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원이 함께 읽은 책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작가는 더 이상 『난쏘공』이 읽히지 않는 시대를 기다렸다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고전. 1975년 발표된 <칼날>부터 1978년 발표된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까지 12편이 수록된 조세희의 연작소설이다. 난장이로 상징되는 1970년대 도시 노동자들의 모습을 빠른 호흡의 단문과 아름다운 문체, 환상적인 기법으로 상징화해 현실과 미학의 뛰어난 결합으로 평가받는다.
개정판에서는 판형과 표지를 새로이 하고, 오늘날의 표기법에 맞게 일부 단어와 문장을 다듬었다. 기존에 실린 문학평론가 김병익, 우찬제의 해설 외에 작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기자이자 작가인 이문영의 글을 새로 실었다.
난쏘공 기획전 타이틀 꾸밈요소
1978~2024
난쏘공이 걸어온 길
  1. 1978년6월 문학과지성사 초판 발행
  2. 1996년100쇄
  3. 2000년7월 이성과 힘 초판 발행
  4. 2005년200쇄
  5. 2007년100만 부 달성
  6. 2017년300쇄
  7. 2024년 2월150만 부 325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작가 사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작가 사진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와 경희대를 졸업하였다.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나 십 년 동안 침묵을 지키며 작품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1975년 『칼날』을 발표함으로써 새로 작가 생활을 시작한 그는 「뫼비우스의 띠」로부터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고통받는 소외계층 일가를 주인 공으로 한 '난장이 연작'을 1978년 열두 편으로 마무리 지었다. 현실과 미학의 뛰어난 결합으로 평가된 이 연작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묶여 간행되었으며, 작가는 그 뒤 『시간여행』과 『침묵의 뿌리』를 출간하였다. 2022년 12월 25일 타계하였다.

뫼비우스의 띠 금속 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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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난쏘공'은 : 서점원이 읽은 난쏘공

각자의 평범한 천국으로 가기 위한 '난쏘공' 속 인물들의 물장구가
어찌 아귀 지옥에 이르렀다 말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비극이 아니었다. 나에겐 나는 다를 것이라는 또 하나의 희망이었다.
그래서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나의 결렬한 물장구를 필사적으로 쳐볼 뿐이다.
가봐야 안다. 그 끝이 지옥은 아닐 거다. 나는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선택을 할 뿐이다.

김우현 (매장사업팀 수원시청역점)
달동네, 재건축, 더크로스의 노래
필독 도서로 읽게된 난쏘공은 그 제목과 노래로 인해 잊을 만 하면 떠오른다
어린 시절에는 내가 모르는 세상에 대한 비밀을, 어른에게는 현재의 우리의 삶을 들춰낸다
아직도 중고 책으로 유통되는 것을 보면 시대를 관통하는 가난, 가족, 현실에 관한 이야기로 내용은 드문드문 기억나지만 노래와 함께 평생 뇌리에 남아 지금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명작이다

김종현 (매장사업팀 천안신불당점)
<난쏘공>을 읽고 노트에 이런 문장을 적었던 기억이 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고 소설은 패자의 기록이다.'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 살았던 누군가가 그가 맞닥뜨린 삶의 문제에 맞서 투쟁했다는 사실은, 결국 패배했을지라도 끝까지 싸웠다는 사실은 어쩐지 위로로 다가온다. 그건 우리의 삶이 승자가 아닌 패자의 모습을, 난장이의 모습을 띄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실제인 역사보다 허구인 소설이 더욱 진실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적어도 이 소설에서만큼은 그렇다.
강형인 (매장사업팀 이수역점)
분필 날리는 시절, '짧은' 난쏘공을 해체하는 선생님 앞에서 남모를 웃음을 흘린 적 있었다. 해설하지 않아도 인물의 심정이 저릿하게 새겨지는 글이 있을 터. 벌레 외피가 돌아다니는 집에서 책가방을 챙겨 세속적인 꿈을 꾸던 내게 이 소설이 그랬다. 아직도 '동네'에는 그때와 같은 현수막이 걸리고 나는 오래전 읽었던 소설에 책갈피를 꽂았다. 엄마의 책장에서 늙어 부서지던 땅에 혁명의 깃발이라도 세운 것처럼.

