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년 전, 니콜라우스 루드비히 폰 친첸도르프가 이 로중운동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600년 전 얀 후쓰의 추종자들인 신앙 난민 보헤미아형제단과의 조우와 독일의 다른 지역에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이주한 공동체 안에서 하나의 영적인 슬로건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비를 뽑는 것(Losung)은 신비주의적인 면도 있지만, 당시엔 이러한 전통이 보편적이었습니다. 특히 이들은 깊은 기도 후에 선택된 말씀은 직접적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말씀하시는가요? 친첸도르프는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말씀하신다”는 신앙적 확신 아래 로중운동을 전개했습니다. 구약성서의 말씀은 그런 과정을 거쳐 선택 되어졌고, 그 구약성서 말씀인 로중을 풀 수 있는 열쇠는 헤른후트 자매 형제들이 오랜 기도후에 채택한 신약성서의 가르침의 말씀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구약성서 한 절의 로중을 해석하면서 여러 주석서나 해석 도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신약성서 한 구절을 통해 묵상하면서 “말씀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받는 것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성경묵상은 조용히, 하지만 아주 강한 영성의 불길로 인도합니다. 매일 로중을 묵상하며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르면 더 좋습니다. 친첸도르프에 의하면, 찬양은 말씀을 주신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감사의 표현이자 응답입니다. 주일날 설교 본문 말씀 세 개는 매 주일 독일교회의 설교단에서 선되는 말씀입니다. 이 세 개의 말씀은 깊은 석의 과정을 통해 선택되어진 것입니다.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은 사람이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대언하는 것입니다. 주일 설교본문도 로중처럼 “말씀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설교는 “화해의 디아코니아”를 선포하는 “말씀하는 행동”입니다. 한국어 로중을 14년 째 출간하면서 간절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처음에 로중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소개하면서 역자에게 하나의 바람이 있었습니다. 이 로중을 통해 “행동하는 말씀”인 ‘디아코니아’가 전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의
교회로 돌아가고 성서로 돌아가고자 한 헤른후트 형제단운동은 개신교 최고의 창조적 디아코니아 공동체의 산실입니다. 말씀에 깊이 들어가 우리를 움직이시는 디아코노스 주님을 따라갑시다. 디아코니아는 신앙에 의해 자신을 유보하지 않고 진실하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바로 ‘말씀 그리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 땅에 디아코니아가 조용히, 사랑하면서, 섬기면서 퍼져나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