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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남형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1년 7월 <절멸>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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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외로움이 남성을 어떻게 죽이는지 가까이서 목격한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때, 집안에 갇힌 80세 할아버지의 친구는 온종일 켜져 있던 텔레비전이었고, 그는 재방송을 너무 본 탓에 내용을 아예 외우고 있었다. 그와 하루를 보내며 이야기를 들어주자, 10대 때부터 겪은 삶을 다 털어놓던 그는 소년의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그래도 살맛 나네.” 남자는 왜 친구가 없는가? 남성들은 왜 사회적 공간에서 사라지고 마는가? 이 물음을 던져준 저자에게 사무치게 감사하다. 외로움에 공감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이 책이 남성들에게 더없이 필요할 거라 확신한다. 홀로 섬처럼 존재해도 되는 사람은 없기에.
2.
  • 착한 대화 콤플렉스 - 말실수가 두려워 말수를 줄이는 우리의 자화상 
  • 유승민 (지은이) | 투래빗 | 2024년 11월
  • 18,000원 → 16,200원 (10%할인), 마일리지 900
  • 10.0 (6) | 세일즈포인트 : 2,148
쓰는 언어 하나하나가 민낯으로 펼쳐지는 직업이라, 댓글로 지적받고 황급히 수정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던 날들이 많았다. 이 시대엔 그게 옳다며 끝없는 검열을 조마조마하게 반복할 무렵 이 책을 펼쳤다. 언어 감수성을 또 확인하려던 맘이 무색하게도 몰랐던 내용이 여전히 가득해, 헛웃음이 나오다 긴장이 외려 풀렸다. 언어가 서로를 잘게 찢는 도구가 아니라 색색의 천을 봉합하는 섬세한 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누구나 그럴 수 있으며, 기다림을 내어줄 여유가 필요하다고. 혐오의 시대에 동떨어진 서로를 박음질하듯 촘촘히 이으려 애쓴 흔적이 가득해 따뜻했다. 새삼 떠오른 장면들이 있었다. 부산 곱창집에서 흡사 싸우듯 거친 언어로 실랑이하는 장면이, 실은 단골손님이 사장님에게 잘 먹어 고맙다고 돈을 더 주려거나 말리는 모습일 때. 겨울 출산을 앞둔 아내와 유모차 혹은 유아차를 혼용하며 잘 사기 위해 고민하는 게 빠짐없이 아기에 대한 세심한 고민일 때. 그 모든 언어의 이면에 사랑이 담긴 거라고. “그 말 쓰면 안 돼”란 막연한 언어 공포 현상에 “왜?”라는 질문을 날카롭게 던진 걸 넘어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라는 고민까지 더해준, 저자의 노고에 더없이 감사하다.
3.
찬란했을 생이 고작 그 어린 나이에 멈췄단 게 슬퍼서, 얼굴도 못 본 넋을 위로하며 토하듯이 울었다. 공 대표가 첫 문장조차 쓸 수 없어 오래 앓았다는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아동학대 부모를 사형하라며 법원 앞에선 사자후를 지르면서도, 김치통에서 발견돼 수의도 못 입고 한 줌의 가루가 된 아이 무덤 앞에서 무릎 꿇고 통곡하는 사람. 작은 단체에 걸맞지 않게 학대 피해 아동들을 위해 섬세하게 많은 일을 하느라, 10년 만에 처음 여름휴가를 써봤다는 사람. 이 책이 널리 읽혀, 공 대표가 이리 애쓸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기를. 그리하여 휴가 때 좋았다던 7번 국도를 느긋하게 달리길 간절히 바라본다.
4.
