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1일 : 2호
<위저드 베이커리>를 발굴한,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저는 '청소년소설'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아직 제 마음 속에 동심이 있기 때문이고... (ㅎㅎ)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그 시절의 의문이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있는 까닭입니다. 그 의문에 대해 함께 궁금해하는 소설가들이 각자 자신만의 소설적 방식으로 내어 놓는 답변들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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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소년소설'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아직 제 마음 속에 동심이 있기 때문이고... (ㅎㅎ)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그 시절의 의문이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있는 까닭입니다. 그 의문에 대해 함께 궁금해하는 소설가들이 각자 자신만의 소설적 방식으로 내어 놓는 답변들이 좋습니다.
<위저드 베이커리>와 <아몬드> 등을 발굴한 창비청소년문학상이 현정인이라는 소년을 통해 그 질문에 답합니다. 정인은 제주도 수학여행비 354,260원이 없어 수학여행을 가지 못합니다. 수중의 돈 100만원이 상상할 수 있는 행운의 최대값인 현정인이 일주일 동안 고양이의 모습을 한 악마와 동행하며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100만원이 생긴다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혜림 작가는 고양이 악마 헬렐의 입을 빌어 우리에게도 묻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불우한 청소년이 그 상황을 극복해내는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냉소하기도 하면서, 소설 바깥에서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극복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그냥 하세요." (241쪽) 그 시절의 나에게, 나와 같은 시절을 보내고 있을 젊은 사람들에게 저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알라딘 한국소설/시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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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쪽: “네가 원하는 꽃을 모두 피워 줄게. 네 잎 클로버로 부족해? 그렇다면 다섯 잎, 여섯 잎, 일곱 잎…… 아니, 만 개의 잎을 가진 클로버를 네게 줄게.”
Q :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 소설의 첫 문장은 '아버지가 죽었다.'입니다. 이 죽음이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드라마의 제목을 연상시키는 단어인) '해방'과 이어지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A : 저를 낳을 때 어머니가 마흔이었습니다. 늙음, 죽음과 당연히 가까운 인생을 살아왔죠. 아버지를 보냈고 이제 어머니를 보낼 일이 남아 있는데 잘 보낸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죽음이란 그저 사라지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죽어도 그가 산 한 생은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 있으니까요. 사람이란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하지만, 누군가를 그것만으로 기억하는 건 슬프지 않나요? 누군가를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게 최선을 다해 살아온 누군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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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 소설의 첫 문장은 '아버지가 죽었다.'입니다. 이 죽음이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드라마의 제목을 연상시키는 단어인) '해방'과 이어지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A : 저를 낳을 때 어머니가 마흔이었습니다. 늙음, 죽음과 당연히 가까운 인생을 살아왔죠. 아버지를 보냈고 이제 어머니를 보낼 일이 남아 있는데 잘 보낸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죽음이란 그저 사라지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죽어도 그가 산 한 생은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 있으니까요. 사람이란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하지만, 누군가를 그것만으로 기억하는 건 슬프지 않나요? 누군가를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게 최선을 다해 살아온 누군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아서요.
Q : 신작 출간 후 많은 독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 장편소설 출간 이후의 근황 혹은 감회가 궁금합니다.
A :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직 입금도 안 되었구요! 제 일상은 늘 그렇듯 엄마 밥, 강아지 밥, 고양이 밥, 개 산책으로 시작하고 밖에 플어놓았던 강아지들 집에 들이는 것으로 마감합니다. 책이 잘돼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그보단 불안이 더 큽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 인생도 많은데 저에게 특별한 운이 들어왔죠. 거기 값하는 것은 더 좋은 글을 쓰는 것일 텐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아직 자신이 없고 무섭습니다.
