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만화를 전공했다. 만화가 너무 좋아 만화가를 꿈꿨으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만화책을 만들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오타쿠 딸아이 하나와 다섯 고양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오늘도 짝꿍과 열심히 일하는 중. 문학동네의 『극락왕생』 『기억의 해부학』 『남남』(5, 6권) 『도토리 문화센터』 『효정의 발화점』 등을 비롯해 『걷지 않는 다리』 『고양이 타타』 『막내 황녀님』 『미래의 골동품 가게』 『작전명 순정』 『울프 인더 하우스 나이트폴』 등 수많은 웹툰단행본의 본문을 편집, 디자인했다. 번역서로는 『가라오케 가자!』 『여학교의 별』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등과 같은 일본만화를 중심으로, 소설 『미드나잇 스완』, 인터뷰집 『그 너머의 세계로: 슬램덩크 장학생 인터뷰』, 만화 작법서 『만화의 원리』 등이 있다.
한국은 태권도, E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웹툰 종주국이다. ‘K-웹툰’이라고 불릴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콘텐츠로서, 여러 국가에서 웹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웹 서비스만큼이나 활발한 것이 바로 웹툰을 책으로 옮겨와 만든 웹툰단행본의 출판. 출판 시장이 비교적 호황인 국가, 특히 유럽권에서는 한국 웹툰을 감상하거나 검토할 때 단행본을 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 해외 출간으로 이어지는 작품 역시 많다.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 웹툰은 소장할 수 있는 실물의 책 형태로서 독자들, 특히 작품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팬들을 만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온라인에서 감상하는 웹툰은 장르 특성상 서비스가 종료되면 더이상 감상이 어려워지지만, 책의 모습으로 남는다면 언제든 어디서나 볼 수 있기도 하다. 현승희 디자이너는 이처럼 웹을 통해 보는 만화를 지면으로 옮겨와 책이라는 실물의 형태로 만드는 일을 하며, 작품을 더 넓고 많은 독자들의 품속에 보다 안정적이고 영구적인 모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웹툰단행본 전문 디자이너다.
웹툰을 책으로 옮기는 과정은 쉽지 않다. 웹툰은 기본적으로 세로로 무한한 캔버스에서 그려진다. 이에 따라 스크롤을 끝없이 내리게 만드는 기나긴 세로 연출, 속도감과 박진감을 자아내기 위한 사선 모양의 컷들이 웹툰 연출의 묘미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종이책으로 옮겨오면 어떻게 될까.
책은 판형이라는 한정된 캔버스를 가진 매체다. 가장 흔한 판형인 A5 사이즈(가로 148mm, 세로 210mm) 속에 무한한 캔버스를 무대로 삼던 웹툰을 담는 것은 상상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현승희 디자이너는 설명한다. 기나긴 컷 중 꼭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하고, 살벌한 각도의 사선 컷을 깎아 한 페이지에 ‘잘’ 배치해 넣으면 된다고. 이 ‘잘’을 현승희 디자이너가 오랜 노하우를 총망라하여 『웹툰단행본 편집 가이드북』에 일목요연하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