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5일 :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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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지금

탐정... 좋아하세요?

한국문학 사랑 선생님들은 어떤 시리즈물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홍민정 선생님의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를 좋아하고요,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시리즈 첫 권 '나의 눈부신 친구'를 재미나게 읽고서 시간이 좀 생기면 2부부터 독파하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1권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읽었고, 캐드팰 탐정이 활약할 2권을 읽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정세랑 작가가 캐드펠 수사 시리즈 완간 30주년 기념 개정 복간에 추천사를 더하기도 했습니다. '엘리스 피터스가 육십대 중반에 이처럼 대단한 시리즈를 시작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마음에 환한 빛이 든다. 먼 길을 다녀와 켜켜이 쌓인 지혜를 품고 유적지를 직접 걸으며 작품을 구상했을 작가를 상상하고 만다...' 라는 작가의 말을 읽노라면 한때 금성이었던 도시, 경주를 누비며 작품을 구상했을 작가 정세랑을 함께 상상하게 되기도 합니다. + 더 보기

83쪽 : 사로잡혀버리는 쪽을 가엽게 여겨야 해. 보기엔 다 같아보여도 구운 토기와 굽지 않은 토기처럼 강하고 약함에 차이가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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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지금 _3문 3답

Q : 첫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에 이어 이번 시집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도 벌써 SNS 피드에 놓인 장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참 귀엽죠? 귀여우니까...... 좋아하실 거예요. 어디에나 두루...... 잘 어울릴 거고요." <도전! 판매왕, 130쪽> 이렇게 판매하고 싶은, 시집 곁에 두기 좋은 아이템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 제 책상 위에는 립밤, 핸드크림, 스노우볼, 피규어가 있는데요. 꽤 만족스러운 구성입니다. 특히 건조한 계절에 보습 제품은 필수지요. 여기서 뭔가를 더 추가한다면…… 혹시 모를 눈물을 닦기 위한 휴지는 어떨까요? 보습도 중요하지만 인생에는 약간의 제습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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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MD는 지금 스마일

긴 연휴는 재미나게 보내셨을지 궁금합니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는 옛말이 있는데도 연휴에 모처럼 자주 안 보던 사람들을 만나면 설명하고 싶은 욕망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죠. '개구쟁이 스머프'의 등장인물 중 '똘똘이 스머프'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는 어린이였던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추억의 만화의 캐릭터를 모르는 분들께 설명하고 싶은 유혹을 참지 못하고 싶습니다...) 가뜩이나 장년이 된 지금은 더더욱 세상만사를 설명하고 싶은 욕망, 설명하고 '설명충'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갈무리하느라 입술에 힘을 꽉 주고 있습니다.

생각해 봐요. 벌레만큼 위대한 것이 있는지. 그 끈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을 떠올려 보시라고요. 어차피 가만히 있어도 틀딱*, 맘*, 한**, 급식*, 진지* 소리 듣는 마당에 그냥 진짜 벌레가 되어 버리는 편이 여러모로 낫지 않나요? 사실이니까 비난을 들어도 아무 타격 없고.
(19쪽, 「설명충 박멸기」 발췌, 일부 글자를 * 처리했습니다...)

우리가 어느 날부터 몹시 설명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이유는 혀뿌리 안쪽에 촌충, 십이지장충 같은 설명-충이 생겨났기 때문이라는 '뻥'에서 이진하의 소설은 시작됩니다. 어차피 서로가 서로를 이렇게 미워하고 필연적으로 미움받는 시대를 사는 거 차라리 '충'이 되는게 좋다며 소설은 도발합니다. 우리 시대의 첨예함을 유머러스하게, 날카롭게 포착한 짧은 소설이 시원시원하게 표면을 베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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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는 지금 : 창비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그 짧은 문자메시지에 답장하기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을까요. 30분? 1시간? 비슷한 말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차라리 마음을 꺼내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런 일은 불가능하죠.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제 마음을 표현할 언어가 무척 부족하다는 것을요.

이런 일이 저에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겠습니다. 우리는 텍스트가 수없이 쏟아지는 세상에 살지만 글을 읽고 쓰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가 쓰는 말의 범위는 점점 좁아집니다. 그러다보니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기는커녕, 어떤 문장이 좋은 문장인지조차 잊어가는 듯합니다.

그러다 문득, 시를 따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는 한국어의 보물창고라 할 만큼 풍부한 단어로 가득합니다. 따라 쓰는 것만으로 배우는 것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요즘은 구구절절 길게 표현하기보다, 짧고 간결하게 핵심을 짚는 것이 트렌드인 만큼 함축과 은유로 이뤄진 시는 꼭 맞는 텍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시를 따라 쓰다보니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매번 같은 말만 반복해왔는데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졌고, 매일 좋은 문장을 읽다보니 감수성도 깨어나는 듯했습니다. 『시로 채우는 내 마음 필사노트』는 이러한 경험을 나누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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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젊은작가상 백온유

2025년 봄 출간될 제16회 젊은작가상의 대상작이 보도되었습니다. <유원>으로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백온유 작가가 <반의반의 반>으로 대상을 수상했고, 강보라의 <바우어의 정원>, 서장원의 <리틀 프라이드>, 성해나의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성혜령의 <원경>, 이희주의 <최애의 아이>, 현호정의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2020년대에 활발하게 활동하며 좋은 작품을 쌓아온 작가들이 이름을 올려 수상작품집을 만날 봄을 미리 기대하게 합니다.

좋아하는 작가께 경사가 생기면 제 일처럼 기쁩니다. 봄을 기다리며 백온유 작가가 차곡차곡 쌓아올린 작품을 먼저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안쓰럽지 않은 기적의 아이 <유원>의 이야기와 (국립극단에서 연극으로 소개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엄마를 간병하는 '영 케어러'이지만 기특한 청소년이라는 모습에 머물고 싶지만은 시안의 <페퍼민트>를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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