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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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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정의와 공정 1>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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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빈곤과 불안정성에 관한 나의 연구는 회의와 무력감으로 길을 잃곤 했다. 삶의 안정성이 뿌리 뽑힌 시대에 정규직 교수라는 희귀종이 사회를 논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내가 ‘위선’이란 두 글자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고 술만 축내던 사이, 어떤 이는 지독히도 성실히 살아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꿔내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이승윤 교수다. 젊은 여성 연구자인 그에 대한 대한민국 주류 학계의 인정이 굼떴을 뿐, 이승윤은 불안정노동과 사회보장 연구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연구자다. 이번에 출간된 그의 연구 노트에는 모순을 직시하되 쉽게 냉소하지 않는 지식인의 건강함이 배어 있다. 우리가 잠시 안타까워하며 지나친 노동현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불안정성을 포착하기. 고매한 학자가 발을 담그기 주저하는 정책 입안의 난장에서 고민과 통찰을 길어내기. 숫자와 그래프 너머 번잡한 삶을 기꺼이 마주하며 논쟁을 이어가기. 그가 경험으로 쓰고 내가 다짐으로 읽은 이 책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내며 연구하는, 연구하며 살아내는 모두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2.
디지털 태엽에 감긴 채 살아가는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란 거대하고 빈약하다. 정보는 느는데 앎은 줄어든다. 비난은 우글거리는데 저항은 조롱거리가 된다. 제 고통엔 예민해졌으나 타자의 고통을 감지할 촉수는 한껏 무뎌졌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이런 세태를 당당히 거스르며 살고, 싸우고, 글을 썼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은 말년의 그가 한없이 취약해진 세계에 건네는 절제된 호소문이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서구의 장기 수탈을 오랫동안 파헤쳤던 집요함으로, 작가는 성실한 투사가 되어 과거의 어느 시기, 지구 어느 곳에서 아무것도 아닌 인간으로, 생명으로 살기를 거부한 존재들을 역사의 전면에 등장시킨다. 처음에는 동서고금의 숨은 역사를 자유롭게 횡단하는 그의 해박함에 놀랐지만, 독서를 끝낸 뒤에는 짓밟힌 생명, 지식, 사건을 앎의 자리에 기어이 끄집어낸 그의 의지에 경외감이 들었다. 365일 중 어느 하루의 과거를 끄집어내 기억해야 한다면 당신은 누구를, 무엇을 등장시키고 싶은가?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역사적 질문이다.
3.
(…) 오랜만에 펼친 그래픽노블이 내 몽상을 박살 낸 건 당혹스럽지만, 시야는 덕분에 선명해졌다. 불평등, 수탈, 폭력은 지구 어디서나, 예외 없이 나타난다. 이런 고통을 제도화한 자본주의에 성찰적·비판적으로 맞서는 인간도 어디서나, 꺾이지 않고 등장한다. 오로라보다 더 눈부시게.
4.
“돌아가지 않고 마주하는 마음. 잔돈을 건네기보다 소중한 것을 나누는 마음. 그 마음을 우리가 일찍 품었다면 세계는 분명 달랐을 것이다.”
5.
중국 이야기는 대개 연결의 부재보다 과잉 때문에 미궁에 빠진다. 무수한 연결을 따라가고, 매듭을 풀고, 때로 새로운 연결을 만들면서 한국인들의 이해, 논쟁, 성찰의 화두로서 ‘중국’을 등장시키는 작업이 쉬울 리 없다. 《차이나 리터러시》는 연결을 업으로 살아온 저자의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다. 중국에서 일상을 살면서, 동시에 한국과 부단히 접속하면서 마주친 인물, 매체, 사건을 다채롭게 엮어 근래 쟁점이 된 ‘혐중’을 통찰하고 중국과 마주하는 법에 관해 흥미롭고 논쟁적인 주장을 펼친다.
6.
‘급식실 - 학교나 군대, 공장 등에서 구성원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방.’ 각 장의 건조한 문패를 보고 어린이 직업체험관을 떠올린 독자라면 본문에서 펼쳐지는 잔혹 동화가 당황스러울 것이다. 하얀 작업복을 입고 모자 쓰는 것까진 좋았다. 200도의 끓는 기름에도 견딜 수 있게 미끄럼 방지 장화도 신어야 한다. 그다음엔 … 일이 쌓이기만 하니 소변을 참고 방광염에 걸릴지, 물 마시는 걸 참고 요로결석에 걸릴지 택해야 할 운명이다. 비정규노동은 우리 사회의 뉴노멀이 됐으나, 우리는 여전히 이 노동의 실체에 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 법과 제도 너머의 현장에서, 파업과 시위 너머의 일상에서 비정규노동이 어떻게 수행되는지 세세히 보여주는 책은 의외로 드물다. 비정규 노동자가 자기 일 경험을 직접 쓴 이 책이 그래서 반갑다. 계약직 교무행정사가 ‘교실’을, 상용직 간호조무사가 ‘종합병원’을, 하청노동자가 ‘조선소’를 소개한다. 마땅히 그래야 했다. 다른 풍경을 봐야 진단하고 해결할 문제도 복잡해진다. 이 책은 내가 본 가장 정직하고 신랄한 일터사전이다.
