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2일 : 13호
내가 고독해서 얼마나 재밌는지를 알면
옛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쓸쓸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전과는 모든 게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이 하루를 보내며 쓴 비용을 생각하며 조잡스럽게도 이 만남을 위해 헐어 쓴 시간-비용 등이 아까워지기도 합니다. 이 치사스러운 마음을 김경미의 시는 이렇게 씁니다. '마음에 절대로 없는 사람들과 밥을 먹고 / 당연한 듯 밥값을 내고 나오면 // 언제나 백만 원이 나온다'(<나의 백만 원 계산법 - 2021년> 부분) '차라리 양말을 백만원 어치 고를걸' 다소 구질구질하고 솔직한 이 마음을 직시하는 것에서 김경미의 시가 시작됩니다. '두세 달에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약속이라면> 부분),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교제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건 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간결하게 심오한 이 앙금들, 김경미의 서늘한 유머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오욕과 긍지를 읽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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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쓸쓸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전과는 모든 게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이 하루를 보내며 쓴 비용을 생각하며 조잡스럽게도 이 만남을 위해 헐어 쓴 시간-비용 등이 아까워지기도 합니다. 이 치사스러운 마음을 김경미의 시는 이렇게 씁니다. '마음에 절대로 없는 사람들과 밥을 먹고 / 당연한 듯 밥값을 내고 나오면 // 언제나 백만 원이 나온다'(<나의 백만 원 계산법 - 2021년> 부분) '차라리 양말을 백만원 어치 고를걸' 다소 구질구질하고 솔직한 이 마음을 직시하는 것에서 김경미의 시가 시작됩니다. '두세 달에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약속이라면> 부분),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교제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건 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간결하게 심오한 이 앙금들, 김경미의 서늘한 유머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오욕과 긍지를 읽어냅니다.
김경미 시인은 KBS 클래식 FM 「김미숙의 가정음악」을 통해 매일 아침 청취자에게 시를 배달하는 라디오 작가이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김미숙의 가정음악'에서 '이젠 누가 날 싫어한다 해도'라고 시작하는 오프닝 시를 들었습니다. (전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이 '겁나거나 두렵거나 슬프거나 외롭지 않은 평화'로움, 이 평화 안에서 "나는 잘나지 못했지만 혼자 잘났습니다"(<약속이라면> 부분)
- 알라딘 한국소설/시/희곡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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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쪽 :
태어나서
상업 한번 안 해 본 사람과는
철학과 예술을 논할 수 없는걸요
Q :
<러브 몬스터>를 사랑에 미친 ‘몬스터’ 같은 등장인물들, 특히 여자들의 캐릭터성에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여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노여워하지 말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제 생각에, 인간은 대부분 엉망진창입니다. 저를 비롯해서 말입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삶을 운영해나간다는 것은 이 엉망진창인 토대 위에 맥락과 서사를 쌓아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말 무섭고 때로는 지루할 정도로 반복되거나 뒤로 가는 듯한 장대하기 짝이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편씩 완성하고 죽는 게 아닐까요.
제 관심사는 충격적인 사건이 들이닥쳐서, 혹은 내적 충동에 의해, 믿을 수 없이 우연한 사건 때문에, 자신이 만들고 있던 이야기 밖으로 내던져지는 사람들에 있습니다. 자신이 쌓은 맥락과 서사 밖으로 이탈해 기존에 쌓아온 언어로는 도저히 스스로를 설명할 수 없게 된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작든 크든 그런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언어 상실의 순간에 혼란에 찬 눈으로 고개를 드는 사람의 얼굴에는 자꾸 눈이 갑니다. 계기라기보다는 속수무책으로 끌려버리는 겁니다. 그런 위기에 몰린 캐릭터에 매료되는 탓에,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을 쓴다는 말을 자주 듣는 것 같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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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러브 몬스터>를 사랑에 미친 ‘몬스터’ 같은 등장인물들, 특히 여자들의 캐릭터성에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여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노여워하지 말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제 생각에, 인간은 대부분 엉망진창입니다. 저를 비롯해서 말입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삶을 운영해나간다는 것은 이 엉망진창인 토대 위에 맥락과 서사를 쌓아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말 무섭고 때로는 지루할 정도로 반복되거나 뒤로 가는 듯한 장대하기 짝이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편씩 완성하고 죽는 게 아닐까요.
