그의 성공 스토리는 부자가 될 수 있는 비밀을 밝혀보고 싶다는 내 욕망에 불을 붙였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부자가 되지는 못한다. 하루에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지고, 모두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지만 그 가운데 부자가 되는 사람은 소수다. 학벌이나 지식이 바로 부와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사람도 어떤 계기로 큰 부를 이룬다. 왜 누군가는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부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는 것일까? 무엇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가르는 것일까?
나는 그런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을 얻고 싶었다. 부자가 된 사람들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보통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그들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며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들을 부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이끈 핵심 성공 요인은 무엇인지, 많은 것이 궁금했고 모든 의문을 확실하게 풀고 싶었다. 그 답을 찾을 수만 있다면 가난한 삶을 벗어나 부자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등대처럼 길을 밝혀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에 대한 답이 나 스스로에게도 절실히 필요했다.
25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집필 활동과 강의를 하면서, 부자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들 앞에서 강의할 기회가 많아졌다. 나는 부자들과 만날 기회가 생길 때마다 그들의 성공비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물론 그들이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은 아니지만 한 명, 두 명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늘어났다. 실제 부자들과 연이어 대화를 나누게 되자 부자들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어야겠다는 열망이 솟구쳤고, 그런 열망은 다시 부자들에 대한 공부로 이어졌다. 나는 실제 부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와중에 세계적으로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평전을 읽으면서 내가 만난 부자들과의 공통점을 찾아보고 글로 정리해 나갔다.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100여 명이 넘는 큰 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100여 명이라는 숫자는 한국에서 상위 1% 안에 든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부자만을 꼽은 것이며 그보다 규모가 작은 부자들까지 합치면 수백 명에 달했다.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도 있었고,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하여 부자가 된 사람도 있었으며, 상상하기조차 힘든 부채를 떠안고 삶의 막장까지 치달리다가 다시 일어서 부자가 된 사람도 있었다.
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면 그들은 신이 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려 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왔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위안처럼 여기는 듯했다. 그렇게 10여 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모으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들의 노하우를 배워 나 자신이 부자가 되는 데 쓰고 싶은 욕심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이 알려준 귀한 교훈들을 나 혼자만 알고 있기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로서의 욕구가 발동한 것이다. 그렇게 부자들이 알려준 교훈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책으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펜을 들게 되었다.
부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들의 이야기는 한 곳으로 수렴됨을 알 수 있었다. 출신 배경이 다르고, 겪어온 과정이나 영위하는 사업이 다르며, 부자가 되기까지 거쳐 온 사연들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얘기에는 늘 공통적으로 묶어낼 수 있는 요소들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 이야기들의 공통점을 찾아내 20가지로 분류하여 제시할 것이다.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는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나 또한 부자가 되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부자가 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리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저 부모를 잘 만났거나 운이 좋았겠거니 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돈과 부자에 대한 내 생각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후 사고와 행동 또한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그들이 내게 해준 조언을 하나둘씩 실천하면서 물질적으로도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선천적으로 돈과는 인연이 없다고 여기고 부자가 되기를 일찌감치 포기했던 내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들이 찾아왔고, 금전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 부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희망이 보였다.