7.
시대를 투시하는 그의 힘은 바로 그가 ‘자기’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방법으로서의 자기’는 세계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출발점의 하나로 자기 자신의 경험을 문제로 삼자는 제안이다. 이때의 ‘자기’는 안과 밖의 경계가 뚜렷한 개인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의 관계를 통해 매번 새로워지는 네트워크다. 요컨대, 이 책은 인류학자 샹뱌오가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여러 대화자를 만나면서 ‘자기’라는 네트워크를 부단히 세공하는 동안, 독자 역시 이 시대의 여러 모순에 대해, 중국에 대해, 나아가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이해의 밀도를 높이는 기이한 경험을 선사한다.
8.
윤영은 부지런하다. 그가 없는 서울의 반빈곤 집회는 상상하기 어렵다. 활동가 윤영이 철거민, 노점상, 홈리스와 함께 싸우며 강요당한 침묵에 저항했다면, 작가 윤영은 이들의 시선으로, 그리고 이들을 오랫동안 봐온 자신의 시선으로 도시의 지도를 고쳐 쓰고, 빈곤을 덮은 가림막을 뜯어낸다. 가난한 사람들의 강제 추방을 합법화하는 제도, 이들이 접근할 수 없게 고안된 시설, 이들을 일거에 내쫓는 물리적 폭력까지, 가림막은 질기고 두꺼워 질식을 유발한다. 하지만 독자들이 이 책의 등장인물들을 단지 짓눌린 타자가 아니라 수다스러운 이웃, 도시에서 진즉에 마주쳤어야 할 동료 시민으로 느꼈다면, 그것은 윤영이 활동가이자 작가, 그리고 훌륭한 대화자이기 때문이다. 쫓겨난 이들과 한패가 된 사람이 무심한 이들까지 꼬드기는 건 쉽지 않은데, 윤영은 말로 글로 열심히 싸우며 그 어려운 일을 해낸다.
9.
  • 가난의 도시 - 우리 시대 노점상을 말하다 
  • 최인기 (지은이) | 나름북스 | 2022년 5월
  • 16,000원 → 14,400원 (10%할인), 마일리지 800
  • 8.0 (1) | 세일즈포인트 : 11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080 보러 가기
노점상은 거리를 삶으로 바꾼 장본인이다. 이동의 순간을 장소로 바꾸고, 머물고 버티면서 생계를 꾸려간다. 폭력적인 단속에 모멸감을 느끼고, 불법과 편법이라는 낙인을 감수하고라도 지켜내야 할 만큼 절박한 삶이다. 저자는 도시 정책을 설계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책은 정책 전문가도 연구자도 엄두를 못 낼 시야로 노점상의 풍경을 담았다. 한국 노점상 역사와 전 세계 노점상 실태, 노점상 관련 법률과 정책, 미디어의 재현, 전국의 노점상 동료와 생존권을 위해 싸운 열사의 기록까지 빼곡하다. 저자가 수십 년간 노점상과 동지적 연대를 맺고, 갈등도 애정도 넘쳤던 탓에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책을 썼다. 그런 점에서 노점상에 관한 이 책은 노점상을 닮았다. 무심한 행인을 붙잡고 이야기를 건네려는 저자의 간절함에 가던 길을 멈추었다.
10.
세상에서 가장 비싼 기업 애플은 첨단, 실험, 혁신 등 21세기의 온갖 미사여구를 독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아우라는 실리콘밸리의 디자인과 마케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새롭고 완벽한 창조물을 향한 꿈은 낡고 후진 공급 사슬을 칭칭 감고서야 가능하다. 이 책은 애플을 비롯한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폭스콘을 중심으로 모두가 연루된 자본주의의 풍경을 해부한다. 폭스콘은 제품을 제조할 뿐 아니라, 제품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인간을 제조한다. 아이폰의 출시 리듬에 맞춰 장시간 초과노동을 강요하고, 아이폰의 비밀주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의 몸을 수색하고, 품질과 속도의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규율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방정부가 공장 설립을 주도하고, 직업학교가 저임금의 학생 인턴을 공급하면서 조력자를 자처한다. 노동자라는 ‘인간 제품’이 태업, 시위, 자살의 형태로 ‘고장’을 일으키자 폭스콘 CEO는 “100만 마리 동물을 관리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인간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꿈을 꾼다. 아이폰을 위해 죽은 노동자들이 내게 묻는다. 소비자, 연구자, 동료 세계 시민인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 질문을 외면하지 않은 저자들의 용기와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11.