제 관심사는 충격적인 사건이 들이닥쳐서, 혹은 내적 충동에 의해, 믿을 수 없이 우연한 사건 때문에, 자신이 만들고 있던 이야기 밖으로 내던져지는 사람들에 있습니다. 자신이 쌓은 맥락과 서사 밖으로 이탈해 기존에 쌓아온 언어로는 도저히 스스로를 설명할 수 없게 된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작든 크든 그런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언어 상실의 순간에 혼란에 찬 눈으로 고개를 드는 사람의 얼굴에는 자꾸 눈이 갑니다. 계기라기보다는 속수무책으로 끌려버리는 겁니다. 그런 위기에 몰린 캐릭터에 매료되는 탓에,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을 쓴다는 말을 자주 듣는 것 같습니다.(웃음)
Q :
수영장에서 교회로 이야기가 옮겨가는데요, 이 공간들은 특히 중년 여성들이 자주 발견되는 공간들입니다. 이 공간들을 소설의 공간으로 선택하게 된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
정말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아무래도 여성이 가장 자유로워지는 시기가 중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십대 시절부터 시작되는 성적 대상화와 결혼, 출산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한 인간의 개성과 취향, 성정이 폭발하는 때가 이 시기가 아닐까, 하고요(이 시기의 여성들은 정말 끝내주게 웃기고 재미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들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필연적으로 이들이 많은 공간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수영장과 교회는 건강과 정신적 구원, 자신들만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는 중장년층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이라서 선택한 게 맞고요.
덧붙여 말하자면, 수영장과 교회가 이런 중년 여성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간임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그들 모두를 완전히 품지는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겁니다. 수영장에서는 어머니반을 따로 운영합니다. 일반 회원들은 중장년 여성들의 텃세 때문에 어머니반에서 수영하는 걸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교회에 가면 중년 여성들이 밥을 짓고 배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절에 가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들은 정당한 임금을 받고 밥을 짓고 있는 건가(그 사실을 물었을 때 받는다고 대답한 사람도 있었고 무급이라고 답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무급이라면 이들이 밥을 지으려고 종교단체를 찾은 건 아닐 텐데, 하는 개인적인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어서 이 장소들을 선택했습니다.
Q :
『러브 몬스터』의 속도감과 함께 듣기 좋은 음악을 추천해주실 수 있을지요?
A :
노래를 추천한다면 Chaka Khan의 「I'm Every Woman」과 Beyonce의 「Church Girl」, Penny&The Quarters의 「You and Me」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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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잠들 수 없던 밤, 아기 고양이 모는 '웃는 빛'을 따라 숲을 향해 탐험을 떠납니다. 모가 검은 숲에서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웃는 빛을 찾을 수 있을까요? 책 위에 앉은 모, 낙엽 위에 누운 모, 나무 위로 살금살금 걷는 모, 펜화로 그린 모든 그림들이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모처럼 대모험을 떠날 모든 독자께, 봄을 기다리며 모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의흐름에서 시인선을 시작했습니다. 첫 책으로 한정원 작가의 『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서』, 정나란 작가의 『이중 연습』, 이나헌 작가의 『성격소품』이 출간되었어요. 시간의흐름 시인선은 다른 시인선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운문이니 산문이니 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게 기록된 글을 지향하고, 필진들을 시인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기로 했어요. + 더 보기
시간의흐름에서 시인선을 시작했습니다. 첫 책으로 한정원 작가의 『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서』, 정나란 작가의 『이중 연습』, 이나헌 작가의 『성격소품』이 출간되었어요. 시간의흐름 시인선은 다른 시인선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운문이니 산문이니 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게 기록된 글을 지향하고, 필진들을 시인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기로 했어요.
안중근의사의 일대기를 김훈작가님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풀어낸 작품으로 우리가 잘알지 못했던 시대적 배경과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어 흠뻑 빠져들며 보게되었던 작품이였습니다.
출판사는 지금 : 시간의흐름
시간의흐름 시인선 1권이자 첫 책은 한정원 작가의 시극『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 살아서』입니다. 이 책은 어느 소녀의 슬프고 아름다운 꿈 이야기를 스물여덟 편의 시(詩)로 쓴 극(劇)이에요. 어떤 독자들에게는 시극이란 장르가 낯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찬찬히 지문과 대사를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시인이 펼쳐놓은 투명하고 아름다운 세계에 동화되어 있는 걸 보게 될 거예요.
시간의흐름 시인선,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 시간의흐름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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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지금
(익명 독자께서 보내주신 사연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