아직은 작은 성과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가르쳐준 지혜가 내 삶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죽을 때까지 부자가 될 수 없을 거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도 큰 부자가 될 수 있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구체적인 목표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의 가르침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며 큰 부자의 자리에 오르는 여정에 올랐다. 내가 최종적으로는 꿈꾸는 삶은 시골의 폐교를 인수하여 유기견, 유기묘 등의 반려동물들이 죽을 때까지 편히 살다 갈 수 있도록 돌봐주는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부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삶을 따라 하려고 노력하기 전에는 꿈도 꾸기 힘든 어려운 목표였지만 지금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이 부자의 삶을 꿈꾸는 독자들에게도 나와 같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 만남이 부자에 이를 수 있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부자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엘리베이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에이펙스 스피릿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 책에서 자수성가하여 큰 부를 이룬 사람들을 ‘에이펙스(apex)’라 칭하고 그들이 가진 부의 정신을 ‘에이펙스 스피릿(apex spirit)’이라 명명할 것이다. 에이펙스란 피라미드의 맨 꼭대기 층을 말한다. 정점 혹은 최상위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 생태계 안에 먹이사슬이라는 생존 피라미드가 존재하는 것처럼 인간 세상에도 이런 피라미드가 존재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분제도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 세상에는 천민이나 노예, 평민, 귀족, 군주로 이어지는 권력의 피라미드가 존재했다. 자연계의 먹이사슬처럼 물리적으로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관계는 아니지만 인간 세상의 피라미드 또한 상위층과 하위층은 명확하게 구분되었으며 상위층이 하위층을 지배하고 하위층의 노동력이 상위층의 에너지 공급원이 되어 왔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분제도는 세대를 이어 대물림되었다. 부모가 노예이면 자식도 노예가 되어야 했고, 부모가 귀족이면 자식도 귀족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였다.
세상이 바뀌고 사람들의 의식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신분제도는 자취를 감추었다. 지극히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신분에 의해 사람을 가르는 제도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노예도 없고 귀족도 없으며 군주도 존재하지 않는다(아직도 왕이 존재하는 나라들이 있지만 대부분 예전처럼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왕이 아니라 전통적이고 형식적인 개념의 왕일 뿐이다). 하늘 아래 만인은 위아래 없이 평등하다는 개념이 보편타당한 것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신분을 구분 짓는 제도가 사라지고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대에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층구조가 존재한다. 다만 그 구분의 기준이 신분에서 재산, 즉 돈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신분의 피라미드가 재산의 피라미드로 바뀐 것이다. 이를 부의 피라미드라고 할 수 있다. 그 개념을 간단히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부의 피라미드 맨 밑바닥에는 지극히 가난한 사람들인 푸어(poor)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타고난 재산도 없고 벌어 놓은 재산도 없이 힘들게 허드렛일 등을 하며 겨우 입에 풀칠만 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거나 여기저기 돈을 빌려 겨우 버티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의 수입은 생활에 필요한 최소 소비조차 따라갈 수 없기에 저축이나 보험 같은 자산의 축적은 생각할 수 없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자산의 증가가 일어나지 않는다. 일을 그만두게 되면 당장 수입이 끊겨 버리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죽는 날이 곧 노동이 멈추는 날이다.
그 위에는 가진 것 없이 태어났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자산을 축적하여 먹고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바로 고퍼(gopher)다. 이들은 비록 가난하게 태어났지만 열심히 공부를 하여 직장에 들어가거나 소규모 사업을 하는 등 자신만의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한다. 그리고 남은 돈을 모아 자산을 축적한다. 집을 사거나 자동차를 굴리는 등 자신의 상황에 맞게 소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며, 많진 않지만 여유자금을 이용하여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한정적인 투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고퍼는 수입이 소비와 비슷하거나 약간 앞서는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에 늘 돈에 쪼들리며 빠듯하게 산다. 게다가 자신의 노동이 곧 수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일을 멈추게 되면 수입도 끊기게 된다. 은퇴하거나 일자리를 잃게 되면 수입이 사라지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노동의 대가로 받은 돈을 저축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일을 그만둔 후에도 그 동안 벌어둔 돈을 소비하며 노후를 버틸 수는 있다. 운이 좋은 사람은 약간의 연금이나 은행이자, 혹은 임대료 등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입이 끊긴 이후에도 소비는 끊기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감소하며 죽을 때까지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리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노후자금이 부족하여 평생 힘들게 모은 돈으로 장만한 집을 담보로 생활을 영위하기도 한다. 고퍼 또한 푸어처럼 평생 돈의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고퍼 위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부자들인 리치(rich)가 있다. 이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한 부류는 소위 금수저라고 하는,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난 사람들이고, 다른 한 부류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자리에 올라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다. 직장에서 임원의 자리에 올라 수억대 연봉을 받으며 편안하게 사는 사람들, 혹은 전문가로 성공하여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이 후자에 해당한다. 어떤 부류가 됐든 이들은 돈에 대한 걱정이 그다지 크지 않다. 자녀의 교육비나 결혼자금, 노후자금 등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으며 죽을 때까지 돈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있다. 그들의 수입은 소비를 훨씬 능가할 정도로 크고 금융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한 자산도 많아 늘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리치의 경우 대개는 자신의 직업을 통해 수입을 올리지만 그 외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양한 수입원이 있어 은퇴한 후에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들이 가진 자산 규모는 부자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지만 부의 피라미드 최정상에 있다고 보기에는 조금 아쉬운 사람들이다.