  • 동자동 사람들 - 왜 돌봄은 계속 실패하는가, 2021년‘올해의 인권책’선정 
  • 정택진 (지은이) | 빨간소금 | 2021년 1월
  • 17,000원 → 15,300원 (10%할인), 마일리지 850
  • 9.0 (8) | 세일즈포인트 : 897
가난은 계속 바깥으로 밀려난다. 무관심도 한몫하지만, 곪은 상처에 섣불리 메스를 들이댈 수 없다는 섬세한 자기 윤리가 작동한다. 하지만 그 결과 가난은 더 밀려나고, 더 기괴한 재현과 사건이 되어 살을 도려내고 만다. 『동자동 사람들』은 서사화의 위험을 위태롭게 감당하면서 쪽방촌 주민들의 ‘지금, 여기의 모습’을 담아낸 문화기술지이다. 동자동에서 연결을 만들어내는 절박한 노력들은 삶의 고단함과 취약함을 들쑤신다. 돌봄은 계속 실패하지만, 그럼에도 계속된다. 이 책이 생명의 존엄을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가닿기를 바란다.
12.
게으르든 성실하든 우리 사회는 빈자의 품성을 논하는 데 익숙하다. 부자의 품성론은 ‘자본’ ‘구조’ ‘시스템’ 같은 개념어로 대체된다. 이 책은 이 추상적 외피를 걷어내고 쪽방촌과 대학가 원룸을 빈곤 비즈니스의 프런티어로 만든 인간 포식자의 실체를 쫓는다. 주검에 가까운 생명을 쪼아대면서도 자신의 행위를 “노후 대비”라 당당히 변호하는 포식자들이 오늘도 대한민국 부동산 잔혹사를 고쳐 쓰고 있다.
1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1,340 보러 가기
이 책은 현대 중국의 노동체제가 글로벌 시장경제의 변동, 도시와 농촌의 이원구조, 사회주의 단위체제와 시장화 개혁의 흐름을 관통하면서 생성해낸 현장으로 차분히 독자를 안내한 뒤 스스로 질문을 곱씹기를 제안한다. 신노동자의 부단한 외침이 법과 제도의 재배치를 추동하는 과정은 저항이 권력에 우선한다는 마르크스 후예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이 책이 묵직하게 담아낸 중국 노동의 풍경이 한국의 과거로 안일하게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는 노동, 노동자, 노동조합이 불온시되는 민주주의 한국의 천박함을 돌아보고, ‘노동해방’의 의미를 재발견하기 위한 단초를 중국이라는 탁류에서 건져낼 것이다.
1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려도는 생산 라인의 고된 노동에 비틀거렸고, 아무도 이름을 묻지 않을 때 모멸감을 느꼈다. 통증을 함께 앓았기에 그녀는 노동자의 무감각한 얼굴에서 능동성을 읽어 낼 수 있었다. 이 책은 통각을 잃어버려야 견딜 수 있는 삶에 대해, 이 삶을 관통하는 문화와 저항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진핑 시대 중국은 아Q가 득실한 동굴처럼 보이나 려도가 있고, 촛불 이후의 한국은 광장에 민주가 차고 넘치나 려도가 없다. 그녀의 치열함 덕택에 우리 사회가 해방의 언어들과 너무 일찍 결별했음을 깨달았다.
15.
리처드 로빈스는 문화를 구조와 분리된 관념으로, 구조를 문화에 선행하는 외적 체계로 바라보길 거부한다. ‘자본주의 문화’를 해부하는 작업은 자본주의가 구축한 특정한 세계질서, 특정한 형태의 사회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특정한 시선, 문제를 처리하는 특정한 방식들을 살피고, 이러한 힘들에 때로 기생하고 때로 사투를 벌이는 인간 행위의 역동성을 포착하는 것이다. 화폐와 소비, 노동, 기업, 국가에 대한 단순명료한 질문들로부터 시작해서, 자본주의 문화가 낳은 문제들을 풍부한 인류학적 사례들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종국에 인간이 숨 쉬는 거대한 세계체계의 심연을 들춰내는 저자의 작업은 실로 경이롭다. 이 책은 자신과 타인의 고통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제대로 직시하고자 하는 일반인들, 자본주의하의 기술정치에 포획된 채 협소한 앎을 ‘전문성’으로 포장해온 지식생산자들 모두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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