Q :이 소설을 통해 정지아 작가를 만나게 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 시간을 내어 제 소설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 귀한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는 소설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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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2일,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내게 되었어요. 성동혁 시인의 『아네모네』랍니다. 근데, 원래 계획에는 없던 시집 출간이었어요. 몇 해 전, 동혁 시인에게 산문집을 내보자, 청했어요. 새로 써야 하는 책이기도 하고,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책이었는데, 시인의 건강이 미처 계획을 따라주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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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2일,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내게 되었어요. 성동혁 시인의 『아네모네』랍니다. 근데, 원래 계획에는 없던 시집 출간이었어요. 몇 해 전, 동혁 시인에게 산문집을 내보자, 청했어요. 새로 써야 하는 책이기도 하고,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책이었는데, 시인의 건강이 미처 계획을 따라주지 못했어요. 어느 날, 그동안 모인 시들로 시집을 내보고 싶다는 제안을 해주셨어요.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몸이 아플 때마다, 위로와 위안이 되어준 김현정 작가의 회화작품 <파도>를 표지에 쓰고 싶어요, 표지는 글자 없이 이미지로만 꾸며 보면 어떨까요, 제 이름과 제목은 책등에 박으로 넣고 싶어요”, 하는 요청이 있었고, 그 결과 회화작품이 시집 전체를 감싸는, 독특하고 근사한 작품이 탄생했어요. 물론, 시인도 저도 무척 만족스러웠답니다. 하지만, 시집들 출간을 염두에 두고 나온 시집이 아니어서, 좀 고민이 많았어요. 『아네모네』만 외롭게 둘 것인지, 아니면 한권 한권 시집들을 갖춰갈 것인지, 결정하고 실행해야 했어요. 주변 분들에게 의견을 청하고 들었는데요, 대체로 말리는 분위기였어요. 아시다시피, 쟁쟁한 문학 출판사들에서 시집들을 잘 내고 있어서요. 하지만 언젠가는 시집 출간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현실의 벽을 넘고 말았어요. 무모하게도요. 혼자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믿을 만한 두 분의 기획위원을 모시고 시집 출간을 준비했어요. 이렇게 ‘봄날의 시집’은 시작되었답니다.
그리고 2022년, 권누리 시인의 『한여름 손잡기』, 하혜희 시인의 『데모』, 성다영 시인의 『스킨스카이』, 그리고 며칠 전 김복희 시인의 『스미기에 좋지』가 출간되었어요. 그중 권누리 시인의 첫 시집 『한여름 손잡기』는 여름이 아니라 겨울에 나왔음에도, 무척 많은 독자들을 꾸준히 만났고, 만나고 있답니다. 제주의 한 서점에선 시집이 나오자마자 비밀책으로 선정하여 독자들을 만나게 해주었고, 얼마 전 천안의 한 고등학교에선 작가를 초청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어요. 모두 반갑고 고마운 제안이었어요. 어쩌다 보니(!), 첫 시집 출간 후, 한 해에 네 권의 시집이 나왔어요. 한 해에 한두 권 내기도 쉽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젊은 시인들의 투고 덕분에 여러 권의 시집을 낼 수 있었어요.
오래된, 전통 있는 출판사와 달리, 표지, 본문 편집 등에서 좀더 자유로울 수 있어서, 여러 시도들을 해볼 수 있었고, 그 새로운 실험과 도전에 호의적인 작가들이 있어서, 계획하지 않은(!) 목록을 꾸릴 수 있었어요. 성다영 시인의 『스킨스카이』는 큰 글씨 시들과 작은 글씨 시들이 이어나오는 독특한 형식인데요, 시인의 의도와 목적이 뚜렷해, 낯설지만 존중할 만한 작업이라 여겼답니다.
표지를 준비하면서, 시인 스스로가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을 찾고, 자신의 시집에 어울리는 그림을 찾는 과정은, 낯설되 꽤나 재밌는 시간이었던 듯해요. 가끔 원하는 그림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안타까움도 있었고, 또 간혹 시집에 어울리는 새 그림을 그려주는 기쁨도 있었지요.
이런 꿈이 있어요. 시집이 나올 때마다, 최소한 두 도시 이상에서 네 차례 이상, 낭독회도 좋고 북토크도 좋고, 또는 좀더 느슨한 또는 좀더 촘촘한 자리를 만들어보는 꿈. 시인과 독자가 바로 앞에 앉아, 얼굴 마주하고 도란도란 내밀한 이야기 나누는, 신비로운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물론, 그에 어울리는 시집도요.
― 박지홍(봄날의책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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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쓴 소설은 어떤 느낌일까요? <아가씨와 빵>이라는 시집을 낸 심민아 작가의 소설과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라는 시집을 낸 박연준 작가의 소설을 함께 소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