부의 피라미드 최정상에는 아주 큰 부자들인 에이펙스(apex)가 있다. 수십억에서 수천억까지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지나치게 폭이 넓은 것 같긴 하지만 이들은 상위 1% 이내, 혹은 그보다 적은 숫자의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이 부자들 역시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한 부류는 소위 다이아몬드수저라고 하는, 태어나면서 많은 자산을 물려받은 사람들이다. 슈퍼리치의 자녀들, 혹은 재벌이나 돈 많은 기업가의 자녀들이 이에 해당한다. 다른 한 부류는 물려받은 재산 하나 없이 무일푼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이용하여 큰돈을 번 사람들이다. 이들은 필요한 소비를 충당하고도 남을 만큼 압도적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며 그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전혀 겪지 않는다. 항상 여유자금이 발생하며 이러한 자금은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되거나 사업을 하는 데 재투자된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가치는 노동을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가치를 초월하여 일을 멈추어도 수입이 줄어들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자산이 증가한다. 이들은 돈에 대한 걱정을 초월하여 산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니 그 경계를 어디까지라고 두부 자르듯 명확히 구분할 수는 없지만 부의 피라미드는 이렇게 네 단계, 에이펙스(apex), 리치(rich), 고퍼(gopher), 푸어(poor)로 나뉘어 있다.
자연 생태계 피라미드에서는 그 관계가 절대불변이다. 피라미드의 구조가 절대 뒤바뀌는 일이 없다. 풀을 뜯어먹고 사는 메뚜기가 어느 날 갑자기 쥐를 잡아먹는 뱀이나 솔개의 자리에 오를 수 없으며, 최종소비자인 솔개가 어느 날 1차 소비자의 자리로 추락하여 풀을 뜯어먹지도 않는다. 하지만 자연 생태계의 피라미드에 비해 인간사회의 피라미드는 개념적인 것일 뿐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하고 절대 고정되어 있지 않다. 피라미드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도 얼마든지 노력에 의해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우리 주위에서 그런 사례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재산 한푼 없던 빈털터리가 수백억의 자산을 가진 부자로 탈바꿈한 사례가 심심찮게 들려오곤 한다. 물론 반대로 정상의 자리에서 순식간에 최하위층으로 추락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일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보다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부의 피라미드는 평범한 사람들도 언제든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피라미드의 정상으로 가는 문이 활짝 열려 있다는 것이 부의 피라미드가 자연계의 피라미드와 다른 점이다.
부의 피라미드에서 가장 꼭대기에 있는 사람, 즉 지속적으로 자산의 증가를 이뤄내고 평생을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들이 바로 에이펙스다.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처럼 이들도 부의 피라미드 최정상에 서 있다. 그런데 에이펙스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한 부류는 부모를 잘 만난 덕분에 자신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고, 다른 한 부류는 타고난 건 없지만 순전히 자신의 노력만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 중 재벌 2세나 3세, 4세들이 전자이고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같은 사람들은 후자에 해당된다.
태어나 보니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재벌인 사람들에게서는 별로 배울 것이 없다. 그들은 스스로 노력해서 부자가 된 게 아니라 자신이 누리는 부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무일푼으로 태어났어도 부자가 되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막대한 부를 물려받고서도 그 돈을 다 잃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서 그들은 이 책에서 다룰 에이펙스가 아니다. 여기서 다룰 에이펙스는 스스로의 힘으로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진정한 승리자,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가난을 극복하고 피라미드의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이다.
