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만 하는 건 재미 없잖아요.
웃음으로 승화 시키는 게 재미있는 거지!
새벽같이 머리 감고 출근하는 것이 불행하다고 느껴 호기롭게 다니던 회사를 때려 치고 방송 작가 일을 시작한 지 12년. 저는 어쩌다 보니 사양 산업이 된 코미디 외길을 걷고 있습니다.
로맨스, 휴먼, 스릴러… 온갖 장르의 홍수 속에서 어쩐지 항상 천대 받는 코미디지만 ‘웃기다’는 말이 세상 최고로 좋은 저는 몇 안 남은 코미디를 좋아하는 작가들과 오늘도 온갖 짜치고 하찮은 아이디어로 깔깔 웃으며 드라마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아는 피디님께 ‘주식은 불로소득 아니냐.’라는 한마디 말을 듣고 침을 튀기며 ‘주식 투자는 나쁜 거 아니다!’ 하고 열변을 토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피식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나가던 누가 보면 여의도 큰손인 줄 오해할 만큼 저는 주식에 빠져 있었습니다.
원숭이도 돈을 벌었다는 작년 호경기에 주식으로 이천만 원을 벌었던 제 계좌는 지금 상승분을 거의 반납하고 시퍼렇게 멍들어 있지만, 주식으로 드라마도 쓰고 이렇게 대본집까지 냈으니 저는 주식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은 기분입니다. 끝으로 제가 흔들릴 때 저를 굳건히 잡아주신 하나님, 세상에서 저를 가장 사랑해 주는 두 사람, 엄마 사공혜숙 씨와 꼬꼬마 아들 김이안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드라마 ‘개미가 타고 있어요’를 재밌게 봐 주신 시청자와 대본집 독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