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언어는 도대체 무엇인가. 꾸민 언어는 꾸민 대로 때때로 아름답고, 꾸밈없는 언어는 삶의 진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때로 감동적일 터이다. 시는 경계를 넘어선 언어가 아닐까 싶다. 시의 언어는 말과 말의 경계를, 또한 삶과 삶의 경계를 넘어선다. 요컨대, 시란 것이야말로 미美와 미 아닌 것의 경계, 옳거나 옳지 않음의 경계, 기쁨과 슬픔의 경계, 항상恒常됨과 덧없음의 경계, 말의 결과 생각의 틀이 서로 어긋나 있는 경계를 해체하는 언어 행위의 소산은 아닐 것인가, 하고 막연히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