윤희선 (매장사업팀 천호점)
이 책이 읽히지 않는 날이 온다면 그건 이 책의 내용이 더는 공감 받지 못하는 '좋은 세상'이 되었기 때문일까, 혹은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 날이 와버렸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후자가 더 가까운 것만 같은 세상에서 이 책은 150만 부의 판매 기록을 올리며 살아남았다. 이 책의 배경인 1970년대에는 아득하게 먼 미래 세계 같았을 2024년에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난장이로 살아가며 이 책을 각별하게 여긴다. 좋은 책이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다는 소식 앞에 마음이 저릿하다. 언제쯤 우리는 이 소설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조선아 (도서팀)
초등학교 5학년 논술 수업 시간, 이 책을 처음 접하고 느낀 불쾌한 기분은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아주 가끔씩 영희의 기분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내가 난쟁이 나이에 가까워져 직접 집을 알아보기 시작할 즈음, 문득 '난쏘공'이 떠올랐다. 20년 동안 난쟁이는 더 작아졌고, 거인은 더 커졌다. 아직까지도 이 책이 읽힌다는 역설적인 사실 때문에 2024년 다시 이 책은 읽혀야만 한다.

나다영 (투비컨티뉴드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백사마을,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어린 시절 동네 꼬마들이었던 나와 친구들은 '10번 종점'이라고 더 많이 불렀다. 그 당시엔 몰랐는데, 모르고 지나갔는데, <난쏘공>은 그때도 현재 진행형이었다. 며칠 전 뉴스에서는 '드디어'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가 재개발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1960년대 후반 서울 도심 개발의 여파로 이주해 온 철거민들이 모여 형성된 마을이 최고 20층 높이에 2천여 세대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고. 떠나온 십수 년 사이 흩어진 동네 꼬마들, 다들 어디서 이 소식을 듣고 있겠지.

박동명 (도서팀)
더 이상 자신의 책이 읽히지 않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말했던 작가의 뜻을 다시금 생각한다. 언제쯤에야 어느 곳에서도 이 책이 읽히지 않을 수 있을까. 아직도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난쏘공』 이 유효한 시대에 살아야 한다면,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진 사람들과 함께 지옥에 머물며 계속해서 공을 쏘아 올리고 싶다. 공이 달에 닿을 때까지. 그리고 그때에 가서 ‘아, 그런 책이 있었지.’ 하면 좋겠다.

강나래 (전자책팀)
은강에서 난장이의 아들이 하고 싶어한 '선반' 작업, 공작기계 일은 우리아빠 직업이었다. 18살이던 아빠는 새벽 다섯시에 나가 밤 열두시에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며 선배의 구두를 닦아주며 곁눈질로 일을 배웠다. 아빠의 손톱엔 대체로 기름때가 껴 있었고, 군청색 작업복엔 검은 때가 묻어 있었다. 세상에 많은 난장이가 있듯, 우리 아빠도 난장이였던 것이다.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고 말해주는 '난쏘공'이 있어 비로소 외롭지 않았다. '낙원구 행복동'처럼 철거민들이 쫓겨난 '서대문구 현저동'을 지나 영천시장에서 떡볶이를 사먹을 때도, 동네에 걸린 재개발 정비계획 환영 현수막을 볼 때도 나는 그 난장이와 난장이의 자식들을 생각한다. 옷핀처럼 찌르는 이 소설의 문장 하나하나는 그렇게 늘 나와 함께 있다.
김효선 (도서팀)
난쏘공 기획전 타이틀 꾸밈요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밑줄 긋기

P. 12

혁명이 필요할 때 우리는 혁명을 겪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라지 못하고 있다. 제삼세계의 많은 나라가 경험한 그대로, 우리 땅에서도 혁명은 구체제의 작은 후퇴, 그리고 조그마한 개선들에 의해 저지되었다. 우리는 그것의 목격자이다.
―「작가의 말」

P. 24

“아파트 입주 능력이 없어서 팔아 버린 것 아냐? 그런데 이제 와서 무슨 이야길 하는 거야?”