혼자만의 힘으로 피라미드의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그들만의 확고한 정신세계를 갖추고 있다. 돈에 대한 생각, 사람에 대한 생각, 삶에 대한 생각, 자산에 대한 생각, 투자에 대한 생각, 사업에 대한 생각 등 모든 것이 남다르다. 사람에 따라 그 정신세계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크게 성공하고 부를 거머쥔 사람들 사이에 공통으로 흐르는 정신이 있다. 그들이 가진 이러한 남다른 정신세계를 ‘에이펙스 스피릿(apex spirit)’이라 한다. 즉 혼자만의 힘으로 부의 피라미드 최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준 정신이 에이펙스 스피릿인 것이다. 그들이 가진 정신은 부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과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 에이펙스들이 가진 정신세계를 파헤쳐 보려고 한다.
에이펙스의 반대편에는 고퍼가 있다. 평생을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열심히 살아도 결국 나이 들어 은퇴하고 나면 모아둔 돈을 축내며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고퍼는 땅에서 사는 땅다람쥐를 의미하는 단어다. ‘부지런한 사람’을 비유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고퍼들은 땅다람쥐처럼 한평생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며 돈을 벌지만 결국 피라미드의 정상에는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어느 정도 수준에서 멈춰 서고 만다. 앞서 언급한 푸어(poor) 층도 고퍼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이 책에서는 고퍼를 피라미드의 아래 두 층을 지칭하는 용어로 폭넓게 사용할 것이다. 왜 고퍼들은 평생을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사는데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일까? 그들은 에이펙스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에이펙스 스피릿과 함께 고퍼들이 가지고 있는 고퍼 스피릿도 살펴볼 것이다.
돈을 인격체처럼
존중하고 사랑한다
르상티망을 벗어 던지고 돈을 사랑하라
에이펙스와 고퍼의 생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는 뭐니 뭐니 해도 돈을 바라보는 시선, 돈에 대한 개념,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이다. 부자들의 머릿속에 있는 돈의 개념은 고퍼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우선 고퍼들은 돈에 대한 생각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그들은 돈을 ‘원수’로 여긴다.
현대사회에서 모든 재화와 서비스는 돈으로 거래되고 있으니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쌀도, 옷도, 집이나 차도 돈으로 사야 하며, 교육이나 인터넷 서비스도 돈을 내야만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애를 낳을 때나 죽을 때도 돈이 필요하다. 그러니 돈이 없으면 먹고, 자고, 입고, 즐기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대로 가지거나 누릴 수 없다.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은 싼 걸 선택해야 하고 집이나 차도 작은 것을 택할 수밖에 없다. 자녀들을 마음 놓고 학원에 보낼 수도 없으며 인터넷 서비스도 값싼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 모든 것을 아낌없이 누리기 위해서는 열심히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된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옷, 좋은 음식을 먹으려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마음만 있을 뿐, 안타깝게도 돈은 그리 쉽게 벌리지 않는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더 힘들게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다 보면 삶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위해 사는 것처럼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이 든다. 돈에 발목이 묶여 있다 보니 고퍼들은 자신의 삶을 옥죄고 괴롭게 만드는 근본 원인을 돈이라고 여긴다. 돈만 아니면 자기 삶이 훨씬 자유롭고 행복해질 텐데 돈에 치여 삶이 우울하다고 생각한다.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다 보니 오히려 미움만 커진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자신을 ‘돈 벌어오는 기계’라고 비하하며 배우자나 자식 등 주변 사람들을 향해 원망의 화살을 돌리기도 한다. “이놈의 돈!” 하면서 한탄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버리지 못한다. 원수처럼 여기면서도 늘 원수를 잡기 위해 꽁무니를 죽어라 따라다닌다. 그렇게 해도 안 되면 “돈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거나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어”라며 자신의 가난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성경 말씀을 절대 진리처럼 여기며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 애쓴다. 하지만 이는 솔직한 감정이 아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닿을 수 없어 포도를 놓친 여우가 “저 포도는 신 포도일 거야”라고 합리화한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속이는 것이다.
