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2022년 10월 5일, 이 책을 번역하던 중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202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3인이 선정되었다는 뉴스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위원회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니, Carolyn Bertozzi, Morten Meldal, Barry Sharpless의 순으로 3인의 수상자를 소개하고 있었다. 노벨 화학상은 1901년부터 2022년까지 114번, 총 189명이 수상했다. Carolyn Bertozzi(56, 미국) 교수가 수상함으로써, 노벨 화학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는 이제 189명 중 8명으로 늘어났다.
2022년 노벨 화학상은 마치 블록을 조립하듯 두 분자를 합성하는 ‘클릭 화학(click chemistry)’ 분야를 개척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Morten Meldal(68, 덴마크) 교수와 Barry Sharpless(81, 미국) 교수는 기능적 형태의 화학인 클릭 화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클릭 화학에서는, 분자의 구성 요소들이 빠르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결합된다.
Sharpless는 2001년에 이어 두 번째 노벨상을 받았다. 그는 탄소 결합 사이에 산소를 끼워 넣는 산화 반응에서 새로운 촉매(다른 물질의 화학 반응을 매개하는 물질)를 개발한 공로로 첫 노벨상을 받았다. 이때의 연구를 바탕으로, 심장병과 파킨슨병 등의 치료제가 개발됐다.
Sharpless의 두 수상 분야 사이에 큰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이번 노벨 화학상에 선정된 이유는, 2000년경 클릭 화학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과학자였기 때문이라고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위원회는 밝혔다.
Bertozzi는 클릭 화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려 생물체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생체 직교 화학이라고 한다. 몸 안에서 클릭 화학 합성 반응이 일어나더라도, 독성 없이 안정할 수 있도록 연구한 것이다. 이는 합성 과정에서 체내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구리를 다른 물질로 대체함으로써 가능했다. Bertozzi의 생체직교 화학 합성법은, 더 표적화된 암 치료에 클릭 화학이 응용되도록 기여했다.
클릭 화학은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물질을 빠르고 쉽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클릭 화학과 같은 최신 소식까지 소개하는 일반화학 교재가 있으니, 바로 T. L. Brown의 「일반화학 제15판」이다. 이를 말씀을 드리고자, 클릭 화학 소식을 길게 소개하였다. 본서 877쪽을 보라. 훌륭한 책이다!
일반화학은 여러 학문의 기반이 된다. 다루는 주제와 범위가 넓어지고, 일반화학을 필요로 하는 전공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일반화학 교재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T. L. Brown의 일반화학 교재 역시, 초판이 발행된 이후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내용으로 개선되고 발전되어 왔다. 그러던 중 제15판이 새로 출간되었으니, 그동안 많은 일반화학 교재 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을 넘어서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은 “Chemistry: The Central Science”이다. 화학이 과학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이 느끼고 실감할 것이다. 인간 활동을 포함한 모든 물질과 물질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화학이기 때문이다. 자연과학, 공학, 의학, 약학, 간호학 등의 전문 분야에서 필수 과목이었던 일반화학은, 이제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일부 전공자들에게도 21세기 과학 문명사회의 교양으로써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지식이 되었다.
본서는 화학의 개념과 기본 원리를 충실하게 담은 것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과 화학에 대한 다양한 읽을거리까지 다루어 흥미를 유발한다. 이에 더해 풍부한 소재의 그림과 명확한 색도의 컬러 사진을 사용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화학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여러 방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즉각 알 수 있다. 따라서 화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의 필요(needs)를 충족시키기에도 충분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학기술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화학 분야에서도 날마다 새롭고 놀라운 연구 결과가 인터넷과 대중 매체를 통해 신속하게 발표되고 있다. 또한 과학은 세분화되면서도 동시에 통합되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행보에 뒤지지 않도록, 화학 교과서의 내용을 보완하고 수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Brown의 「일반화학 제15판」 교과서가 상당한 변모를 보여 준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서를 번역함에 있어서, 가능한 한 원서에 충실하려고 하였다. 화학 용어와 명명법은 대한화학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화학술어집과 교육부의 편수자료를 따르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를 모든 경우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번역상의 오류, 용어의 불일치, 편집상의 오자 등이 있을 수 있기에 염려가 되는 부분도 있다.
이에 앞으로도 수정과 보완을 거쳐, 보다 좋은 번역 교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본 교재로 공부하는 중에 오류가 발견된다면 알려주시고 충고해 주시기를 바란다. 출간 후라도 수정 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자유아카데미 홈페이지(www.freeaca.com) 자료실에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