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브랜드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는 덕에 기획자, 북칼럼니스트, 에디터, 작가 등의 이름으로 글쓰기를 꾸준히 해왔다.
광고홍보학과 학생들에게 ‘카피라이팅’과 ‘커뮤니케이션 개론’을 가르치면서 읽고 쓰기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일상생활 속에서 ‘읽기’를 실천하는 일이 삶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일임을 깨닫고 카피라이터의 시선과 사유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태어나서 오늘날까지 읽기와 쓰기로 일관된 삶을 살아왔고, 다행히 그 일이 참으로 즐겁다. 최근엔 ‘함께성장인문학연구원’의 강사로 읽고 쓰는 즐거움을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세상은 거대한 텍스트다!
카피라이터는 단 몇 줄의 광고 문구를 쓰기 위해 제품을 연구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난한 작업을 선행한다. 책 광고를 할 때는 책을 읽어야 하고, 아파트 광고를 할 때는 아파트를 읽어야 한다. 무형의 서비스를 광고할 때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읽는다. 더불어 소비자의 마음도 읽는다. 단지 ‘아는’ 차원이 아니라 ‘읽는’ 차원까지 파고들어야 온전한 카피 한
줄을 쓸 수 있어서다. 제품과 소비자, 시장과 생산자 모두를 읽기 위해서는 그 의미를 각각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독해력’이 필요하다.
학생들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기’라 하면 ‘책’을 떠올린다. 책 이외의 것이라 하더라도 문서나 신문, 잡지 등 문자로 쓰여진 것들을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즉, ‘읽기’의 대상을 문자에 한정시킨다. 나아가, 책을 많이 읽어야 지식이 쌓이고 그래서 사유가 깊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유가 깊어진다는 것은 아는 것이 많은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생각하는 힘은 ‘독해력’과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읽고 해석하는 일을 문자로 쓰여진 것에만 국한할 이유가 없다. 이 지점에서 카피라이터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
게도 일상에서 ‘읽기’를 적용하는 습관은 아주 유용하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미 우리들은 일상 속에서 ‘읽기’를 실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 스스로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