돈에 대한 이러한 고퍼들의 생각, 즉 돈을 원수처럼 생각하거나 업신여기는 이들의 마음이 돈이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다. 누군가를 지독하게 미워하고 원수처럼 대하면서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고 하면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넌 내 원수야. 하지만 난 네가 좋아. 그러니 나와 친하게 지내자”라고 하면 상대방이 그 말을 들어줄까? 원수는 원수일 뿐, 절대 가까워지지 않는다. 고퍼가 힘들고 고달프게 살면서도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들이 ‘원수’라고 여기는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돈에 가까워질 수 없기 때문에 드러내는 르상티망(ressentiment)인지도 모른다. 르상티망이란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나 원한, 열등감, 증오 등이 뒤섞인 감정’을 말한다. 철학자 니체는 르상티망에 의해 본래의 인식과 판단 능력이 왜곡될 수 있다고 했는데 그의 말을 원용하자면, 가난한 사람들이 돈에 가까이 갈 수 없고 많은 돈을 품을 수 없는 데서 오는 감정이 돈을 원수처럼 여기거나 경멸하도록 만드는 것이라 여길 수 있다. 사랑이 지나치면 증오가 된다는 말이 있다.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곁을 내주지 않으면 어느 순간부터 걷잡을 수 없이 미워지는 것처럼,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니 돈을 경멸의 대상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돈은 자신을 미워하고 원수처럼 여기는 사람에게는 가까이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돈에 마음이 있을 리 없고 사람을 가릴 리 없지만 묘하게도 그 법칙은 딱 들어맞는다. 가난한 사람 치고 돈을 존중하고 인격체처럼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다. 물론 돈이 없고 돈 때문에 고생을 하다 보니 돈을 지긋지긋한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돈을 원수로 여기는 사람에게는 돈이 붙지 않는다.
에이펙스는 돈에 대한 생각이 고퍼와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돈을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 귀하고 소중한 것으로 여긴다. 그들은 돈을 자식처럼 여기고 귀인처럼 존중하며 돈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다룬다. 한 푼의 돈도 우습게 여기지 않고 의미 없이 쓰려고 하지 않는다. 돈이 곧 인격이기 때문에 돈이 없으면 제대로 된 인격도 갖출 수 없다고 믿는다. 에이펙스들은 돈이 없어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절을 벗어나 돈이 많은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돈이 없는 삶과 돈이 있는 삶의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들은 돈이 없으면 불편한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돈이 없으면 인간의 존엄조차 제약될 수 있으며, 돈이 없으면 불행해지기 쉽다는 것을 잘 안다.
그들은 돈이 많을수록 인생에서의 자유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잘 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 힘 있는 사람들에게 굽실거리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을 자유,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일로부터 떨어져 삶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자유 등이 돈으로부터 나올 수 있음을 안다. 그들은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유도가 높아져 원하는 행복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기에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식의 르상티망은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은 큰 부자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관념적으로만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으며, 돈을 사랑하면 그 돈이 다른 돈을 끌어당긴다는 것을 잘 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시작한 사업을 420억 원에 매각하고 큰 부자의 자리에 오른 후배에게 직장생활을 할 때와 부자가 된 이후의 ‘삶의 변화’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완전히 다른 세계예요. 돈이 많다는 것이 단순히 금전적 풍요로움만 주는 게 아니라 세상을 보고 즐기는 눈을 다르게 만들어주더라고요.”
에이펙스는 늘 돈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돈을 사랑하는 사람처럼 소중히 다룬다. 누군가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면 그 사람을 믿고 따르듯 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돈이 따라온다.