P. 40

그는 증오하는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P. 41

그는 직장에서, 지하도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그리고 숱한 배기가스 속에서 쫓기며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자신을 느낀다고 말했었다.

P. 47

아들은 아버지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 아들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을 것이다. 너무나 바르고 너무나 옳은 그 생각들은 아들을 또 얼마나 괴롭힐 것인가?

P. 63

달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사육사들이 조명장치를 해놓은 사진을 어디에선가 보았다. 닭장 속의 닭들이 겪는 끔찍한 시련을 난장이도, 저도, 함께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P. 64-65

“아저씨.”
신애는 낮게 말했다.
“저희들도 난장이랍니다. 서로 몰라서 그렇지, 우리는 한편이에요.”

P. 76

그는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너무나 끔찍하다고 했다. 그의 책에 의하면 지상에서는 시간을 터무니없이 낭비하고, 약속과 맹세는 깨어지고,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눈물도 보람 없이 흘려야 하고, 마음은 억눌리고 희망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일 끔찍한 일은 갖고 있는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는 일이다.

P. 93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P. 93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P. 100

아버지는 그동안 충분히 일했다. 고생도 충분히 했다. 아버지만 고생을 한 것이 아니다.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할아버지 -또- 대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P. 104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계획이 아니었다. (...)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고통을 알아주고 그 고통을 함께 져 줄 사람이었다.

P. 107

“사이다, 포도, 라면, 빵, 사과, 계란, 고기, 쌀밥, 김.” 명희는 나의 손가락 하나를 마저 짚지 못했다.

P. 107

아버지의 신장은 백십칠 센티미터, 체중은 삼십이 킬로그램이었다. 사람들은 이 신체적 결함이 주는 선입관에 사로잡혀 아버지가 늙는 것을 몰랐다.

P. 111

우리는 무슨 일이 있든 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하지 않고는 우리 구역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공부를 한 자와 못 한 자로 너무나 엄격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P. 117

“사람들은 사랑이 없는 욕망만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 한 사람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만 사는 땅은 죽은 땅입니다.”

P. 121

“우리는 우리가 받아야 할 최소한도의 대우를 위해 싸워야 해. 싸움은 언제나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이 부딪쳐 일어나는 거야. 우리가 어느 쪽인가 생각해 봐.”

P. 125

“폭력이란 무엇인가? 총탄이나 경찰 곤봉이나 주먹만이 폭력이 아니다. 우리의 도시 한 귀퉁이에서 젖먹이 아이들이 굶주리는 것을 내버려 두는 것도 폭력이다.”

P. 126

“뭘 하겠다는 게 아냐.”
형이 말했다.
“나는 책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보는 거야.”

P. 127

한결같이 영양이 나쁜 얼굴들이었다. 거기서는 눈물 냄새가 났다. 나는 눈물 냄새를 가슴으로 맡았다.

P. 131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식들이 전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첫 번째 싸움에서 져 버렸다.

P. 139

우리의 밥상에 우리 선조들 대부터 묶어 흘려보낸 시간들이 올라앉았다. 그것을 잡아 칼날로 눌렀다면 피와 눈물, 그리고 힘없는 웃음소리와 밭은기침 소리가 그 마디마디에서 흘러 떨어졌을 것이다.

P. 190

우리나라에서 십대 노동자에 대해 죄스러운 마음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P. 191

난장이 아저씨의 아들딸과 그 어린 동료들이 겪는 일을 보고 느낀 것이 있습니다. 197X년, 한국은 죄인들로 가득 찼다는 것입니다. 죄인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P. 231

아버지의 시대가 아버지를 고문했다. 난장이 아버지는 경제적 고문을 이겨내지 못했다.

