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이십여 년 전부터 평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동아대학교 가정학과를 졸업하고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으며, 2000년 월간 ≪아동문학≫에 동화로 등단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평택아동문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한국아동문학회·푸른아동청소년문학회·편지마을·색동어머니 동화구연가회 회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글밭 가꾸기’
애완동물을 유난히 좋아하는 스물여섯 살 막내딸은 강아지 ‘보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 강아지를 키우기까지 자못 힘든 과정을 거쳤어요. ‘지방에서 혼자 사는 데다 학업과 직장 생활을 함께하고 있으니 더욱이 안 된다.’는 아버지의 반대로 몇 개월간 실랑이를 벌였답니다.
우여곡절 끝에 딸은 마침내 아버지를 설득하여 지금은 ‘보리’와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한데 그 딸이 어느 날 또 검둥개 한 마리를 데리고 왔더랬습니다. 가족들은 모두 놀라 입을 쩍, 벌릴 수밖에요. ‘유기견이라 불쌍해서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어 안고 왔다.’며 눈물까지 글썽거렸어요. 결국 딸을 설득하여 검둥개는 다른 집에 입양시켰습니다.
강아지에 대한 막내딸의 마음 이상으로, 동화를 향한 제 사랑은 남다릅니다. 동화집을 묶으며 돌아보니 글밭을 가꾼 지 벌써 10년도 더 지났어요. 그 세월에 견주면 이렇다 할 게 별로 없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어느 날 어린 제자가,
“선생님은 작가라면서 지은 책이 왜 없어요?”
하는 말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계면쩍게 웃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처음 저는 동화 구연을 위해 여러 좋은 동화를 읽고 각색하며 글밭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 글밭에 씨앗을 가려 심고 잘 가꾸도록 북돋아 준 스승님과 선배님과 문우들이 있습니다. 창작의 길이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다 내려놓고 싶을 때, 격려와 채찍으로 다잡아 준 분들입니다. 덕분에 글밭 가꾸는 기쁨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호기심이 많은 까닭에, 글밭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다른 동네에도 들락거린답니다. 어린이들이 좋아서 손수 인형을 만들어 인형극을 보여주기도 하고, 글쓰기 지도를 위해 문화센터로 학생들을 만나러도 갑니다. 또한 마음 아픈 청소년들에게 상담해 주는 일도 즐겨한답니다. 알고 보면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세상은 참으로 다양하고 재미있고 사랑스럽습니다. 이 모든 게 내 글밭의 씨앗인 셈이지요.
참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글밭에서 잠자던 씨앗을 깨워 첫 수확을 펼칩니다.
바쁜 중에도 기꺼이 해설을 얹어 주신 이붕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나 첫 독자로서 함께 기뻐하며 도움말을 건네 준 가족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그 고마움을 새겨 둡니다.
이 동화책을 통해 여러분이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진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