에이펙스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그들이 쓴 부자가 되는 방법에 관한 책을 읽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개념이 바로 이것이다. “돈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 현재 가난하거나 늙어서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저축하며 사는 고퍼들은 돈이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 부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불법이나 편법적인 요소를 통해 돈을 모았기에 그런 것 없이 정직하게만 살아서는 큰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큰 부자들은 돈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대한다. 돈은 나쁜 것이 아니라 삶을 보다 풍족하고 여유롭고 자유스럽게 만들어주는 수단이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말한다. 물론 부자가 된 사람들 중에는 정직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실화를 다룬 영화 <블랙 머니>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부정과 결탁하여 옳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들도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의 얘기일 뿐이며, 에이펙스가 된 사람들 모두가 돈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로젠탈 효과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은 돈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들은 자신도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굳게 믿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부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반대로 고퍼들은 돈에 대한 의지가 에이펙스만큼 강하지 않다. 조금 노력하다 안 될 것 같으면 자신은 재물운을 타고나지 못해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포기하거나,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부자들의 가르침을 의심한다. 그래서 비록 열심히 일을 하지만 부자가 되지 못하고 평생 고생만 하다 끝나고 만다.
생각은 행동을 지배한다. 그리고 행동은 성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돈을 원수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돈을 가까이할 수 없다. 돈을 자식처럼 여기고 귀한 손님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싫다고 해도 돈이 따라온다. 돈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고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돈은 늘 신기루처럼 멀리 달아날 뿐이다. 고퍼들이 에이펙스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영화 <존 Q>를 보라. 돈이 없으면 아이가 죽음 앞에 놓였을 때도 손쓸 방법이 없다. 그런 삶이 행복할까? 또 다른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어떤가? 돈이 없어 아들과 화장실에서 신문지를 깔고 자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주인공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돈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겪어야 하는 가슴 아픈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돈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돈에 대해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들의 잘못된 사례만 봐서 그렇다. 자신도 모르게 세뇌되어 버린 것이다. 내가 아는 부자들 중에는 정직하게 벌고 좋은 일에 돈을 쓰는 사람들도 많다. 아무리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인간답게 살고 싶어도 돈이 없으면 그러한 숭고한 신념도 실현할 수 없다. 돈이 많음을 비난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부자가 되어 돈을 올바르고 좋은 일에 쓰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된다. 돈은 나의 삶을 즐겁고 행복하고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프리패스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의지를 다져야 한다. 의지 없이 우연히 큰 부자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ment prophecy)이라는 것이 있다.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하는데 어떠한 일에 대해 자신이 믿고 있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큰 시험을 앞두고 “이번 시험에서 떨어질 거야”라고 말하면 실제로 낙방을 하게 되고 “이번에는 분명히 붙을 거야”라고 말하면 합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한 것이 하버드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로젠탈과 레노어 제이콥슨의 실험이다. 그들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실시한 후 한 반에서 상위 20%의 학생들을 선발했다. 그리고 그들의 명단을 교사에게 건네며 “지적 능력이나 학업성취 향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8개월이 지난 후 다시 지능검사를 실시하자 이들의 결과가 다른 학생들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의 지능이 실제로 상위 20%에 속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실험을 위해 무작위적으로 뽑힌 아이들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우수한 학생이며 학업성취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학생들 스스로도 그것을 믿음으로써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를 일컬어 ‘로젠탈 효과’라고 하는데 이와 유사한 결과가 이스라엘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입증되었다. 교관에게 미래의 지도자감이라고 알려준 사관생도들이 실제로 더욱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부자가 되려면 돈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돈이 주는 혜택, 돈이 주는 자유, 돈이 주는 긍정적 결과를 받아들이고 돈을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야 하듯,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돈이 없을 때가 돈 벌기 가장 좋을 때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는 마음만 있을 뿐 돈을 넉넉하게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스스로 부자가 되고 싶어도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돈이 없는 상황을 대하는 자세도 고퍼와 에이펙스는 다르다. 살다 보면 돈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사는 동안 몇 번씩은 마치 가뭄이 찾아오듯 쪼들리는 시기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재벌들도 자금 사정으로 인해 휘청거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듯이 말이다. 그 순간에도 에이펙스와 고퍼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생각이 다르다.
