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기자.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2008년부터 기자로 일했다.
기자가 글 쓰는 직업이라고 잘못 알고 골랐다. 되고 보니 사람 만나는 직업이었다.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를 받는 타입이 있고 고갈되는 타입이 있다. 전적으로 후자에 속한다. 청중 서른 명이 넘어가면 마이크도 못 잡는다. 방송은 이제 거절하는 멘트도 입에 붙었다. “흥미로운 기획에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울렁증이 심해서….” 그런 주제에 11년째 기자를 하다니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2008년부터 주로 정치 기사를 썼다. 하도 낯을 가리니 정치권 네트워크가 경력 대비 알량하다. 2011년부터 데이터 저널리즘을 비교적 일찍 시도해 이런저런 강연 연사로 불려다녔다. 정작 쓸 줄 아는 프로그램은 워드프로세서 하나다.
의사소통 도구 중에 그나마 멀쩡하게 다루는 도구가 글이다. 영상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활자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다닌다. 할 줄 아는 게 그거 하나라 예측이라기보다는 염원에 가깝다.
기자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디테일에 약하다. 턱밑까지 파고드는 인파이터도 못 된다. 사안의 구조와 맥락을 드러내는 접근법, 드론으로 항공사진을 찍듯 뒤로 쭉 빠져서 보여주는 접근법을 더 좋아한다. 그런 걸 ‘줌아웃’이라고 혼자 부르곤 했다. 그게 첫 책의 제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