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 커다란 사회적 혼란 중에 있던 2012년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화려한 도시 외양 뒤에 가려진 사람들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이야기가 흥미로워지는 건 베일에 가려진 기억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주인공 일행이 진실에 근접하는 후반부에 이르러서이다. 단단한 현실과 관계에 대한 믿음이 허물어지는 과정은 기이하고도 아련함을 남긴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는 희람과 하나에게 남은 단서는 ‘호랑이 기계’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뿐이다. 모험을 떠난 두 사람이 행운과 우연, 동료들의 조력으로 조금씩 밝혀낸 호랑이 기계의 정체는 듣고도 믿기 어려운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능력을 지닌 이 물건을 찾는 것이 비단 주인공 일행뿐만 아님을 깨닫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