우선 고퍼들은 돈이 없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그들에게 돈이 없다는 것은 먹고살 수 있는 자산이 없음을 의미한다. 수중에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는 사실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전전긍긍하며 두려움에 떤다. 근심과 걱정에 휩싸여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돈이 없는 삶은 실패한 삶으로 규정한다.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자신의 삶은 끝났다고 여기며 좌절하거나 심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기에 고퍼들은 돈이 없는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 발버둥친다. 손에 쥔 것을 잃지 않으려 집착하고 어떻게든 돈을 모으려 애쓴다. 싼 옷을 입고 싼 신발을 신으며 싼 음식을 먹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하지만 에이펙스는 돈이 없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고퍼들과 달리 특별해서 ‘돈이 없을 때가 돈을 벌기 가장 좋을 때’라 여긴다. 모 금융기관에서 강제로 명예퇴직을 당한 후 전통시장에서 외국인들에게 보내는 물건을 포장 배송하는 일로 100억대 이상의 자산을 일궈낸 한 친구는 “돈이 없어야 돈을 벌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는 돈이 있으면 쓸 일만 있지만 돈이 없으면 벌 일만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늘 “돈으로 사업하려 하지 말라”고 조언하곤 한다. 돈이 아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용하여 사업을 하라는 것이다. 돈이 있으면 그 돈을 믿고 노력하지 않을 수 있지만 돈이 없으면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게 된다는 것이다.
에이펙스의 상당수는 돈이 많아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아니다. 이케아의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도 그렇고, 자라의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도 그렇다. 부의 피라미드 정점에 있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무일푼에서 시작한 사람들이다. 우리에게 낯익은 대부분의 글로벌 CEO들은 자신의 집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넉넉한 자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의 추월차선》을 쓴 엠제이 드마코, 《백만장자 시크릿》을 쓴 하브 에커, 《돈의 속성》을 쓴 김승호, 모두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몇백 달러 혹은 몇백만 원의 적은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수백억, 수천억 원대의 큰 부자 반열에 올랐다.
우연히 알게 된 모 여자 사업가는 코로나로 인해 모든 기업이 비명을 지르는 상황에서도 한 달 만에 무려 3억 원 가까운 순수익을 냈다. 하루에 천만 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도 하는데, 1년이면 36억 원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큰돈이다. 이 사업가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수중에 가진 돈이라고는 단돈 천만 원뿐이었다. 천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사업을 시작한다고 할 때 그리 큰돈도 아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기에 가진 돈이 많지 않았고 자신이 가진 돈과 여기저기에서 빌린 돈을 합쳐 그것을 종잣돈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창고를 얻을 돈도 없어 비닐하우스를 임대하여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큰 부자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보다 더 적은 돈으로 시작한 사람들도 많다. 세상에 넉넉한 종잣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생각처럼 많지 않다. 웬만한 국내의 제조업체를 능가하는 시가총액을 가지고 있는 에어비앤비(Airbnb)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에서 매트리스 3개를 살 수 있는 보잘것없는 자금으로 시작했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고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모두 단돈 몇 푼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성공한 업체들이다.
에이펙스는 돈이 없는 것을 그리 두렵게 여기지 않는다. 어느 순간 실패에 맞닥뜨려도 자신들이 실패했다고 여기지도 않고 인생의 끝이라 여기지도 않는다. 돈이 없으면 다시 벌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돈이 돌고 도는 것임을 안다. 그래서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 전전긍긍하지 않고, 가진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끌어안으려 애쓰지도 않는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기에 돈이 있을 때가 있으면 없을 때도 있으며, 없을 때가 있으면 다시 있을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들은 돈이 많은 것을 두려워한다. 돈이 없으면 결핍을 느끼고 절박한 심정을 가질 수 있지만, 돈이 많아 현실에 안주하다 보면 절박한 심정을 잊게 되고 부의 피라미드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강의 미끄럼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에이펙스들이 돈이 없는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들이 그렇게 여유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들이 대책 없이 낙관적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무일푼이거나 아주 적은 돈으로 시작해서 부의 피라미드 정상에 선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통해 돈 없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이르는 방법을 알고 있다. 마치 도전하기 어려운 높은 산에 올랐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높은 산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비록 실패하면 돈은 날아갈 수 있지만 그 실패의 과정에서 배운 사업모델, 경험, 네트워크, 정보력 등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하던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자신이 거친 과정을 되풀이하면 또다시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단돈 천만 원으로 시작해 연수익 36억 원을 일궈낸 여자 사업가의 경우 사업이 실패해서 가진 것을 다 날리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면 되는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한번 부자가 되어 봤고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방법을 알고 있으니 다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는 것이다.