기억하려 쓴 작은 존재들 마지막 숨이 가까운, 고단하고 이름 없는 동물들을 누가 이토록 따스히 맞아 줄까. 먹겠다고 이마에 망치질을 한 가족에게마저 꼬리 치다 실려 온 개를 위해 이름을 지어 주고, 논문을 뒤지고, 죽어가는 뇌 신경을 살리려 격려의 말로 깨우던 사람. 아기 강아지를 위해 밤새 2시간마다 초유를 먹이고도 끝내 하늘나라로 가자, 꼬물이들 잔향에 눈물을 삼키면서도 네 잘못이 아니라며 그 어미까지 위로하는 사람. 그런 수의사가 실제 존재하는 게, 유해하고 컴컴한 인간 세상에서 고통받는 동물들에게 작은 불빛 같은 희망이지 않냐며 수없이 울먹이며 읽었다. 그 동물병원에서 어떤 생명은 기적처럼 살았다. 수의사는 그걸 기적이라며 뭉뚱그렸으나, 난 그게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는단 걸 잘 안다. 그건 실은 이전에 떠나보낸 동물 앞에서 ‘내 치료 방법이 맞았던 걸까’ 수만 가지 후회를 하며 괴로워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단 것도. 작가가 기억하려 쓴 애달프고 작은 존재들을 더 많은 이들이 오롯이 봐 주기를, 함께 기억하여 안타깝게 별이 된 아이들의 수만큼 무언가 바꿔 주기를. 짧은 추천사로는 좋은 책이 다 담기지 않아 수없이 지웠다가 썼다. 이 책이 내게 와서 정말 다행이다.
5.
10분에 100 바퀴를 도는 어느 실내 동물원 사자를 보며, 이런 동물원 따위 사라졌음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막연히 불쌍해하고 화만 낼 때, 야생이라는 집을 잃은 동물의 앙상한 다리를 주무르고, 밤을 새워가며 분유를 먹였던 사람. 초보 수의사였던 저자는 카멜레온이 죽은 날, 유리벽을 두드리던 관람객에 저도 모르게 감정을 쏟고, 작은 두 앞발로 청진판을 끌어안아 콩콩대는 작은 수달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나아갔다. 갈 곳 없는 ‘갈비 사자’ 바람이를 살리고 동물원의 추모관 벽에 가득한 명패를 보면서 지금의 동물원이 너희가 세상을 떠날 때보다 나아졌는지 아프게 묻는다. 그 물음은 홀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두가 이 책을 보면 좋겠다. 동물원에 가는 모든 사람의 손에 빠짐없이 이 책이 들리면 좋겠다.
6.
기억하려 쓴 작은 존재들 마지막 숨이 가까운, 고단하고 이름 없는 동물들을 누가 이토록 따스히 맞아 줄까. 먹겠다고 이마에 망치질을 한 가족에게마저 꼬리 치다 실려 온 개를 위해 이름을 지어 주고, 논문을 뒤지고, 죽어가는 뇌 신경을 살리려 격려의 말로 깨우던 사람. 아기 강아지를 위해 밤새 2시간마다 초유를 먹이고도 끝내 하늘나라로 가자, 꼬물이들 잔향에 눈물을 삼키면서도 네 잘못이 아니라며 그 어미까지 위로하는 사람. 그런 수의사가 실제 존재하는 게, 유해하고 컴컴한 인간 세상에서 고통받는 동물들에게 작은 불빛 같은 희망이지 않냐며, 수없이 울먹이며 읽었다. 그 동물병원에서 어떤 생명은 기적처럼 살았다. 수의사는 그걸 기적이라며 뭉뚱그렸으나, 난 그게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는단 걸 잘 안다. 그건 실은 이전에 떠나보낸 동물 앞에서 ‘내 치료 방법이 맞았던 걸까’ 수만 가지 후회를 하며 괴로워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단 것도. 작가가 기억하려 쓴 애달프고 작은 존재들을 더 많은 이들이 오롯이 봐 주기를, 함께 기억하여 안타깝게 별이 된 아이들의 수만큼 무언가 바꿔 주기를. 짧은 추천사로는 좋은 책이 다 담기지 않아 수없이 지웠다가 썼다. 이 책이 내게 와서 정말 다행이다.
7.
코앞에 살아서 날뛰는 생생한 묘사에, 그가 퇴근한다는 밤 10시가 될 때쯤엔 싸구려 화이트와인을 마셔야만 곯아떨어질 것처럼 고단해진다. “백성 하나하나에게 손수 음식을 떠먹이는 공주라 상상했다”고 표현하는 작가 특유의 해학이, 공포의 냄새가 밴 세상을 슬프지만 유쾌하게 경험하도록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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