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전북 무주출생. 1991년 《詩와意識》으로 등단. 시집으로 『꿀벌에 대한 명상』 『아주 오래된 내 마음속의 깨벌레』 『포내리 겨울』 『지상의 빈 의자』 『지상을 날아가는 소리』 『바람의 뿌리』 『가풀막』 『자작나무 숲에서』 『검은 문고리에 빛나는 시간』 산문집 『겨울엽서』 가 있다.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오랫동안 잊고 있던 창상과 골절의 마디를
주무르고 있던 밤이었지요
부러진 나뭇가지 틈을 비집고
쪼개진 몇 개의 별이 빛났고요
이제, 어머니 최점순처럼
더듬더듬 세상을 읽는 동안
동지팥죽 끓이는 굴뚝 안으로
펑펑 첫눈 내리고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눈이 되어 내리는 줄
알았겠지요
- 2023. 10. 적상산 아래 포내리에서, 이봉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