돈이 없다고 지나치게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고 인생이 실패했다고 자신을 비하할 필요도 없다. 돈이 없을 때가 오히려 돈을 벌 수 있을 때다. 좌절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은 결코 돈을 벌 수 없다. 어려운 상황을 딛고 일어서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돈을 벌 수 있다.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겨우 마음가짐 하나 달라지는 것이라면 밝은 쪽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결코 손해 볼 일이 아니다.
에이펙스 스피릿 1
돈을 인격체처럼 존중하고 사랑한다
사람들은 돈을 좇으면서도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미워하는 사람과 가까워질 수 없듯, 돈도 미워하면 가까워질 수 없다.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생각과 부정적인 인식을 벗어던지고 돈을 아끼며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돈도 나를 좋아하게 된다.
가지지 못한 것보다
가진 것에 초점을 맞춘다
무엇을 보느냐가 삶의 질을 바꿔 놓는다
부자들은 긍정적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적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만나 본 부자들은 모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기질을 가졌다. 거의 예외가 없다. 늘 웃는 얼굴에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목소리가 크고, 부정적인 말은 잘 하지 않는다. 대책이 없을 정도로 낙관적인 성향의 사람도 있었다. 물론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드는 정부 정책이나 각종 규제 등에 대해서는 불평 섞인 말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불평을 한다고 해서 그들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마지막에는 늘 낙관적인 말로 마무리를 한다. 그러기에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항상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나 자신도 그들처럼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과 용기가 생기고 벌써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많았다. 그들에게는 돈이 있으니 집이나 자녀교육, 노후자금 등 경제적 걱정거리가 없어 당연히 즐겁고 긍정적으로 살게 되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것처럼 무의미한 논의가 될 수 있다. 그들이 부자였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변했다기보다 그러한 성격을 가지려고 노력한 것이 그들을 부의 피라미드 정상에 올려놓은 원동력이 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내가 10년 전쯤에 부자들을 연구해보겠다는 마음을 가졌을 때만 해도, 내 주위에는 대부분 부자라고 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만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말 습관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어려운 처지를 비관하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어휴, 이놈의 팔자” 혹은 “아이고, 내 신세야” 하는 말들이 부지불식간에 툭툭 튀어나오곤 했다. 그들 스스로 그런 말을 하면서도 의식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있으면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걱정거리가 불어나고 먹고사는 것이 참 힘들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즐거움이 목적인 만남에서조차 그런 경우가 자주 생기곤 했다.
왜 부자들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데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적이고 비관적일까? 나는 부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차이를 찾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이는 ‘무엇을 바라보는가’에 달려 있었다. 대체로 고퍼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거나 가지지 못한 것에 늘 초점을 맞춘다. 돈, 운, 인복, 기회 등 모든 면에서 자신에게 없는 것, 가지고 있지 못한 것만 생각한다. 좋은 대학을 못 나온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대학을 못 나와서…”라는 말을 달고 산다. “좋은 대학 나와도 별거 없어”라고 말하면 오히려 “넌 좋은 대학을 나왔으니까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거야”라며 나를 타박한다.
부모의 덕을 보지 못한 흙수저들은 “내가 부모를 잘못 만나서…”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내가 돈이 없어서…”, “내가 공부를 못해서…”, “내가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해서…” 등 그들의 말에는 늘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가 물귀신처럼 따라다닌다. 그들의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좋지 못한 결과에 대해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끌어들여 핑계를 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대학을 못 나와서 자꾸 승진에서 누락되고 출세를 못 하는 거야”, “내 부모가 부자가 아니라서 맨바닥에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