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베를린공과대학교에서 건축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건축대학 교수이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만들기 연구소장으로 있으며, 장애인 건축 관련 연구와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 저역서로는 『베리어 프리 건축·도시 계획론』 『1900년 이후의 근현대건축 1, 2』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매뉴얼』 등이 있다.
이 책에서 로스는 단순히 ‘장식이 있는 건축’과 ‘장식이 없는 건축’의 논쟁을 뛰어넘어 급기야는 ‘건축이 예술입니까?’라는 역설적인 질문으로 건축은 예술이기 이전에 ‘필요를 채우는 기능’이고 이 기능만으로도 예술의 경지에 얼마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예술가는 오직 자신에게 헌신하고 건축가는 보편에 헌신한다’는 로스의 주장은 ‘건축이라는 보편적인 가치’가 ‘예술이라는 개별적 가치’에 우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로스는 무조건 장식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내용을 채우지도 못하면서 외관에만 집착한 장식을 혐오했다. 로스가 내용(기능)과 형식(외관)의 일치를 이루었던 고전주의 건축가인 쉰켈(Karl Friedlrich Schinkel)을 존경한 점은 이 사실을 잘 뒷받침한다.
오늘날 우리가 로스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성냥갑 아파트’로 대표되는 현대 건축의 장식 없는 ‘획일화’ 때문이다. 우리는 ‘다양한 변화’로 예술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로스가 비판했던 것처럼 건축에 변화를 주고자 장식이라는 연미복을 입혀서는 획일화를 극복할 수 없다. 단순화와 획일화는 전혀 다르다. 단순화로 예술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면 ‘건축이 예술입니까?’라는 질문에 ‘건축은 예술이 아니다.’라고 대답한 로스의 목소리에 현대 건축가들은 귀를 열어두어야 한다.
건축은 예술이다. 자기주장으로 이뤄지는 개별적 가치 예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워서 이뤄내는 보편적 가치 예술이다. 따라서 보편적인 가치를 이루지 못한다면 장식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건축은 예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