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대전 오류동에서 태어나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독자구함』 『집도 절도 주민등록증도 없이』 『흑백소묘』 『인사동에 오신 붓다 틱낫한』 등이 있고, 3人시집 『나』, 사진집 『흑백경』이 있다. 2016년 현재 강원도 횡성군 ‘자자헌’에서 망언수행(忘言修行) 중이다.
열흘 남짓 큰스님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쓴 詩들을 모아 책으로 엮는다는 일이 조금은 쑥스럽다. 詩도 아닌 편지도 아닌 족보도 없는 잡글이라서 詩편지란 꼬리표를 달았다. 이 글들은 큰스님의 웃음꽃 그 큰 향기가 베풀어준 가피라 생각하고 싶다. 스님께선 스님께 바치는 詩편지들을 "꼭 책으로 엮어 보내 달라"시며 활짝 피어 웃으셨다. 만남에서 작별까지, 잔잔하게 빛나는 웃음이었다. 자서에서 이미 밝혀두었듯이 사진 또한 우연히 만난 큰스님과의 인연으로 남기게 되었음을 홀황하게 생각한다. 인사동에 오신 붓다, 존재하는 법을 일깨워주신 틱낫한 큰스님께 거듭 귀의한다. 아울러 틱낫한 선사를 만난 기쁨을 함께 해주신 큰스님의 제자 정현경 박사께도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