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과에 가서 별을 보거나 식물학과에 가서 식물을 관찰하거나 미대에 가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현실의 나는 간호학과에 가서 응급실 간호사가 되었다. 간호사 일이 무섭고 지긋지긋해서 결혼 후 육아를 핑계로 그만두었다가 오십을 코앞에 두고 간호사로 재취업을 했다. SNS에 글을 쓰면서 나를 알아봐 준 소중한 인연 덕분에 인터넷 매체 《우먼타임스》에 1년간 칼럼을 쓰기도 했다. 쓰기를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세상과 연결되었다. 지금은 요양 병원 간호사로 일하면서 글을 쓴다. 돌봄과 글쓰기, 둘 다 마음으로 깊게 들여다보아야 하는 일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