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윤리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사랑과 자유가 결코 다른 것이 아님을, 모두가 긍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사랑할 자유일 것임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질문한다. 사랑의 자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서로가 서로의 안을 감싸는 바깥. 나라는 관념을 내려 놓아야 들릴 듯 말듯 그 안의 소리를 들려주는 너라는 ‘바깥’. 아니, 안과 밖이라는 관념조차 내려놓아야만 열리는, 시인들이 열어 보이는 그 무(無)의 지대야말로 사랑의 가능성을 발견할 공간이 아닐까 싶다.
다른 목소리가 자유롭게 흘러나오는, 그래서 결코 평화로울 수 없는….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자꾸만 잡음이 끼어든다. 글을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잠시, 이 이후에 더 읽어야 할 시를, 가야 할 또 다른 장소를 떠올린다. 난독과 오독, 읽기와 쓰기 사이에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동시에 아찔한 현기증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