P. 241

어머니의 가계부는 이런 내역들로 꽉 찼다.나는 은강에서의 생존비를 생각했다. 생활비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생존비였다.

P. 245

아버지는 열심히 일했다. 열심히 일하고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잃었다. 그래서 말년의 아버지는 자기 시대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었다.

P. 246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강요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일하고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사랑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사랑으로 평형을 이루고,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리아재비꽃 줄기에까지 머물게 한다.

P. 251

은강 노동자들이 똑같은 생활을 했다. 좋지 못한 음식을 먹고, 좋지 못한 옷을 입고,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오염된 환경, 더러운 동네, 더러운 집에서 살았다.

P. 253

나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사랑 때문에 괴로워했다. 우리는 사랑이 없는 세계에서 살았다.

P. 268

“아버지가 그린 세상에서는 지나친 부의 축적을 사랑의 상실로 공인하고,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 집에 내리는 햇빛을 가려 버리고 바람도 막아 버리고, 전깃줄도 잘라 버리고, 수도선도 끊어 버린다. 그 세상 사람들은 사랑으로 일하고,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비도 사랑으로 내리게 하고, 사랑으로 평형을 이루고,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리아재비꽃 줄기에까지 머물게 한다. 아버지는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을 벌하기 위해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믿었다. 나는 그것이 못마땅했었다. 그러나 그날 밤 나는 나의 생각을 수정하기로 했다. 아버지가 옳았다. 모두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다. 예외란 있을 수 없었다. 은강에서는 신도 예외가 아니었다.”

P. 278

“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동료들이 열심히 부를 생산하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라고 목사는 말했다. “그러나 부를 생산하고도 그것을 제대로 나누어 받는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못 보았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P. 290

시퍼런 칼을 맞아 살이 찢겨 파이고 칼자리에서는 피가 흐르는데 그 상처에 소금을 뿌려 넣는 무엇의 정체를 나는 알 수 없었다. 행복동 시절을 생각하면 언제나 슬픔이 앞섰다. 난장이네 큰아들로 태어나 자란 나는 정말 불행하게도 무엇을 선택할 기회를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P. 307

나는 일 분 가량 잠수해 있었다. 풀 밑바닥 모퉁이에 몸을 오그리고 앉아 느끼는 일 분 동안의 숨막힘, 일 분 동안의 거짓 절망이, 나중에 잃게 될 내 세계와 지금 멀어져 버리는 괴로움으로 변해 나를 죄어 왔다.

P. 333

이런 억압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은 있을 수 없으며,그 억압을 정면으로 받는 중심에 있는 사람으로서 자기의 저항권 행사를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보든가 생존을 포기한 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P. 337

하루하루 열심히 혁명을 준비하며, 그러나 오늘도 오지 않은 그 혁명을 지치지도 않고 기다리는 자들과 나는 거리를 두고 앉아 조용히 들었다.

P. 334-335

앙상한 뼈와 가시에 두 눈과 가슴지느러미만 단 큰가시고기들이었다. 수백수천 마리의 큰가시고기들이 뼈와 가시 소리를 내며 와 내 그물에 걸렸다. 나는 무서웠다. 밖으로 나와 그물을 걷어 올렸다. 큰가시고기들이 수없이 걸려 올라왔다. 그것들이 그물코에서 빠져나와 수천수만 줄기의 인광을 뿜어내며 나에게 뛰어올랐다.

P. 335

사람들의 사랑이 나를 슬프게 했다.

P. 350

우리는 너무 바쁘기만 했다. 그동안 바빴던 것은 과연 우리의 가치를 위해서였을까? 짧은 시간이지만 생각을 해보자.

P. 364

지구에 살든, 혹성에 살든, 우리의 정신은 언제나 자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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