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일어난 상당수의 변화는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며, 심지어 짜릿하기까지 하다. ‘현대’는 여전히 화려한 매혹, 욕망, 야심 찬 열망의 상태를 암시하는 단어다. …… 하지만 그와 동시에, 현대의 도래는 비극의 역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새로운 자유는 무척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것이다. 집단적 광기 혹은 행성 차원의 절멸에 이렇게 가까이 접근한 적이 없었다. 현대성은 우리의 내면과 외면의 풍경을 사정없이 황폐화시켰다.
현대는 우리를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막대한 정서적 통행료도 함께 부과했다. 우리를 소외시켰고, 시기심을 키웠으며, 수치심을 증식시켰다. 서로 갈라놓았으며, 어리둥절하게 만들었고, 진실하지 않은 억지웃음을 짓게 했으며, 성마르고 화가 가득한 사람이 되게 했다.
우리가 재산과 연봉에 관심이 있기는 하지만, 이 관심의 기반은 ‘물질주의’가 아니다. 그저 특정한 물질적 재화를 소유하는 것이 우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갈망하는 정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어버린 세상에 살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물건이나 직함이 아니다. 참으로 가슴 아프게도,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로지 물질적 수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주목받는’ 느낌과 ‘인기 있는’ 느낌이다.
바쁜 사람들은 다른 종류의 과업을 회피한다. 그들은 벌떼처럼 분주하게 활동하지만, 실상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갖는 진짜 감정을 숙고할 시간은 내지 못한다. 그들은 자기가 가는 방향에 대한 조사를 한없이 미루며, 삶의 목적을 이해하는 데 게으르다. 그들의 바쁨은 미묘하지만 강력한 형태의 산만함이며, 사실 일종의 나태함이다.
대상도서 구매 시 (택1, 마일리지 차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