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좀비가 등장해서 국제정치 역학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가정 하에, 기존의 국제정치 이론이 각각 좀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예측하며, 그에 따라 어떤 정책 대응을 내놓을지를 살펴본다. 그렇게 해서 각 이론의 성격과 차이, 장단점, 효용성을 밝혀보려는 시도를 한다. 언뜻 좀비와 국제정치학을 연결시키는 게 농담 같은 황당하고 무의미한 시도로 보일지 모르지만 저자의 논리와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 숨은 문제의식과 의미가 결코 쓸모없거나 가볍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러니 일견 황당하고 낯설고 이해가 어려워 보이는 세계일지라도 저자를 따라, 그리고 좀비라는 익숙한 대중적 아이콘과 함께 하는 여정에 나서보자. 흥미로울 뿐 아니라 유익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어쩌면 좀비가 출연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의 국제정치학 버전이라 해도 좋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