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국내 최초의 본격 서평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알라딘과 함께 아모레퍼시픽재단의 후원을 받아 〈우주리뷰상〉 공모전을 개최했다.
첫 공모전임에도 500편에 가까운 서평이 투고되어 서평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모작은 한국 독서 문화의 저변을 보여 주듯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책에 걸쳐 있었다.
이 중 1차 심사를 거쳐 총 53편을 추렸고, 이 53편을 심사위원 6명이 신중히 검토해 최종 당선작 8편을 골랐다.
최종 토의 대상이 된 서평에는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대상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선정 과정은 익명으로 진행되었고,
표절 심사와 심사위원과의 이해 충돌 여부까지 점검해 공정성을 확보했다. 당선자들은 학생부터 공무원, 대학 연구원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고,
이런 분포는 주최 측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지 않아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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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국내 최초의 본격 서평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알라딘과 함께 아모레퍼시픽재단의 후원을 받아 〈우주리뷰상〉 공모전을 개최했다.
첫 공모전임에도 500편에 가까운 서평이 투고되어 서평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모작은 한국 독서 문화의 저변을 보여 주듯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책에 걸쳐 있었다.
이 중 1차 심사를 거쳐 총 53편을 추렸고, 이 53편을 심사위원 6명이 신중히 검토해 최종 당선작 8편을 골랐다.
최종 토의 대상이 된 서평에는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대상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선정 과정은 익명으로 진행되었고, 표절 심사와 심사위원과의 이해 충돌 여부까지 점검해 공정성을 확보했다.
당선자들은 학생부터 공무원, 대학 연구원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고, 이런 분포는 주최 측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지 않아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심사는 서평이 책의 내용을 충실히 소개하고 장단점을 분석하며, 서평자 자신의 비판적 평가를 포함해야 한다는 서평의 ‘정석’을 잘 지켰는지에 중점을 두었다.
여기에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와 서평을 읽으면 책을 읽고 싶게 되는 ‘글맛’도 심사 기준에 포함했다.
최우수작 수상자인 김도형은 장애 운동을 다룬 『전사들의 노래』(홍은전 저)와 『출근길 지하철』(박경석·정창조 저)에 대한 서평을 통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의 의미를 조명하고,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전달했다.
대상 서평은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 목소리가 납작하게 단순화되는 과정을 비판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낸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나머지 7편의 수상작 중 강진용(kjy4906)의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양승훈 저)에 대한 서평은 서평자만의 독특한 관점에 근거해서
제조업 전반의 위기를 ‘생산성 동맹의 와해’로 분석하며 도시와 산업에 대한 현대적 시각을 제시했다.
강우근의 『초예술 토머슨』(아카세가와 겐페이 저) 서평은 아서 단토의 비평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성’을 탐구하며 무용한 사물과 행위의 관계를 독창적으로 풀어냈다.
오병현·유희선·조연재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강지나 저) 서평은 빈곤 문제와 관련해서 당사자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개인적 경험이 사회적 이슈로 확장되는 과정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한선규의 『자연에 이름 붙이기』(캐럴 계숙 윤 저)에 대한 서평은 자연을 분류하는 과학적 접근이 인간의 경험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서정적 언어로 재해석하며 인류의 역할을 성찰했다.
김석의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저)에 대한 서평은 이 책의 학술적 위치와 제도적 관점에 대한 저자의 분석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평자의 깊이 있는 통찰을 제안한 점이 돋보였다. ‘관심경제’에 포박된 우리에게 시의적절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제니 오델 저)에 대한 이두은(일기가성)의 서평은 단순 요약을 피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을 노자의 ‘무위’ 개념과 연결해 책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고명재의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에 대한 김회연(kimhoeyeon)의 서평은 필자와 저자 간의 내밀한 대화를 이용해서 고명재의 산문집을 능숙하게 분석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8편의 서평 중에서 대상을 놓고 여러 개의 서평이 경합했는데, 대상을 받은 서평 외에 나머지 세 개도 매우 뛰어난 서평으로 평가되었다.
심사위원들이 보기에 서평자의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킨 서평도 여럿 있었다. 아쉽게 8편의 수상작으로 꼽히지 못한 서평 중에서도 알차고 수준 높은 서평이 여럿 더 있었음을 밝혀 둔다.
아무쪼록 이번 〈우주리뷰상〉 공모전이 대한민국에 서평의 중요성과 재미를 일깨우는 불쏘시개의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며,
심사위원들을 대신해서 여덟 분의 수상자들께 심심한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홍성욱(《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위원,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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