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의 '나의 인문 기행'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자 마지막 책. 이 책에서 그는 세 개의 시간대를 오간다. 두 형의 구명 활동을 위해 미국을 오갔던 1980년대, 트럼프가 당선되기 직전인 2016년, 그리고 팬데믹 시기의 2020년이다. 시간대를 넘나드는 미국 기행 속에서 그가 주로 집중한 것은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이다. 디에고 리베라, 벤 샨, 로라 포이트러스 등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늘어뜨리며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시대를 사유한다.
서경식이 런던, 잘츠부르크, 카셀, 광주 등을 여행하며 ‘근대’를 사유하고, ‘근대 이후’ 인간의 가능성을 탐구한 인문 에세이다. 이 책에서 디아스포라라는 용어의 탈구축을 시도할 뿐 아니라 디아스포라의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문자 텍스트를 포함해 다양한 예술 작품으로까지 시선을 넓힌다.
유럽여행길에서 만난 미술작품들을 소개하는 형식이야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새로운 느낌을 주지 않지만서도, 그동안 많이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대할 수 있어 여전히 신선하다. 그림과 관련한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결코 순탄치 않았던 그의 가족사와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함께 읽을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가 소년 시절 읽은 책들에 대한 사색과 비평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문학적 감수성을 형성해간 과정을 담고있는 산문집이다. 감상에 빠지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어린 날을 돌아본다.밖에서 친구들과 노는 일보다 책읽기를 좋아했던 지은이는 책을 읽기 위해 꾀병을 부려 학교를 빠질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독서를 통해 유년기 성장의 자양분을 얻는 그. 데라다 도라히코에서부터 프란츠 파농에 이르기까지, 10여 년에 걸친 독서 편력 기간은 그가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기간과 정확히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