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어린이 책 디자인을 하면서 오랜 시간 만들어 온 이야기들을 한 권 한 권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어린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아름다운 글을 쓰고 있답니다.
작품으로는 《희망》, 《내 사과, 누가 먹었지?》, 《내 사과파이, 누가 먹었지?》, 《변신! 고양이 도도》, 《나도 이제 친구가 생겼어요》, 《일이 너무 커졌어요》, 《나는 한국의 야생마》 등이 있습니다.
2002년 봄, 우리나라에도 야생마가 살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강원도 홍천 어느 산 위에서 야생마의 무리가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채로 자유롭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 신기하고도 놀라웠습니다. (중략)
야생마의 존재가 신문에 보도되면서 널리 알려지자, 한때는 인근 주민과 공무원이 나서서 야생마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돌보는 ‘야생마 보존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중략)
야생마에 대한 소식이 신문에 보도된 이후로 2~3년 내에 모두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임계환 사진작가님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 야생마를 몰래 잡아갔거나 아니면 사냥꾼의 사냥개가 야생마를 물어 죽인 게 아닌가 하고 추측했습니다.
사라지게 된 정확한 이유도 밝혀지지 않고 의문만 남긴 채, 20여 년 동안 살았던 우리나라의 야생마는 그렇게 사라져갔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야생마를 자연 그대로 지켜 내지 못한 우리의 관심 부족이 야생마를 사라지게 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쉽게 떨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야생마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활기차게 뛰어노는 망아지와 늠름한 야생마의 모습이 진한 풀냄새와 함께 작업실 가득 전해져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글의 결말에 이르러서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사실대로 야생마가 사라진 것을 마지막 장면으로 생각했지만 끝내 그러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비록 사라졌어도, 언젠가는 다시 자연의 품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야생마를 보고 싶은 소망이 더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야생마의 실제 사진을 제공해 주신 임계환 사진작가님과 멋진 그림을 그려 주신 원유성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